[지옥도(地獄圖)] 暻井. 새 소리인지 풀벌레 소리인지 한참을 들어도 헷갈린다. 정신줄 잡아도 모르겠다. 그런데 몰라도 정겹다. 사람 해치는 소리도 민주주의 구기는 소리도 아니다. 꽃과 벗하고 나비와 춤추며 잠자리와 뛰놀고 꿀벌과 장난하고 산들바람과 어울리는 소리다. 그런데 집에 가기 싫다. 알아도 화나는 알수록 분노케하는 사람 해치고 민주주의 죽이는 소리가 정신줄을 놓게 한다. 그런 바보상자가 신주 모시듯 장식 되어 가면 떠들 것이므로. 그냥 이 동산에 살고프다. 정녕 바보가 되도 정감 넘치고 글자 모르고 백치음이라도 그냥 좋으므로. 그런데 가야한다. 외국산 꽃이 범람하고 자연이 사라진 기계들의 집에서 인조바람을 쐬야 한다. 정신줄 아니 생명줄을 놓고 싶다. <저작권자 ⓒ pluskore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시인, 칼럼니스트, 공인중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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