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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역사인식으로 배우는 교훈

‘구국의 혁명’에서 ‘헌법 훼손행위’로 재평가될 때까지 23년이나 걸려

오주르디 칼럼 | 기사입력 2012/09/26 [00:23]

박근혜의 역사인식으로 배우는 교훈

‘구국의 혁명’에서 ‘헌법 훼손행위’로 재평가될 때까지 23년이나 걸려

오주르디 칼럼 | 입력 : 2012/09/26 [00:23]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5.16과 유신은 매도당하고 있다.....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그런 왜곡된 역사(5.16과 유신을 비판하는 것)를 바로 잡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후  아버지 박정희의 과오를 정당화하는 발언을 계속 해왔다. 

‘구국의 혁명’에서 ‘헌법훼손’까지 23년 걸렸다 

  평소에는 “역사와 국민의 판단” 운운하며 아버지의 과오를 비호하다가, 대선 출마 등 중요한 정치적 행보를 앞둔 상황에서는 피해자와 유가족을 찾아 사과를 하기도 했다. ‘정치적 사과’였다. 그런데도 이렇게 주장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25주년 되는데 20년 이상 사과했다.”(2004년 한나라당 대표 시절)

   그랬던 박근혜 후보가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열어 “5.16과 유신, 인혁당 사건들은 헌법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의 정치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구국의 혁명’이 그의 입에서 ‘헌법 훼손행위’로 재평가될 때까지 걸린 시간은 23년. 1989년 KBS에 출연해 대중에게 5.16에 대해 입을 연 그때부터 계산하면 그렇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모든 행위에는 그 결과에 따라 옳고 그름, 부정적인 면과 긍정적인 면, 득과 실, 공(功)과 과(過), 만족과 불만족 등의 명암이 엇갈린다. 그렇기에 행위의 결과에서 교훈을 얻기도 한다. 

  긍정적 요소는 한 둘, 부정적 요소와 패착은 여럿

  박 후보의 이번 기자회견에서도 배울 교훈이 있다. 교훈을 말하려면 먼저 이번 기자회견의 ‘명암’을 따져 봐야 한다. 밝은 면은 뭐니 뭐니 해도 박 후보가 역사적 진실에 한 걸음 다가섰다는 것이다. 5.16은 쿠데타이고, 유신은 독재의 폭거였으며, 인혁당 사건은 날조된 것이라고 말하지 않고 ‘헌법훼손’이라는 말로 두루뭉술하게 표현한 게 유감이지만 말이다. 

  부정적인 요소와 패착도 있다. 이 부분에서는 다소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될 수밖에 없어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가급적 ‘중론’에 해당하는 평가에 주장의 기반을 두려 한다. 

 ▲ 너무 늦었다.

  박 후보가 대선 출마 선언 즈음 이렇게 말했더라면 어땠을까? 그 당시 기자들의 역사인식과 관련한 질문에 ‘5.16은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하지 않고 ‘헌법 훼손행위’라고 답했더라면 많은 것이 달라졌을 것이다. 

  그랬더라면 그의 지지율이 강고한 상태를 유지됐을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후보의 기세도 지금과 같지 않았을 것이고, 안철수 후보의 등장에 이토록 많은 사람의 환호가 쏠리지는 않았을 지도 모른다. 

  ▲ 프레임이 잘못됐다.

  출마 선언부터 ‘아버지 프레임’을 내세웠다. ‘아버지 50년을 넘어 새로운 30년의 초석을 놓겠다’며 출마연설의 상당부분을 ‘아버지’에게 헌정했다. 듣는 이들에게 ‘과거’가 생각나도록 재촉한 셈이다. 이때부터 ‘5.16과 유신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그에게 쏟아졌다. 

  아버지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면 가라앉아 있는 오물까지 떠오를 거라는 걸 간과했던 것 같다. ‘박근혜가 출마한 대선’이 아니라 박정희의 망령이 출마한 것인 양 착각하게 만들었다. ‘아버지 효과’가 어느 정도일지에 대한 분석에도 다소 착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스스로 자초했다.

  그의 역사의식을 비판하는 여론 앞에 지나치게 당당했다. 5.16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가며 “국민 절반 이상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그런 사람은 국민이 아니냐”고 말해 스스로 유권자를 절반으로 갈랐다. 한쪽만의 지도자임을 자처한 꼴이다. 

