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학 詩] 우리의 술잔엔 항상

백학 시인 | 기사입력 2024/04/10 [06:45]

[백학 詩] 우리의 술잔엔 항상

백학 시인 | 입력 : 2024/04/10 [06:45]

 

      우리의 술잔엔 항상 

 

                                            백학

 

 내가 슬픔을 전달하지 않아도

 세상은 충분히 슬프다

 왜 슬픈지 묻지 않은지 오래

 

 그저 슬프다고 말할뿐 

 퇴행적 눈물이

 너와 나의 침묵 사이로 흐른다

 

 이 것은 트라우마 

 가시 철조망으로 뒤엉킨

 삼팔선

 그리하여 대충 

 삼십프로 정도는 묻지 않아도 나오는

 벽

 

 여기는 그 어떤 상처도 눈물도

 치유하여 준 적이 없는 

 세렌게티

  

 너는 짐승의 뼈처럼 방치된 영혼

 구더기 득실되는 피고름의 상처

 시기를 놓쳐버린 말기 암의 폐허

 

 우리의 술잔엔 항상

 썩는 시체 냄세가 진동한다

 여기는 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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