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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패권 노무현, 강남부자 이명박

안티 노무현이 곧 안티 이명박이다

공희준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07/05/22 [10:13]

영남패권 노무현, 강남부자 이명박

안티 노무현이 곧 안티 이명박이다

공희준 칼럼니스트 | 입력 : 2007/05/22 [10:13]
차츰차츰 판세가 정리되는 분위기다. 혼돈의 계절이 끝나고 질서의 시간이 찾아온다. 허나 표면적으로는 더 혼란한 양상으로 비쳐진다. 어중이떠중이들까지 대권에 도전하겠다고 설쳐대기 때문이다. 이해찬이 출마의사를 시사했다는 소문이 떠돈다. 유시민이 열린우리당으로 복귀한다는 소식이다. 장사를 해야만 하는 입장인 언론사들은 이들의 움직임을 마치 정치권 전체에 엄청난 회오리바람을 몰고 오는 사건처럼 부풀리기 바쁘다. 개뿔! 회오리는. 언론은 안다. 찻잔에 파리 한두 마리 떨어지는 충격파 정도에 그치는 사태임을.

노무현이 대세와 대의 운운하며 특유의 말장난을 다시금 연출한 모양이다. 인간 참 저렴하게 논다. 노무현이 입을 꾹 다물고 조용히 근신하는 게 민심의 대세고 시대의 대의다. 이병완과 안희정 따위의 충복들 풀어서 국민들 스트레스지수 올리는 것이 대의와 대세가 아니란 말씀이다. 그럼 뭐가 진정한 대세고 대의일까? 진짜 대의는 ‘심판 노명박’이다. 참다운 대세는 ‘비영남 반강남’이다. 노무현과 이명박이 쌍끌이로 주도하는 영남 B급 인재집단을 응징하는 과제 또한 17대 대통령 선거를 관통하는 게임의 법칙이 되어야 옳다.

유시민은 영남 퍼주기의 결정판인 한나라당과의 대연정을 뻔뻔하게 정당화했다. 유시민이 영남패권을 극복하겠다고 나서면 소조차 비웃을 일이다. 이해찬은 부자스포츠의 대명사 골프에 치유불능으로 중독된 인물이다. 더군다나 부동산투기 의혹마저 사고 있다. 금배지 달아준 지역구만 관악구일뿐 마인드와 라이프스타일은 여느 강남부자와 다름이 않다. 그들은 노무현과 이심전심으로 뭉쳐 비영남-반강남 구도의 창출을 사사건건 사보타주했다. 어깨를 걸고 함께 가야 할 동지는커녕 서둘러 정치권에서 퇴출시켜야만 하는 청산대상에 불과하다.

 
▲     © 플러스코리아


비영남-반강남 구도의 전면적 부상은 진보개혁진영이 수구반동세력의 정권탈환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며 마지막 방책이다. 땅값 폭등, 만성적 고용불안, 공교육 붕괴, 빈곤의 대물림, 경제양극화 심화, 이에 따른 사회 전반의 총보수화. 영남패권주의자와 강남부자들이 짝짜꿍해 만들어낸 대한민국의 비극적 단면들이다. 그럼에도 진보개혁진영은 무기력하기만 하다. 개혁세력은 영남개혁세력이 말아먹고, 진보좌파는 강남좌파가 망쳐버린 후유증이다.

강남과 영남의 패권주의자들이 한미FTA를 강행했다. 나라를 미국에 통째로 봉헌하는 단계까지 마침내 나아간 것이다. 대한민국을 미국에 헌납하려는 영남패권세력과 강남부자들의 음모가 성공할 경우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영남패권주의자들과 강남부자들은 한반도 남부에 그들만의 리틀 비벌리힐스를 건설하고 미국현지의 백만장자들 부럽지 않을 호사를 누리리라. 거대한 할렘가로 변모할 이 땅에서 서민대중들이 먹고살기 위해서는, 또는 출세하려면 오직 세 가지 대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게다. (1) 마약장사꾼 (2) 래퍼 (3) NBA 농구선수

2002년 대선은 이회창-조선일보로 구성된 이조동맹과의 대결이었다. 이조연합과의 결전은 지역주의를 척결하고 언론개혁을 달성하는 대장정의 첫걸음이었다. 서민들에게는 지옥 같은 삶을 강요하고, 자기들끼리만 호의호식하려는 영남패권주의자들과 강남부자들의 결탁은 이른바 노무현-이명박 연대로 그 어둡고 사악한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그러므로 2007년 대통령 선거는 노명박과의 결투다. 영남패권을 타파하고 강남이 가로챈 부와 권력을 원래의 주인인 국민에게 돌려줄 역사적 과업의 출발점이다.

안티조선이 안티이회창이었고, 안티이회창이 안티조선일보였다. 마찬가지다. 반노무현이 반이명박이고, 반이명박이 반노무현이다. 영남 안에 강남 있고 강남 안에 영남 있듯이, 노무현 안에 이명박 있고 이명박 안에 노무현 있다. 노무현과의 싸움이 이명박과의 싸움이고, 이명박과 투쟁하는 것이 노무현과 투쟁하는 거다. 영남패권주의 분쇄만이 강남부자들의 탐욕에 고삐를 채우는 길이다. 강남부자들의 부도덕한 재산증식에 철퇴를 내림으로써만 우리는 영남패권의 사슬에서 벗어날 수가 있다. 영남패권은 강남헤게모니의 모태고, 강남헤게모니는 영남패권의 꽃이자 열매다.