  그러면서 ‘100% 대한민국’을 외쳤다. ‘반쪽’만 가지고도 가겠다더니, ‘100%’라는 완전수를 외치는 모순을 빚었다. 5.16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반대하는 쪽을 어떻게 100% 안에 우겨 넣으려는가 하는 의구심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일각에서는 파쇼적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 예선과 본선을 구분하지 못했나?

  박 후보를 ‘선거의 여왕’이라고 추켜세운다. 그럴만 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그 칭호가 과장됐다는 걸 알 수 있다. 자신의 선거에서도 여전히 ‘여왕’이었을까? 그렇지 않다. 그는 여태껏 ‘골목 싸움’만 해왔다.

  자신의 선거가 치러진 무대는 두 곳이다. 대구 달성과 한나라당. 따지고 보면 ‘적’이 없는 승부만 해온 셈이다. 2007년 대선에도 ‘진검승부’를 해보지도 못한 채 경선에서 탈락했다. 이번 대선에 출마하면서 그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2007년 대선 때 다 나온 얘기고, 검증된 거다. 새로울 것 전혀 없다.”

  오판이다. ‘스파링’과 본시합의 강도를 염두해두지 않았던 것 같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5.16과 유신에 대해 비판적인 이들이 적지 않다. 이재오, 정몽준 등은 아예 대놓고 비판해 왔다. 그래도 그들은 ‘한 지붕 가족’이다. 당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그저 티격태격할 뿐이다. 하지만 본선을 다르다. 사나운 적과 목숨을 건 혈투가 벌어지는 본선에서 5.16과 유신은 매우 효과적인 공격지점이 된다. 적에게 ‘박근혜의 아킬레스건’은 바로 ‘아버지 시절’이다. 

  ▲‘정치적 사과’였나?

  사과를 하면서 앞뒤에 꼭 토를 달았다. 이번 기자회견도 마찬가지. ‘사과’라는 단어 앞에 수많은 수식어를 첨가했다. 아버지를 ‘기적을 이룬 지도자’라고 추켜세웠고, 사과라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대통합’ ‘미래’ 등의 정치적 구호를 등장시켰다. ‘구국의 혁명’에서 ‘헌법 훼손’으로 자신의 역사관이 바뀐 배경에 대해서는 한 마디 언급도 없이 말이다. 

  이러니 ‘입으로 한 사과’로 보일 수밖에. 자신의 역사관을 확 뒤집은 그날 오후, 부산에 내려간 박 후보는 말춤을 추며 이런 얘기를 했다. “네거티브라든가 또는 과거논쟁 이런 것으로 일관돼서는 우리가 국민에게 희망이 될 수 없다.” 자신을 둘러싼 과거논쟁을 단지 ‘네거티브’로 보고 있다는 것을 에둘러 한 말로 들린다. 이러니 아무리 사과를 해도 그 진정성을 의심 받는 거다. 

 


 

▲유권자를 너무 쉽게 보는 건가?

   ‘역사관’을 바꾼 기자회견이 있기 10일 전만해도 여전히 5.16과 유신을 두둔했던 그였다. 그러다가 한 순간에 말을 바꿨다. ‘구국의 결단’이라는 영웅적 사건을 한방에 ‘헌법훼손’이라는 불법적 만행으로 만드는데 결린 시간은 딱 10초였다.

 이래도 저래도 따라올 거라고 생각했나 보다. 그렇지 않다면 이런 기자회견을 열지도 않았을 터. 말을 바꿔도보수지지층의 자신에 대한 지지는 흔들리지 않을 거라는 것을 전제로 한 행위다. 국민 절반 이상이 5.16과 유신에 긍정적이라던 그가 왜 이런 기자회견을 열었을까? 아무튼 유권자를 경홀히 여기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박근혜 기자회견’을 통해 얻은 교훈

  박 후보의 기자회견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이 적지 않다. 대충 정리하면 이 정도가 되지 않을까?

 

①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법, 그 때를 놓치면 효과가 반감되거나 낭패를 볼 수 있다.

②부모의 후광에 대한 의존도가 크면 일을 망칠 수도 있다.

③민심이 천심. 여론을 등지면 곤혹을 치르게 된다.

④처지와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지 못하면 헛발질로 끝난다.

⑤진심이 담기지 않은 말에는 귀를 막는다.

⑥유권자를 만만하게 봐서는 안된다. 이제는 ‘스마트 유권자’ 시대다.

 
  박 후보의 ‘역사의식 교체 발언’과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가 어떤 결과를 낳을 지에 대한 판단을 유보한다 하더라고, 이번 기자회견으로 얻을 수확이 크지 않을 거라는 게 중론인 듯하다.

[소셜미디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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