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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스탕스정신계승한 프랑스 사르코지

친미 - 친일을 추구하면서 과거사 청산에 소극적인 이른바 ‘우파’를..

주섭일 위원 | 기사입력 2007/07/11 [07:30]

레지스탕스정신계승한 프랑스 사르코지

친미 - 친일을 추구하면서 과거사 청산에 소극적인 이른바 ‘우파’를..

주섭일 위원 | 입력 : 2007/07/11 [07:30]
▲ 프랑스 대통령  니콜라 사르코지 (Nicolas Paul Stephane Sarkozy de Nagy-Bocsa)    © 플러스코리아

 
사르코지가 프랑스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보수언론들은 하나같이 프랑스가 영미식의 신자유주의로 나아갈 것이며 복지정책 또한 대폭 후퇴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프랑스 특파원을 지낸 후 프랑스의 나치청산 등을 연구해 온 언론인 주섭일(르 몽드 코리아 고문) 선생의 분석은 이와 전혀 달라 시선을 끈다. 레지스탕스 정신을 강조하며 신드골주의를 천명한 사르코지가 결코 미국의 패권주의와 영미식 신자유주의를 맹목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사르코지가 취임 후 첫 지시로 나치에 저항하다가 처형당한 17세 레지스탕스 청년 기 모케의 편지를 교과서에 실어 교육자료로 활용토록 하라고 한데서도 이 같은 전망은 설득력을 가진다. 사대적인 친미 친일을 추구하면서 과거사 청산에 소극적인 이른바 ‘우파’를 자처하는 한국의 수구세력의 진면목과 자못 비교되는 대목이다. 주섭일 지도위원의 사르코지 정권에 대한 분석과 대통령 취임사 전문 번역문을 함께 싣는다. <편집자 주>
 
원제: "레지스탕스 정신 계승한 프랑스 사르코지의 신골드주의"


▲주섭일 (언론인, 민족문제연구소 지도위원) 사진=민족문제연구소 제공     ©플러스코리아
프랑스의  사르코지  대통령이  영미형 신자유주의를 추종할 것으로 한국의 일부 보수언론들이  대서특필했다.  프랑스의 일부 좌파언론들도  드골시대가  종결되고 새로운  사르코지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사르코지는 오히려 드골주의를 계승-발전하는 방향으로 프랑스의  방향타를 잡고 정책집행을 하고 있어 주목을 끈다. 그가 프랑스를 ‘더 많이 일하고 더 많이 공부하며 더 많이 생산하는  강한 나라’로 만들기 위해 개혁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프랑스대혁명 이래 시민들이 역사적 투쟁을 통해 쟁취한 자유와 평등을 근본적으로 허물어 신자유주의를 무차별적으로 도입하지는 않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6월 국민의회 총선에서도 예상과는 달리 집권 대중운동연합(UMP)이 320여 석의 절대 과반수를  차지했으나  압승을 거두지 못했다. 또 사회당이  예상보다  50여 석 더 많은 190여석을 얻어 사르코지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게 되었다. 프랑스 유권자는 사르코지의 불도저식 질주를 견제할 장치를 만들어 개혁의 균형을 요구한 것이다.

한편 사르코지는 드골주의의 계승을 다짐하는 행사를  집권 초부터 펼쳤다. 그는  5월 16일 파리의 샹젤리제 대로의 대통령  취임식에서  드골장군의  동상에 헌화함으로써 드골의 계승자임을 만방에 고했다. 이는 앵글로색슨 주도의  신자유주의  체제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지는 않겠다는 신호탄을 쏜 것과 같다. 특히 그는 레지스탕스 기념비에 헌화하고 나치독일의 점령에 저항하다가 민족반역자들과 나치비밀경찰에 의해 학살당한 영웅들을 추모하는 기념식으로 업무를 개시했다.  사르코지는 5월 16일 파리교외 불로뉴 숲에 있는 학살당한 레지스탕스 영웅 기념탑을 찾아 추모식을 올렸다.  레지스탕스 정신을 고양하고  ‘자유의 순교자’들이 후세에게 남긴 교훈을 일일이 지적하며 ‘자랑스러운 선대’를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아래 연설전문 참조)  사르코지는 오늘의 프랑스는 드골주의에 집약되고 있는 반나치 저항정신에 기초하고 있으며 이것은 바로 그 자신의 이념이라고 강조했다. 드골의 외교는 미국의 패권주의를 견제하는 독자적 외교노선이 특징이다.

