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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녀 손학규를 신부로 데려온 김대중

<공희준 칼럼>범여권 후보 지지율이 애국가 시청률을 넘지 못하는 이유

뉴민주닷컴 | 기사입력 2007/07/20 [09:44]

된장녀 손학규를 신부로 데려온 김대중

<공희준 칼럼>범여권 후보 지지율이 애국가 시청률을 넘지 못하는 이유

뉴민주닷컴 | 입력 : 2007/07/20 [09:44]
“제가 울고 들어올 때마다 엄마 말했어요. 베트남 사람, 아니 베트남 여자는 폭풍우 부는 날 언덕에 서 있는 문을 열어놓은 집이라고요. 문을 열어놓은 집은 아무리 폭풍우가 거세게 몰아쳐도 절대 쓰러지지 않아요. 폭풍 불어도 그냥 지나칠 뿐예요. 나 베트남 여자예요. 아무리 힘든 일 생겨도 절대 무너지지 않아요.”

웬만하면 SBS 연속극은 칭찬하지 않을 방침이다. 허나 가끔씩 이런 신조를 깰 때가 있다. 감동적인 장면에서는 방송사 채널번호를 잊어버리는 탓이다. 서울방송이 야심 차게 내놓은 대하사극 ‘연개소문’이 용두사미로 끝나고 말았다. 후속작품으로 방영되는 주말드라마가 ‘황금신부’다. 생부를 찾아 한국으로 시집온 라이따이한 아가씨가 주인공이다. 우락부락한 북방영웅의 명예회복을 위해 가냘픈 남국처녀가 총대를 메고 나선 셈이다.

 내가 드라마에 본격적으로 취미를 붙이기 시작한 시점은 2005년 가을 무렵이다. 노무현 정권이 연정소동을 일으키며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직후다. 원로이기 이전에 사내인 까닭에 여성 캐릭터를 지지하게 된 건 당연한 노릇이다. 대륙 특유의 진취적 기상이 흘러넘치는 북방출신 인물을 특히 선호하는 편이다. ‘신돈’의 노국공주와 ‘열아홉 순정’의 양국화 같은. 수난, 수모, 굴욕, 굴종 따위의 구질구질한 단어들이 조건반사로 연상되는 남방계통 캐릭터는 정말 질색이다. 2년 가까이 지속된 북방편애를 이제는 깰 때가 된 듯싶다. 서두에 언급한 대사 때문이다.

 저 대사를 듣는 순간 나는 눈시울을 붉힐 뻔했다. 고향으로 돌아가려다가 시댁으로 되돌아온 누엔 진주(이영아)가 베트남으로의 귀국을 강력히 종용하는 시부모를 설득하려고 꺼낸 이야기를. 애들한테 혼혈아라는 놀림을 받고 집으로 울며 돌아온 어릴 적 진주에게 어머니가 들려줬다는. 극작가의 머리에서 태어난 순전한 창작물인지, 베트남 현지에서 실제로 인구에 회자되는 격언인지는 모르겠다. 확실한 사실은 진주의 호소가 초강대국 미국을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쫓아낸 베트남민중의 저력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알려주고 있다는 점이다.

 ‘황금신부’에는 SBS 드라마들이 공통적으로 자랑하는 온갖 불륜요소들이 망라돼있다. 출생의 비밀, 혼외정사, 숨겨진 과거, 삼각관계 등. 이마저 모자랐는지 최근 유행하는 연상연하 에피소드도 한몫 거드는 중이다. 연속극 시청에 열심인 사람들이 알기 쉽도록 설명하자면 ‘열아홉 순정’과 ‘하늘이시여’를 합체시킨 꼴이다. ‘대장금’ 또한 빼놓을 수 없겠다. 진주와 악녀 옥지영(최여진) 사이의 전통 궁중요리 후계자 경쟁이 묘사될 예정이므로. 게다가 최상궁 견미리가 지영의 시어머니 양옥경으로 등장해 진주를 괴롭힌다나. 진주가 제 남편 핏줄인지 모른 채. 베트남처녀를 소재로 다룬 바 있는 ‘하노이 신부’는 시청하지 않았던 터라 뭐라 평가하기 어렵다.

 정한숙(김미숙)은 옥경의 앙숙이자 진주의 시어머니다. ‘대장금’에선 한상궁 양미경이 견미리의 숙적이었다. 김미숙과 양미경 모두 육영수 역할을 맡았던 연기자다. 견미리도 영부인 배역 유경험자다. 이순자를 훌륭하게 소화했다. 후덕한 인상의 국모로는 양미경과 김미숙이 제격이듯, 표독한 성격의 퍼스트 레이디에는 견미리가 안성맞춤이다. 그러기에 ‘주몽’에서 원후로 출연했겠지. 징크스를 고려하면 유화부인 오연수도 육영수로 캐스팅되겠구나.

