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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은 하나다 김남주의 문학과 철학

강대석의 김남주 평전, 시인의 삶과 예술세계 총체적으로 조명

인병문 | 기사입력 2010/02/06 [08:56]

조국은 하나다 김남주의 문학과 철학

강대석의 김남주 평전, 시인의 삶과 예술세계 총체적으로 조명

인병문 | 입력 : 2010/02/06 [08:56]
▲ 김남주 평전 겉그림.     ©인병문
20세기 식민과 분단의 암울했던 조국과 민중의 현실을 목숨을 걸고 고발했던 ‘혁명시인’ 김남주.

한 치의 타협과 굴함 없이 조국의 자주 민주 통일을 위해 철저했던 삶과 예술,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투쟁으로 승화한 그의 생생한 모습과 육성이 21세기에 다시 강대석 교수의 <김남주 평전>으로 조명되고 있다.

강 교수가 시인이 죽은 후 10년 만에 펴낸 김남주 평전(한얼미디어, 2004년 초판. 2008년 4쇄 발행)은 분단의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뜨거운 감동을 안겨준다.

특히, 시대의 산물로서 한 인간의 삶이 가지는 의미를 생활과 작품, 사상과 실천을 통해 김남주의 문학과 철학을 총체적으로 조명함으로써 감동과 함께 책의 마지막 페이지까지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탄생과 성장, 학업과 투옥, 투쟁의 매 시기마다 시대의 아픔을 온 몸으로 받아 안으며 이를 작품으로 승화시킨 시인의 삶을 깊이 있게 전달해 준다.

“각성과 실천 - 수감 - 학습과 창작, 그리고 고뇌와 투쟁으로 점철된 불꽃의 49년”
 
시인은 1946년 전남 해남의 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고등학교 입학 후 입시 위주의 교육에 반대하여 자퇴 후 검정고시를 통해 전남대 영문과에 입학, 본격적인 반독재민주화 운동에 접어든다.

이때 반유신투쟁 최초의 지하신문인 ‘함성’과 ‘고발’지를 제작, 유포시켜 구속되어 8개월의 수감 끝에 석방된다.

이후, 농민운동과 창작, 문화운동을 통해 자기 단련과 운동의 저변을 넓히고, 33세가 되던 78년 서울에서 남조선민족해방전선(남민전) 준비위원회에 가입, 본격적인 ‘전사’의 길로 접어들었지만, 이듬해 체포되어 징역 15년의 기나긴 옥중생활에 들어간다.

바로 이 시기, 김남주는 철학과 문학, 사회과학, 경제학 등 폭 넓은 독서와 고민, 그리고 연구를 바탕으로 한 왕성한 작품 활동을 통해 문학과 사상, 세계관을 완성해 간다.

1988년, 9년 3개월 만에 형집행정지로 풀려난 시인은 옥바라지를 해온 박광숙과 혼인, 가정을 꾸리는 동시에 민족문학작가회의 등 예술단체에서 활동하면서 작품 활동을 계속해 제6회 단재상 문학부문과 제3회 윤상원상을 수상한다.

조국과 민중의 아픔을 온 몸으로 안고 살았던 시인의 고뇌에 찬 투쟁의 삶은 결국, 1994년 <조국은 하나다> 걸작을 남기고 49해라는 짧은 생을 마감한다.

“김남주, 올바른 사상과 세계관을 바탕으로 민족의 자주 민주 통일을 위해 일생을 바친 ‘20세기 가장 완전한 한국인’”

49년 간 혁명의 불꽃으로 치열하게 살아온 시인의 생애와 관련해 저자는 “김남주의 삶과 문학을 사랑했던 필자는 그에 관한 전기를 써 보고 싶은 어떤 사명감과 의무감을 느끼고 있었다”며 “그것은 실천 활동을 게을리한 한 지식인이 느끼는 양심의 가책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고 고백한다.

‘김남주 평전’은 저자의 이런 ‘사명감’을 바탕으로 시집과 역서, 옥중연서 등 시인의 방대한 저서와 관련 서적 연구, 그리고 부인 박광숙과 친구 이강 등 함께 활동했던 사람들의 증언을 통해 완성된다.

