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과 해탈] 暻井 강욱규. 시원하던 바람도 따뜻하고 밝던 햇살도 청량히 해갈되면 물 한잔도 어여쁘고 사랑스럽던 꽃도 마냥 좋던 게 그냥 싫을 때가 있다. 그럴 땐 잠자코 가만히 있으라. 맘 속 잠재된 상처들이 무의식에 탑 되어 쌓이게 된 것이리니. 그때 조용히 가만있지 않으면 그 탑은 남 찌르는 칼 될 수도 있으나 가만 있으면 서서히 탑은 허물어지리니. 미움은 상처들의 합창소리요 그때 짜증은 합창의 지휘자라 관객 없는 척 조용히 가만히 있으라. 미움도 그렇다 여김도 미움이니 그건 사랑이란 소각장에서만 탄다. 활활 태워라 남김없이 재마저도. 즐거움은 가볍게 어슬피 쌓이고 상처는 무겁고 정교하게 놓인다. 마냥 기껍던 게 어느날 갑자기 그냥 싫다면 조용히 가만히 있으라 모두 지난 상처때문이니. 사랑의 불씨를 키워라. 며느리 불씨처럼 고이 간직해라 그리고 그 탑을 태워라. 그리하면 어느날 갑자기 싫어질 때 있 듯 어느날 갑자기 모두 좋아지리라. 이 영혼 이 몸으로 한 번 뿐인 인생사 구원이 따로 있으리오 해탈이 따로 있으리오. <저작권자 ⓒ pluskore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시인, 칼럼니스트, 공인중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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