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등 밀었을 때
강욱규 시인 | 입력 : 2013/07/02 [15:01]
[아내의 등 밀었을 때] 곱게 나이든 모습은 꽃보다 정들었음에도 사랑 잃음에 그녀의 때는 내 것이다. 한 올 한 올 벗겨질 때 그녀 향한 내 마음 깨끗해진다. 그러나 무덤 속에 들어간 본능 앞에 미안하다 소리마저 때들에 묻혔다. 남자이기 때문일까? 조용히 자세히 나를 씻었다. 한 섬 한 섬 밀려 나올 때 한 번 한 번 본능을 제세동했다. 당신을 사랑할 때 약의 힘 빌려 놓고서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처절히 자신을 깨우는 것을 한 올 한 섬 밀고 벗길 때마다 용서해주오 되뇌이고 있었다. 밤은 그래서 어둡고 전등은 그래서 불 밝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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