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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 [사랑도둑] 남편의 선물 3

임서인 | 기사입력 2015/07/14 [00:55]

연재소설 - [사랑도둑] 남편의 선물 3

임서인 | 입력 : 2015/07/14 [00:55]


밤새 선영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녀는 그동안 차단 된 주위 사람들을 떠올려 보았다. 밝은 눈으로 세상을 보고 사람을 보았던 눈이 지금은 동굴과도 같은 어두운 눈으로 세상 사람들을 본다.  

어렸을 때의 아버지는 술독에 빠진 생쥐였다. 비틀거리며 노래하는 모습이 우수꽝스럽게 보였지만, 그 아버지가 아랫목에 누워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날이면 커다란 쥐로 보이곤 했다. 그런 아버지에게 어머니는 걸걸한 목소리로 술 먹은 입을 꺼매 버리겠다고 악을 쓰며 한바탕 싸움을 하던 모습을 멀찍이 숨어 보았다.

그럴 때마다 다섯 살 어린 여동생은 그녀의 치마폭에 숨어서 눈만 빼꼼히 내놓고 부들부들 떨었다. 어머니와 아버지의 한바탕 싸움이 끝난 밤에는 천하없어도 일찍 잠이 들어야 한다는 것을 일찍 깨우친 그녀였다. 아님 어린 여동생을 데리고 이웃집에 사는 정자네 집으로 잠을 자러가곤 했다.

그 다음부터 남편으로부터 남자에 대한 모든 환상이 깨져버린 후, 아버지는 어머니 등에 업혀가는 어린아이로 보였다. 남편에게 서러움을 당하여 친정이라고 가보면 그 어린 아이는 어머니 등에 업혀서 떠먹여 주는 밥을 따박따박 받아먹고 있었다. 그 어린아이를 업었던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그 어린아이는 며칠을 식음을 전폐하고 시름시름 앓았다. 어머니는 그 어린 아이가 일하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도록 많은 유산을 남겼다. 그 남겨준 유산 덕분에 선영을 의지하여 죽음을 맞이하였지만, 한 번도 아버지가 담이었던 적이 없었다.

동생 지영의 길쭉한 팔, 손가락, 신비감을 주는 약간 쳐진 눈꺼풀은 항상 조는 듯했다. 코는 가늘고 예뻤다. 입은 작고 도톰했으며 작은 귀에 비해 귓불이 넓어 선영이 지영의 귓불을 만지작거리기도 했다. 작은 새처럼 징징징 뛰어다니면 밝은 눈으로 사랑스럽게 동생을 바라보았다. 그러던 지영이 처녀가 되어서도 가녀리고 어린애 같은 몸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의 작은 젖가슴에 비해서 지영은 가슴만은 컸다. 가끔 그런 지영의 가슴을 바라보며 남편이 그녀의 작은 가슴을 나무라곤 했다. 그러면서 선영의 한쪽 유두가 함몰되어 있는 것을 볼 때마다 지영의 가슴을 예찬하며 그녀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그런 지영이 선영은 자신의 집에 오는 것을 극도로 꺼리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지영과 멀어져 보지 못한 지가 여러 해이다.

동생 지영이 중세 시대에 태어나지 않아서 다행이지 일반 사람들과 같지 않게 신비스럽고, 더욱 남편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는 그녀의 처지를 알면서도 그녀를 시기하고 남편과 싸움을 일으키게 하여 초조와 불안에 싸이게도 했다. 그런 마녀적인 행동을 알기라도 한다면 화형에 처했을지도 모른다. 지영이 거짓말을 잘 했으면 선영은 거짓말을 할 줄 몰랐다. 솔직하다 못해 그 솔직함으로 다툼이 일어날 정도였다.

그런 지영이 요즘은 가끔 생각나다가도 고개를 저었다. 아마 그녀의 변해버린 몸을 보면. 질퍽한 시궁창에 누워있는 돼지를 보듯이 할지도 모른다. 총명한 눈빛은 게슴츠레해서 초점을 잃고, 어떤 때는 묻는 말에 대답도 하지 않으면서도, 어떤 때는 시키지도 않은 말을 쉴 새없이 쏟아내어 사람을 당황하게 한다고 자신을 동생이라 부르지 말라고 할 것이다.

선영이 지금은 펑퍼짐한 몸매를 하고 있지만, 처녀적만 해도, 아니 결혼 10여전만 해도 꽤 아름다운 여자였다. 길게 늘어뜨린 머리칼은 빛이 났고, 외출이 잦지 않아 피부는 희디 흰 우유 빛이었다. 오똑한 콧날이 붉은 조명등 불빛을 받을라치면 영혼이 젖어들었다.
 
 쌍커풀이 없는 눈은 젖어든 영혼을 흠씬 빨아들이고도 남았다. 잘록한 허리에 말 엉덩이처럼 발달한 엉덩이 위에 팔을 두르기라도 한다면 그녀를 안지 않고는 배겨나지 못한다. 그 감각을 남편은 일찍 그녀에게서 발견하고 그녀를 수중에 넣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으니, 선영이 일찌감치 여러 남자를 만났다면 좋은 남자, 나쁜 남자를 가려내는 방법을 알아냈으련만, 사탕발림과 끝없이 내미는 선물 꾸러미에 주위 남자들을 쳐다 볼 수가 없었다. 아니, 남편은 교묘하게 선영이 다른 남자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지혜롭게도 차단시켰다.

날씬한 종아리로부터 내려온 발목은 가늘고 곧았다. 발은 통통하여 입맞춤 하고 싶은 발이었다. 특히 그녀의 목소리는 달콤하고 부드러웠다. 그러나 남편과 살고부터는 걸걸한 소리가 가끔 나오기도 한다. 이럴 때는 선영은 소스라치게 놀라 아예 말을 하지 않기도 했다.

그녀의 뛰어난 외모는 한 번 더 사람들이 쳐다보았다. 말수가 적어 실수가 적었으며, 말을 하지 않고 있어도 한 번 더 바라보았다. 지금은 아름다웠던 그녀의 사진을 보여주어도 믿지 않을 정도로 변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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