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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블러핑 ‘투표기계들’ 때문에 승리?

[편집위원장 칼럼] 거짓이 판치는 정치 vs 사람이 대접받는 정치

임두만 | 기사입력 2015/06/29 [22:41]

박근혜의 블러핑 ‘투표기계들’ 때문에 승리?

[편집위원장 칼럼] 거짓이 판치는 정치 vs 사람이 대접받는 정치

임두만 | 입력 : 2015/06/29 [22:41]

[신문고 뉴스] 임두만 편집위원장 = 유승민 거취 때문에 벌어지고 있는 새누리당 내분이 점입가경이다. 친박과 비박의 공중전은 언론에서 치열하고 물밑의 샅바싸움은 눈에 보일 지경이다. 한때 박근혜 비서실장을 지낸 원조친박 유승민이기에 더 흥미진진하다.

 

▲  평택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   ©박훈규

 

원내 160석 새누리당은 친박 비박 반박 친이 중도 등으로 계파를 분리하지만 맹목적으로 박근혜 권력을 지켜야 하는 소수 친박과 다수의 비박 또는 반박으로 쪼개져 있다. 그런데 친박은 현 박근혜 대통령 권위가 제일 중요하며, 그를 위해 어떤 희생도 감당하려 한다. 하지만 다수 비박들은 이대로라면 다음정권이 어렵다는 계산으로 맹목 친박에 대항하고 있다. 이 상황이 오늘 벌어지고 있는 국회법 거부권 파동을 불러일으킨 유승민 정국이다.

 

오늘 새누리당은 유승민 거취를 두고 긴급 최고회의까지 열었지만 문제를 매듭짓지 못했다. 이에 대해 김무성 대표는 “의총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하고, 유승민 본인은 “더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이 새누리당 최고회의 결과에 대해 청와대는 어떤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시간을 달라고 한 만큼 현재로선 상황을 지켜보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지만 청와대의 강공에도 유승민 원내대표에 대한 사퇴 요구가 사실상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결국 유승민의 거취는 유승민 스스로 내리는 일만 남은 셈이다.

 

김무성 대표가 의총에서 결정하겠다고 말했으나 이 또한 해법은 아니다. 의원총회 결정이란 원내대표 불신임안을 상정하고 표결하며 통과시키는 수가 강제하차를 시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하지만 현재 새누리당 의석분포상 친박은 많아야 60명, 실제 30~40명 안팍으로 본다.

 

인사문제는 무기명 비밀투표인데 이런 인적구성을 아는 친박 측이 이 같은 극단적인 방식으로 갈 수 없다. 가면 지는데...갈 바보는 없다. 때문에 언론은 서청원 이정현 김을동 김태호 등이 사퇴하면서 김무성 체제를 흔들어버릴 수도 있다고 예측하지만 절대로 그러지 못한다. 친박 최고위원들이 사퇴하면서 대표의 사퇴를 끌어낸다고 해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당헌 상 전당대회 차점자로 이어지는 대표 승계순위를 따르면 2위 서청원, 3위 김태호, 4위 이인제, 5위 김을동으로서 서청원 김태호 김을동 사퇴로 김무성 사퇴를 끌어 냈을 때 당헌으론 4위 이인제가 대표 승계권자가 된다.그러나 전당대회 직선 지도부 5명 중 4명이 사퇴하고 여성을 뺀 남성 꼴찌 당선자가 대표가 되는 지도부라면 그 당은 당이 아니다.

 

이에 이인제도 사퇴가 불가피하다. 그렇게 이인제가 사퇴하면 당은 비대위 체제가 된다. 그런데 유 원내대표가 자진사퇴 전에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비대위원장은 유 원내대표가 된다. 소속의원 직선으로 당선된 원내대표가 유일하게 정통성이 있는 지도부이기 때문이다. 결국 유 원내대표가 자신이 직접 비대위원장을 맡든지 다른 사람을 추천하여 중앙위 결의를 받아야 한다.

 

이리되면 어떻든 원내대표를 사퇴시키기 위해 지도부를 흔들었는데 되려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당 대표 직인을 갖게 되는 아이러니...결국 지금 시끄럽게 구는 친박들은 의총에서 의원들 투표로 유승민 원내대표를 하차시킬 수도 없고, 최고위원 사퇴 등으로 지도부 공백사태를 만들겠다는 협박도 할 수 없다. 지금 친박의 으름장은 블러핑이란 말이다.