특히, 강 교수는 자신의 전공인 철학과 문학, 미학, 그리고 역사 등을 바탕으로 책의 제2부 ‘투쟁의 무기’ 편에서 유물론과 관념론, 종교론, 세계 민중문학, 민족과 민중, 이론과 실천, 심지어 욕의 미학 등에 대하여 종합적 논거를 제시하며 시인의 세계를 폭넓게 밝히고 있다.

‘어떤 역사학자보다도 더 명확하게 분단의 이면을 밝히’고 있는 시 ‘삼팔선은 삼팔선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에 대해 필자는 “일말의 민족적 양심을 가진 사람으로서 이 시를 비판하거나 반박할 수 있는 사람 있으면 나와 보기 바란다”며 “우리 민족에게 조금이라도 주체성이 있었더라면 이 시는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려야 했었다. 썩어 빠진 친일파 문학가들의 작품만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교과서에서 이 시는 조국을 지키는 위대한 기념비로 우뚝 서 있었을 것”이라고 평한다.

-삼팔선은 삼팔선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삼팔선은 삼팔선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당신이 걷다 넘어지고 마는
미팔군 병사의 군화에도 있고
당신이 가다 부닥치고야 마는
입산금지의 붉은 팻말에도 있다
가까이는
수상하면 다시 보고 의심나면 짖어대는
네 이웃집 강아지의 주둥이에도 있고
멀리는
그 입에 물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죄 안 짓고 혼줄 나는 억울한 넋들에도 있다


-중략-

나라가 온통
피 묻은 자유로 몸부림치는 창살
삼팔선은 감옥의 담에도 있고 침묵의 벽
그대 가슴에도 있다.

 
결국 저자는 김남주의 삶에 대해 “그는 현상과 본질을 혼동하지 않고 항상 현상을 통해서 본질을 추구해 가는 사상가였다. 이러한 김남주에세 나타나는 가장 화급한 문제가 우리 민족의 자주 민주 통일이었고 김남주는 이것을 위해서 투쟁하고 이것을 위해서 일생을 바쳤다”며 “김남주의 삶에 돌을 던질 수 있는 반민족적이고 비양심적인 한국인은 아마 드물 것”이라고 정리한다.
 
저자는 끝으로 “김남주는 그의 시와 투쟁을 통해서 수미일관한 세계관과 역사관을 갖는 것이 시인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얼마나 중요한가를 생생하게 가르쳐 주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그를 ‘20세기의 가장 완전한 한국인’ 혹은 ‘한국의 체 게바라’라 불러도 될 것 같다”며 “우리 모두 밝은 미소를 던지며 자연과 인간과 사회의 아름다움을 노래할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다시 말하면 이 땅에 자주 민주 통일이 실현될 때까지 우리는 항상 그의 이름을 되새기며 깨어 있어야 한다”고 당부한다.

‘혁명시인’ ‘전사’로 어둠을 불사른 김남주 시인의 ‘조국은 하나다’는 오늘도 독자들의 가슴을 세차게 치고 있다.

-조국은 하나다-

“조국은 하나다”
이것이 나의 슬로건이다.


꿈속에서가 아니라 이제는 생시에
남 모르게가 아니라 이제는 공공연하게
“조국은 하나다”


-중략-

나는 이제 쓰리라
사람들이 오가는 모든 길 위에
조국은 하나다라고


-중략-

나는 이제 쓰리라
인간의 눈이 닿는 모든 사물 위에
조국은 하나라라고


-중략-

나는 또한 쓰리라
인간이 쓰는 모든 말 위에
조국은 하나다라고


-중략-

나는 또한 쓰리라
인간이 세워 놓은 모든 벽 위에
조국은 하나다라고


-중략-

나는 또한 쓰리라
노동과 투쟁의 손이 미치는 모든 연장 위에
조국은 하나다라고


-중략-

그리고 나는 내걸리라 마침내
지상에 깃대를 세워 하늘에 내걸리라
나의 솔로건 “조국은 하나라”를
키가 장대 같다는 양키들의 손가락 끝도
언제고 끝내는 부자들의 편이었다는 신의 입김도
감히 범접을 못하는 하늘 높이에
최후의 깃발처럼 내걸리라
자유를 사랑하고 민족의 해방을 꿈꾸는
식민지 모든 인민이 우러러 볼 수 있도록
겨레의 슬로건 “조국은 하나나”를!

 
<인병문 편집위원>

원본 기사 보기:사람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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