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중국정부가 국가적 차원에서 진행하는 '동북공정'은 바로 동이족에 대한 열등감을 무마시키고 동이족의 조상인 '3황5제'까지 중국화함으로써 단군.부여.고구려.대진(발해)국을 모두 중국화하려는차원에서 결과적으로 단군을 국조로 삼고 있는 대한민국 자체를 역사적으로 복속시키겠다는 장기적인 계획인 것이다. 현재 남방식 고인돌 무덤양식의 변형인 무덤양식을 비롯하여 빗살무늬토기 등이 출토됨으로써 사실 '한반도 문명'에서 기원하여 백두산 문명(중국은 '여명문화'라 부른다)을 거쳐 가는 '홍산문명'은 중국의 황하문명과 단군조선의 젖줄로서 중국정부가 가장 중시하는 지역으로 동북공정의 핵심 유적지로 삼으려 하는 이유다.
즉, 동북공정은 단순히 고구려.대진국(발해)의 역사를 왜곡하는 차원을 넘어 단군조선까지 집어 삼키겠다는 장기적인 계획인 것이다. 참고로 거대한 궁궐터와 신전이 발굴된 '홍산문명'은 소위'단군신화'에 나오는 '웅녀족'이 그 실체인 모계사회였으며, 커다란 용의 모양을 한 돌더미들이 발굴되어 중국이 토테미즘적 차원에서 숭상하는 '용'문화도 사실은 우리 동이족의 문화임을 입증했다. 즉, 중국의 문화는 엄마되는 동이문명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다는 반증인 것이다.[편집자 주]
1. ‘동북공정’의 후속으로 ‘요하(홍산)문명’을 새롭게 설정하고 있다. 동북공정에 대해서 많은 이들이 분노하고 있는 사이에, 중국에서는 그 후속 논리로 요동과 요서를 포함한 만주지역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요하문명권’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물론 그 요하문명권 내의 모든 고대 민족들은 모두 중화민족이라는 전제가 깔려있다. 결국, 하상주단대공정(夏商周斷代工程)→중화문명탐원공정(中華文明探源工程)→동북공정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역사관련 공정들의 최종 목표는 세계 최고(最古)의 ‘요하문명’을 바탕으로 ‘대중화주의’를 완료하는 것이라고 보인다. 모든 공정이 완료되는 순간 고구려, 발해는 물론이거니와 이 지역에서 발원한 고조선까지도 완벽하게 중국사에 편입되는 것이다.
2. 만주지역 ‘요하(홍산)문명권’을 세계 최고(最古)의 문명권으로 이제까지 중국은 중국 역사의 근원을 북경원인의 출토지인 북경 인근의 구석기시대와 황하 중류의 신석기시대 앙소문화(仰韶文化)를 포함하는 ‘황하문명권’으로 잡고 있었다. 앙소문화는 기원전 3000년까지 올라가는 농경 신석기문화로, 유목을 바탕으로 한 북방문화와는 구별된다. 예로부터 중화민족은 만리장성을 ‘북방한계선’으로 하여 북방 민족들과는 분명한 경계를 두었었다. 그런데 20세기 중반이후 장성 밖 동북 만주지역에서 중원문화보다 시기적으로 앞서고 더 발달된 신석기문화가 속속 확인됐다. 이 지역 신석기문화인 소하연(小河西)문화는 기원전 5500년, 사해(査海)문화는 기원전 5000년까지 올라간다. 특히 기원전 3500년까지 올라가고 대규모 적석총과 제단이 확인된 요하(遼河) 일대의 홍산문화(紅山文化)의 발견은 중국으로서는 충격이었다.