 

그렇다면 블러핑 외에는 없나? 블러핑이 아니라면 강압이 있다. 뒷전에서 국세청 검찰 등을 이용, 유승민과 가까운 친인척 등에게 사찰 등의 압박으로 유승민이 못 견디고 물러나게 하는 강압이 남았다. 그거야 박근혜 권력이 선택할 문제지만 그 또한 일시적이다. 임기 절반을 지나가는 대통령 권력에게 막무가내 충성할 권력기관? 의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친박은 실상 유승민의 자진사퇴 외에는 어떤 카드도 갖고 있지 않다. 그러니 더 시끄럽게 구는 것이다. 진돗개나 세퍼트 등 맹견은 심하게 짖지 않는다. 심하게 짖는 개는 체구가 작은 종류의 개다. 스스로 위험을 느끼니까 “내가 이처럼 무서운 존재야”를 과시하려는 거다. 맹수는 조용히 나타나서 먹을거리를 사냥한다. 맹수가 사냥 전에 사냥감에게 존재를 노출시키면 사냥은 100% 실패다. 도박사는 현찰이 많으면 블러핑을 하지 않는다.

 

이처럼 대통령과 친박의 블러핑은 모두에게 들켜버려서 한계를 맞았다. 대통령이 결기를 세우고 배팅을 했는데 뒤에 댈 현찰도 없다. 그래서 오늘 청와대는 "시간을 달라고 한 만큼 현재로선 상황을 지켜보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사실 이 멘트 외에는 더 할 수 있는 말도 없다.

 

하여, 지금 새누리당과 청와대는 곳곳에서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을 것이다. 이대로 대통령의 권위가 망가지면 안 된다는 암묵적 합의 하나로 유승민을 끌어 내리기 위한 출구전략이 그거다. 하지만 사실상 유승민에게 다음 공천을 확약하는 거 말고 출구전략은 없다. 국정안정을 위하여 대승적 결단을 내려달라고 아무리 말해도 여기서 어떤 미래에 대한 확약없이 물러난다면 아주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유승민으로선 안 들으면 그만이다.

 

그래서 유일한 출구전략이 김무성 대표가 “내가 책임지고 당신 공천을 확약할 것이니 이번에 후퇴해라”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하고 유승민이 그 말에 대한 신빙성을 가져야 한다. 그 신빙성은 친박과 청와대, 그리고 김무성의 신사협정이다.

 

즉 ‘청와대와 친박은 김무성 당권을 흔들지 않는다. 그 담보로 유승민 후임 원내대표를 내지 않는다. 차기 공천에 청와대와 친박은 개입하지 않는다’ 정도의 신사협정이 맺어진 뒤 이를 가지고 김무성이 유승민을 설득하고 유승민이 믿어야 한다. 이 정도가 최소한 서로가 다치지 않는 신사협정이다. 이것이 김무성이 말한 파국을 막는 길이다.

 

그런데 청와대는 신사협정이 아니라 무조건적 굴복을 원한다. 무기가 콘크리트 지지층 30%다. 박근혜 대통령이 ‘배신자’ 운운하면서 ‘국민심판’을 말한 것은 “당신들이 이런 내 지지층 없이 당선돼?” 이거였다. 김무성이나 여권 핵심부가 이걸 무시하고 “그거 다 당신 지지층 아니오”하며 깔아뭉개면 사실 청와대는 방법이 없음에도 ‘대통령 권력’을 믿고 있다.

 

그렇다면 그 ‘대통령 권력’이라는 30%지지층은 말 그대로 박근혜 콘크리트 지지층인가? 박근혜가 비토하면 그 30%가 따라서 반박 후보자에게 투표하지 않는 투표기계인가? 설령 유승민이 강압에 밀려 원내대표도 사퇴당하고 공천에도 밀려서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지역이 대구인가? 대구사람은 모두 투표기계인가?

 

천정배는 ‘투표기계’라고 믿었던 광주에서 ‘사람’이 있음을 믿으며 출마. 당선되었다. 김부겸은 홀홀단신으로 ‘투표기계’들이 즐비한 대구에 출마, 그곳에도 사람이 40%가 있음을 확인했다. 투표기계가 아니라 사람이 사는 곳이라야 무대뽀 권력에게 농락당하지 않는다.

 

앞서 여러 사실적 관계를 나열하면서 민주적 방식으로 새누리당 친박계가 유승민 낙마를 관철시킬 수 없음을 말했다. 그런데도 권력이 민주적 방식이 아닌 물리적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면 이는 자신들이 믿는 ‘투표기계’들 때문이다.

 

국내 유일의 데이터정치 평론가인 최광웅 극동대 교수는 자신의 저서 ‘바보선거’에서 맹목적 투표를 하는 ‘투표기계’들을 ‘바보’로 칭하고, 그 결과가 지역낙후 예산차별임을 생생하게 고발하고 있다. 그 대표적 지역이 대구와 호남이다. 계산적 투표를 했던 충청권이 가장 대우를 받았음도 확증했다. 이제야말로 권력자도 당권을 가진 특정 계파도 ‘사람’을 ‘투표기계’로 보는 블러핑을 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지금 벌어진 도박판 구경하는 재미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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