 드라마를 둘러싼 설왕설래는 이쯤에서 마치고 국민원로의 특기를 발휘할 차례다. 여러분이 기대하시는 극중인물과 정치인 짝짓기 순서다. 자기 도와준 약혼자 배신하고 부잣집으로 이른바 취집(취직+시집)한 옥지영의 원형질은 노무현이다. 잠은 동쪽 집에서 자고 밥은 서쪽 집에서 얻어먹는, 인간의 얼굴을 한 뻐꾸기과에 속한다. 타인의 피와 땀과 눈물로 일군 현재의 부귀영화가 위험에 처할까 두려워 옛 연인 강준만, 농담이다, 강준우(송창의)를 협박하는 광경은 완전 노무현 복제판이었다. 표정과 어투가 어찌 그리 판박이일 수 있을까? 지영 왈, “나를 사랑했다면 입 다물고 있어!” 노짱 가라사대, “한나라당에 정권 넘기기 싫으면 닥치고 영남후보 밀어….”

 강준우는 정한숙의 아들이며 진주의 신랑이다. 실연의 충격으로 말미암아 삶의 의욕을 상실하고 폐인이 되다시피 했다. 노무현에게 배반당한 후유증으로 체념과 환멸에 빠진 서민대중의 심정을 대변한다. 영남친노에게 뒤통수를 맞고 우왕좌왕하는 진보진영의 현주소이기도 하고.

 한숙은 방황하는 준우의 마음을 다잡을 구세주로 진주를 베트남에서 데려온다. DJ의 행보가 정한숙과 동일할 걸로 짐작되는 바다. 지영의 숨통을 끊어놓을 기회를 살리지 못한 한숙은 언젠가 천벌을 받을 거라는 교과서적 질타를 그녀에게 퍼붓는 데 만족한다. 김대중 역시 노무현을 징벌하지 아니한다. 통합이 대세라는, 분당은 잘못됐다는 원론적 지적에 머문다. 전화위복의 동력을 외부에서 끌어오는 행위도 비슷하다.

 그럼에도 예상되는 결과는 대조적이다. 정한숙의 아들 살리기 시도는 성공할 운명이다. ‘황금신부’는 해피엔딩을 지향하는 드라마니까. 김대중의 반한나라당 전선구축 노력이 성과를 거둘 확률은 대단히 낮다. 세가 불리해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학규를 때묻지 않은 베트남처녀로 생각할 유권자들은 드물 테니까.

 ‘황금신부’가 폭발적 인기를 모으려면 진주가 준우와 함께 행복하고 정상적인 가정을 꾸미는 결말로는 부족하다. 배반의 장미를 키워 그 가시로 순진한 남자의 가슴에 비수를 꽂은 옥지영이 처절하게 응징되어야 시청자들을 열광시킬 진정한 카타르시스 효과가 발생한다. 그나마 정한숙은 옥지영 따귀라도 시원하게 올려붙였다. DJ는 열린우리당을 뛰쳐나온 김근태까지 동원해 노무현 달래기에 바쁘다. 후련한 권선징악은커녕 주인공들을 못살게 군 악역이 도리어 으스대는 답답한 구도다. ‘고도를 기다리며’에 필적하는 지루한 부조리극이다. 시청자 반응 썰렁하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국민들에게 참한 색시감이라 소개한 손학규는 착하고 부지런한 베트남처녀보다는 스타벅스에 종일 죽치고 앉아 커피 빨고 있는 한심한 된장녀에 가깝다. 인간뻐꾸기에 대한 통쾌한 복수도 없을뿐더러 뻐꾸기가 떠난 자리를 된장녀가 접수한 격이다. DJ가 기획·연출한 대통합극이 국민에게 외면당하는 근원적 이유다. 형편없는 시청률로 인하여 진작 조기종영되었어야 마땅할 드라마를 동교동 혼자 고집스럽게 연장방송하는 상황인 것이다.

 한때는 범여권도 폭풍우 부는 날 언덕에 서 있는 문을 열어놓은 집이었다. 한데 노무현과 친노직계가 열린 문을 통해 쳐들어와 장롱 안의 패물과 금고에 보관된 현금은 물론이고 기둥뿌리까지 빼내 달아났다. 폭풍은 조용히 물러갔지만 영남 B급 인재들은 집을 요란하게 분탕질했다. 언덕 위 집은 곧 힘없이 무너져내렸고 집주인 김대중은 된장녀 손학규를 신부랍시고 데리고와 집을 다시 지으려 한다. 범여권 대권주자들 지지도가 애국가 시청률과 난형난제를 이룰 수밖에.



[제휴=뉴민주.com(원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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