모든 정치적 가치와 노선은 대중이 이해 가능한 언어로 번역될 때 비로소 생명력을 얻는다. 국민이 쉽사리 소화하지 못하는 생경한 주장은 지양하라. 유권자들이 재빨리 흡수하기 어려운 학술적 표현은 배제해라. ‘심판 노명박’은 비영남-반강남으로 집약되는 과학적 선거구도를 대중의 뇌리에 호소력 있게 인식시킬 필승구호다. ‘심판 노명박’과 ‘비영남 반강남’의 관계는 물과 H2O의 관계와 똑같다. 어느 누구도 실생활에서 물을 H2O란 화학공식으로 일컫지는 않는다.

영남패권주의자들과 강남부자들은 지금 노무현을 띄우느라 여념이 없다. 노무현의 지지율에 거품을 일으켜 비영남-반강남 구도의 폭발적 고양에 물타기를 시도한다. 고건과 정운찬 등의 아마추어들은 노무현 정권의 급상승한 국정운영 지지도가 허수에 지나지 않음을 마땅히 깨닫지 못한 채 중도에 백기를 들고 말았다. 착시현상에 휘둘리는 미숙아들이 조기에 도태된 건 오히려 다행스런 노릇이다. 뱀의 지혜를 갖지 못한 부류는 나중에 영남패권주의자들의 봉이나 강남부자들의 꼭두각시로 반드시 타락하고 만다.

노무현 포용론이 진보개혁진영 일각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노무현과 이명박이 서로의 도플갱어임을 통찰하지 못한 탓이다. 노무현은 이명박을 공략하려는 우리의 진로를 가로막고 있는 커다란 장애물이다. 비록 험할지언정 최단거리를 직행하는 공격루트가 승리를 보장한다. 알프스산맥이라는 천연방벽을 과감하게 돌파한 덕분에 한니발과 나폴레옹 모두 승전의 기틀을 마련했다. 노무현을 뛰어넘으면 곧바로 이명박의 본진에 당도한다. 그곳의 방어태세는 현재 몹시 허술한 상태다. 이명박의 배후를 친노용병들이 철통같이 지켜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명박을 흔들자면 먼저 영남친노를 때려야 하는 이유다.

이명박의 주력부대는 박근혜와 대치중인 전선에 모조리 투입된 실정이다. 노무현을 직공하면서 이명박의 등뒤로 우회해 허를 찌르는 기습작전이야말로 17대 대선정국의 역전카드다. 노무현은 이명박의 표밭을 사수하는 인간방패다. 노무현을 제압하고 굴복시키는 인물만이 이명박 대세론를 타도한다. 높은 고갯길에서 추락할까 두려워 산맥을 넘기를 두려워하는 새가슴들에게 행운의 여신은 결코 미소를 짓지 않을 터. 양면전쟁은 패배의 지름길이다. 노무현과 이명박에 대한 분리대응은 가뜩이나 제한된 자원과 역량을 둘로 쪼개는 어리석은 짓이다. 노무현과 이명박을 동시에 무너뜨릴 구도를 완성하는 데 전력을 기울이자.

예컨대 노무현 정권의 실질적 2인자가 이명박이었음을 증명할 자료를 발굴하라. 이명박이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면서 추진했던 주요사업이 청와대의 전폭적인 협조와 지원에 힘입었음을 폭로해라. 노무현이 이명박의 집권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면서 대규모 토목공사가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예고한 사실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라. 무덤 상석을 밟고, 낙태를 서슴없이 종용하며, 중견여배우들에게 폭언을 서슴지 않는 사고뭉치 이명박이 노무현에게만은 항상 극진한 예의를 갖춰왔음을 알려라. 이명박이 웃으면 노무현도 웃고, 노무현이 울면 이명박도 울었다. 노무현은 물불 가리지 않는 난폭한 싸움닭이다. 한데 희한하게도 이명박과는 알력과 불화를 빚은 기록이 드물다. 이명박의 진보개혁 비판에서 노무현만 번번이 열외다.

적당한 지점에서 공세를 멈춰서는 곤란하다. 무주택서민을 핍박한 부동산대란의 최종책임자는 대통령 노무현과 서울시장 이명박임을 일깨워라. 정책의 유사성은 물론, 성격의 비슷함 역시 부각시켜라. 노무현과 이명박에게 문제시되는 다양한 인격적 결함-독선, 무례, 오만, 위선, 편파, 몰상식, 무교양, 무원칙, 비양심, 파렴치, 과대망상, 배은망덕, 이중잣대, 자아도취, 표리부동-들이 놀랄 만큼 공통적임을 역설하라. 전두환과 노태우가 자동으로 짝을 이뤄 나타나듯, 노무현과 이명박이 언제나 커플을 지어 연상되도록 반복하고 반복하고 또 반복해라. 작은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 기적은 오로지 반복의 힘에 기인한다.

되풀이하여 강조하겠다. 영남의 신흥맹주 노무현을 심판해야 영남패권을 해체할 수 있다. 원조 강남부자 이명박을 심판해야만 양극화 해소의 단초가 구해진다. 영남패권주의자와 강남부자는 같은 뿌리로부터 자라난 다른 줄기다. 결국은 사이좋은 형제자매다. ‘심판 노명박’은 비영남-반강남 구도를 대중에게 확실히 각인시킬 최상의 전략적 기동이다. 비영남-반강남을 앞장서 제창하는 대권주자에게, ‘심판 노명박’을 집요하게 부르짖는 대선후보한테 국민원로는 두터운 신뢰와 뜨거운 지지를 보낼 것임을 엄숙히 선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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