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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물이 네 선생이다. 물에게 배워라”

고 임종국 선생 누이동생이 들려주는 회고담

임경화 기고 | 기사입력 2007/06/04 [00:04]

“저 물이 네 선생이다. 물에게 배워라”

고 임종국 선생 누이동생이 들려주는 회고담

임경화 기고 | 입력 : 2007/06/04 [00:04]
아래 글은  고 임종국 선생의 누이동생인 임경화 여사가  민족문제 연구소  경기남부지부 회보에 기고한 것이다.  생전의 임종국 선생이 친일문제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임경화 여사가 한 집에서 살림을 돕던 때의 이야기로  임종국 선생 인생관의 일단을 엿볼 수 있다. 현재 임경화 여사는 수원에 거주하며  민족문제연구소 경기남부지부 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편집자 주>
 
오빠가 세상을 떠나기 전 5년의 세월을 함께 지냈다. 인생 말년의 마지막 절정기에 정수와 같은 말들을 많이 해 주셨다.

 오빠는 내게 “마음은 텅 비고 속은 꽉 차게 살아라. 그런데 보통 사람은 마음은 꽉 차고 속은 텅 비게 산다. 네가 만일 마음을 비고 속을 꽉 차게 살 경우 세상 만물이 다 네 눈에 들어온다. 그러면 사람이 겸허해 진다. 겸손(謙遜)과 겸허(謙虛)는 다르다. 나무의 예로 말해 주마, 벌레가 다 파먹어서 속이 텅 빈 나무 빈 나무에 가지나  잎새가 무성할 경우,  나무는 세찬 비바람과 폭풍에 가지와 잎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쓰러진다. 보통 사람은 마음이 꽉 차고 속이 비어 있다.  내가 제일 이라는 교만한 생각, 누구의 충고도 받아들이지 않는 오만심 자만심 등으로 마음이 꽉 차면 허례허식이 많아진다.”

▲ 故 임종국 선생     © 플러스코리아

 다른 사람의 충고, 자연의 섭리, 신의 섭리 등을 못 받아들이고 자기의 욕심대로 마음대로 살다보면 세상에서 매장되고 도태된다. 더 나쁜 것은 자기가 쓰러지면서 왜 쓰러지는지를 모르는 거다.

 내가 죽고 나면  누가 너에게 이런 말을 해 주겠니?  나 죽기 전에 너에게 좋은 선생 하나 소개시켜주마. “저쪽으로 가자”해서 따라 갔더니 작은 개울가로 갔다.  산에서 내려오는 물은 작은 폭포를 만들고 도랑을 이루며 아래로 흘러가고 있었다.

 “저 물이 네 선생이다. 물에게 배워라.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이것은 겸손을 뜻한다. 너는 겸손하게 살아라. 또 물은 더러운 것을 씻겨 준다. 이것은 세상 죄악을 씻는 것이다. 너는 어디 가든지 세상 죄악을 씻으며 살아라. 물은 겨울에는 얼고 여름에는 녹는다.  빨강색 물감을 풀면 빨갛게 되고 파란색 물감을  풀면 파란색이 된다.  그러나 얼마 안 있어 본래의 물로 돌아간다.  너는 어디에 가서 살건 환경에 어울려 살되 ‘너’ 라는 정체성은 버리지 말고 살아라. 인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목적지 까지 가는 거다. 이 짐이 무겁다고 내려놓을 수도 없고 쉴 수도 없다. 욕도 참고, 비방도 참고, 고생도 참고, 어떤 어려움이 와도  참아라. 또 너라는 것을  드러내지 말고 감추고 살아라.  나서지 말고 설쳐대지 말고 그저 참고 겸허하게 살아다오. [기고: 임경화(고 임종국 선생 누이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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