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밤] 暻井. 비가 온다. 창문 너머서 부스럭 소리를 내며 마차의 굉음을 붙잡고 이리 오지 못하게 한다. 별빛과 달빛을 가둬 미안하다면서 그리 한다. 4초의 자는 시간 동안 굉음을 붙들고 남은 더위도 꽉 잡고 제4의 공간을 만든다. 눈 감고 떠나야할 곳이다. 매일 가는 곳이다. 오늘은 그가 뿌연 먼지같이 들뜬 마음도 고개 숙이게 하고 왠지 편안한 해먹을 설치한 듯 하다. 그 공간에는 몇 개의 방이거나 한 개나 없을 때도 있다. 옛날 놀이동산 요술, 귀신의 방처럼 세트 꾸미고 영화로 만들어준다. 시간의 흔적이 기억, 추억이라면 수많은 그것들 중에 제멋대로 택해 굳이 주연배우로 만들어준다. 한참 즐기거나 굉장히 무서워도 거의 4초만에 영화는 끝난다. 끝내는 녀석은 아침이다. 그러면 숨가쁜 사막에서 지낸다. 내일 밤은 그가 떠나 굉음 잡지 않고 남은 여름도 인조바람으로 모기처럼 멀찍이 떼놓아야 할 것 같다. 오늘 밤은 안 그래도 된다. 미안 하지 않아도 되는 비가 온다. 상영될지 모르지만 영화 보러간다. <저작권자 ⓒ pluskore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시인, 칼럼니스트, 공인중개사
暻井 시인 관련기사목록
|
연재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