사르코지는 이러한 드골주의적 행동을  처음부터 보여주었다. 부시의 이라크전쟁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천명했으며, 영화 등 미국의 문화침투를 억제하기 위한 ‘문화적 예외주의’를 찬성했다. 한국의 보수언론이 사회복지 최후의 보루인 프랑스의 신자유주의 도입으로 유럽대륙이 신자유주에 합병된 것처럼 보도했지만, 사르코지의 드골주의 계승은 전혀 다른 길임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더 많이 일하는 프랑스’를 위해 그는 프랑스를 개혁할 것을 공약했고, 집행하고 있다. 그러나 사르코지의 개혁은 강력한 구조조정을 성격으로 하는 신자유주의의 도입과는 거리가 멀다.  미테랑 전 대통령의 사회민주주의 정책의 상징인 부유세도  완화시키는데 그치고 있을 뿐이며,  노동자들의 시간외 수당에 대한 감세,  대학의 자율화 등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사르코지 첫 내각은 거국내각이다. 집권 UMP출신 각료가 다수이지만, 쿠시네르 외상을 비롯한 사회당 출신 각료가 4명이며 2명이 중도 민주운동출신이다. 또 사르코지는  사회당 대선주자였던  스트로스 칸 전직 경제재무장관을 IMF총재로 천거했고, 전 미테랑 대통령의 경제특보이며 세계적 석학 자크 아탈리도 제3세계 지원위원회 수장으로 영입했다.  그는 아프리카 이민출신 각료를  여러 명 임명해 이념과 인종을 초월한 거국내각을  구성했다. 이는 드골의 좌우거국정부를 방불케 한다. 2차 대전 후 드골은 임시정부를 자유프랑스 출신 우파,  레지스탕스 출신 사회당과  공산당으로 거국내각을 구성했었다. 사르코지는 드골주의와 레지스탕스 정신을 계승해  사실상 프랑스 국익우선의 정치외교를 집행함으로써 신자유주의를 사실상 거부하면서 일부언론의 신자유주의 합류 보도를 행동으로 부인하고 있다. 
 
 <취임 첫날 시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레지스탕스 기념비 앞 추모사 전문>
 
우리는 63년 전, 프랑스 청년 레지스탕스 35명이 나치 게슈타포에 의해 총살당한 비극적 현장인 불로뉴 숲에 왔습니다. 파리해방 며칠 후 전투가  종료된 상황에서 벌어진 정말 부조리하고 무의미한 학살이었습니다. 그것은 전쟁이 아니라 냉혹한 범죄행위요, 보복입니다.
민족반역자들에  의해 체포된  35명의 레지스탕스들은 처형된 바로 그 순간에 이미 프랑스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살인자들의 눈에도 상징으로 보였습니다. 대다수가 스무 살도 채 안된 35명의 순교자들의 얼굴에서 살인자들은 앞으로 자신들에게  다가 올 필연적인 패배를  읽었습니다. 그리고 살인자들을 더욱 견딜 수 없이 고통스럽게 한 것은 미래에 그들이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살인자들은  너무나 많이 죽였고, 그들의 손에  너무나 많은 피를 묻혔습니다. 그들은 군대가 아니라 죽음과 파괴의 본능만으로  행동하는  살인범들입니다. 1944년 5월 16일, 35명의 프랑스 청년들은 바로 이곳에서 죽음으로써 야만주의에 저항한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냈습니다. 1944년 5월 16일, 그들은 자유의 순교자들이었고, 살인자들은 노예들이었습니다.

레지스탕스들은 청년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무적무패를 구현해 냈습니다.  그들은 “아니오”라고 외쳤고, “운명”에 대해서도 “아니오”, 또한 인간 개인의 자존심을 꺾는 상황에서도 “아니오”라고 외쳤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외친 “아니오”는 그들이 죽어간 이후에도 계속 들려오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아니오”, 그것은 인간의 자유가 인간을 노예화하려고 위협하는 모든 것에 대항하는 영원한 절규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외침을 오늘  우리는 여전히 듣고 있습니다. 이 외침을, 나는 학교에서 우리 어린이들에게 듣게 하고 가르치기를 희망합니다. 만일 우리들이 덩치만 큰 아이들이 아니라 인간을 만들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조상들이 우리에게 물려주었고,  수많은 희생자들의 승인으로, 이러한 인간 이념을 우리들이 그들에게 전할 의무를 지닙니다.

내가 프랑스 대통령으로서 젊은 프랑스인들이 학살당한 현장을 방문해 최초로 기념행사를 올리는 것은 프랑스가  모든 역사와 모든 가치들을  부정하는 것이 정당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내가 나의 대통령 5년 임기 첫날에 젊은 레지스탕스를 추모하는 것은 프랑스가 정당과 교회보다도 레지스탕스에게 더 기대를 걸기 때문입니다.

총살되기 하루 전,  부모에게 쓴 레지스탕스 청년  기 모케의 너무나 감동적인 편지를 읽기를 원한다면, 그것은 내가 역사책이 결코 말해주지 않는  무명의 영웅들이 누군가를 위해 희생했는지를  보여줄 것이며, 인간의 위대함이 인간 자체보다 더 크며,  젊은 레지스탕스 영웅들의 얘기를  오늘 우리 어린이들에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나는 기 모케의 행동에서 우리 어린이들이 전쟁의 공포를  실감하고, 전쟁이 가장 문명화된 국민들에게 얼마나 극단적 야만에 이를 수 있는지 이해하기를 바랍니다.

프랑스의 어린이들이여, 여러분들이 향유하는 자유가  찬미할만한 젊은이들의 희생으로 획득된 사실을 결코 잊지 말라. 그러나 여러분은 또한 전쟁이 무시무시하고 범죄적이라는 사실도 기억하라.

우리는 이러한 야만주의가 승리할 지도 모르는 위험한 세계가 사라지게 할 수 있습니다. 우리들이 지금 추모하는  이 거대한 학살범죄의 추억이 인간들 간의  평화를 위해 여러분이 최선을 다 할 수 있게 밀어 줄 것입니다.

원한과 보복의 영원한 악순환에  종지부를 찍기 위한 유럽 건설이  필연적이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합니다. 왜 독일과 프랑스의 화해협력이 일종의 기적을 만들고, 많은 시련을  겪은 다음에야  프랑스와 독일의 국민들이 앞으로 면면히 이어져서 결코 상호 우호협력을 희생시킬 일이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여러분은 이해해야 합니다.

프랑스의 어린이들이여, 여러분에게  모든 것을 주어버린  조상들을 자랑스럽게 여겨라. 그리고 그들의 죽음으로 이룩한 프랑스에 자부심을 가져라. 조상들이  남을 미워하지  않고 사랑했듯 프랑스를 사랑하라. 프랑스를 사랑하라, 프랑스는 다른 나라가 아니라 여러분의 나라이기 때문이다.
[주섭일 (언론인, 민족문제연구소 지도위원)]

다음은 위와 관련 지난 5월 18일 자 중앙일보 기사를 싣는다.
프랑스 총리 사르코지, 취임 첫 지시가 뭘까?
‘나치에 저항하다 숨진 학생 편지, 고교 필수 학습자료 채택하라’ 


중앙일보 전진배 특파원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취임한 뒤 가장 먼저 한 일이  프랑스 국민에게 진한 감동을  불러 모으고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16일 취임식을 마치고 독일로 떠나기에 앞서 파리 외곽 불로뉴 숲을 찾았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맞서 싸우다 처형당한 레지스탕스 요원 35명의  추모식장이었다.  그는 추모 연설에서  "조국을 위해 나치에 맞서 싸우다  숨진 17세 청년 기 모케가 현재를 사는 프랑스 청년들의 귀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기사가 실린 르몽드誌

그는 또 "모케는 굴종과 불명예와 인간답지 못한 삶에 맞서 자신 있게 ''아니다(프랑스어로
농)''라고 말했다"면서 "모케의 ''농''은  지나간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 프랑스 젊은이들이 새겨야 할 미래의 모범사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케가 처형되기 직전 가족들에게 남긴 편지를 고등학교의 필수 학습자료로 채택하도록  교육부에 요청하겠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으로서의 첫 지시다.

모케는 편지에서 "17년 반의 내 삶은 짧았지만  후회는 조금도 없다. 엄마.아빠,  그리고 사랑하는 형제들이 용기를 내 계속 싸워주길 바란다"며 "마지막으로 부탁하고  싶은 건  이제 곧 처형대로 가는 27명의 죽음을 오래도록 간직해 달라"고 적었다.<중앙일보, 07.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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