요하 일대의 각 유적에서는 중원문화권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한반도에서 많이 보이는 빗살무늬토기, 고인돌, 적석총, 비파형동검, 다뉴세문경 등이 대량으로 발굴되었던 것이다. 이것은 모두 내몽골-만주-한반도로 이어지는 북방문화 계통이었던 것이다. 한반도는 이 ‘요하문명권’을 바탕으로 중원문명을 흡수하며 역사를 형성해 왔고, 중국은 이러한 요하문명권과 한반도의 연계성을 단절하고, 요하문명권을 세계 최고(最古)의 문명권으로 만드는 작업을 국가의 전략으로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80년 초 ‘통일적다민족국가론’을 바탕으로 ‘현재의 중국 국경 안에 있는 모든 민족의 역사를 중국사에 포함’하려는 중국은, 황하문명권보다 이르고 발달된 ‘요하문명권’을 중화문명의 발상지의 하나로 재정립하고 있다. 곧, ‘중국의 요하문명권’이 이집트나 메소포타미아 보다 이른 세계 최고(最古)의 문명이라는 논리를 만들어 가고 있다. 2005년 7월 24-31일까지 적봉에서는 홍산문화 명명 50주년을 기념한 <홍산문화 국제학술대회>가 열렸다. 중국학자 100여명과 외국의 학자 15명을 초대하여 50여 편의 논문이 발표되었다. 중국 학자들도 홍산문화의 주인공을 예맥족의 문화로 본다. 그러나 이런 학술대회를 통해 중국의 홍산문화를 주도한 예맥족들이 남하하여 고구려 등을 세운다는 논리를 전파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2006년 6월부터 9월까지 심양 요녕성박물관에서 <요하문명전>이 열리고 있다. 이 전시의 핵심 주제인 ‘화하일통(華夏一統)’은 중국(華夏)이 요하문명권을 통일(一統)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뒤에서 다시 상론한다.
이런 요하문명권을 확립하기 위한 선행 작업으로, 9차 5개년 계획인 ‘9.5계획(1996-2000)’에서는 ‘하상주단대공정’이 진행되었다. 대대적인 발굴, 연대 측정, 일식·월식 기록의 비교 연구 등을 통해서 하․상․주의 존속 연대를 공식적으로 확정지었다. 하(夏)나라 존속연대( B.C. 2070 - B.C. 1600)의 공식화는 중국의 ‘역사시대’를 무려 1229년이나 끌어 올린 것이다. ‘하상주단대공정’의 후속 작업으로 ‘10.5계획(2001-2005)’의 일환인 ‘중화문명탐원공정’을 시행하고 있다. ‘중화문명의 근원을 탐구한다’는 ‘중화문명탐원공정’은, (1) 신화와 전설의 시대로 알려진 ‘3황 5제’의 시대까지를 중국의 역사에 편입하여 중국의 역사를 1만 년 전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1) 황제이 손자인 고양씨(高陽氏) 전욱(顓頊)과 고신씨(高辛氏) 제곡(帝嚳) 두 씨족 부락이 지금의 하북성과 요녕성이 교차하는 유연(幽燕)지역에서 살면서 모든 북방 민족들의 시조가 되었으며, (2) 만주지역 ‘요하문명권’의 핵심인 홍산문화는 고양씨 전욱 계통에 의한 문명이며, (3) 고주몽의 ‘고’씨 성도 고양씨의 후예이기 때문에 붙은 것이라고 본다. 결국 이집트나 수메르 문명보다도 오래된 ‘세계 최고(最古)의 문명’임을 밝히려는 거대한 프로젝트인 것이다.
‘요하문명권’을 통해 21세기 ‘대 중화주의’의 청사진을 그려가려는 중국의 입장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역사적으로 한민족과 경계를 다투던 만주지역을 확실하게 중국사로 편입해서 한반도 통일 이후에도 논란이 일지 않을 정도로 확실하게 ‘대 한국(혹은 한반도) 전략’의 수립하는 것이었다. 그 구체적인 전략이 동북공정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보인다.
우리가 주의해서 보아야할 것은, (1) 제1전시실에서 보듯이 ‘중화문명의 첫 번째 서광이 요하 유역에서 일어났다.’고 보는 시각과, (2) 제2전시실에서 보듯이 이 지역이 ‘상·주 시대부터’ 중원왕조에 속해 있었고, 이 시기에 소수민족들은 이미 ‘다원일체(多元一體)’의 관계로 중화민족 안에 들어왔다는 시각, (3) .제3전시실에서 보듯이 진(秦)·한(漢) 시대를 기점으로 이 지역이 중원왕조의 판도에 들어왔고, 이 시기에 고구려를 포함한 각 소수민족들이 ‘중국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민족 대융합’을 통해 ‘중화민족으로 통일’되었다는 시각이다. 이런 요하문명권 논리를 바탕으로 동북공정을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학자 가운데 하나인 경철화(耿鐵華: 통화사범대학 고구려연구소 부소장 겸 교수)는 “요서 지방에서 발생한 홍산문화가 서쪽으로 가서 은나라를 세우고, 동쪽으로 옮겨와 고구려와 부여 같은 나라의 기원이 되었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중국에서는 아즈텍문명, 마야문명을 일으킨 이들도 상나라의 후예들이라는 논리도 개발하고 있다. 우실하 (한국항공대 교양학부 교수, 사회사상, 한국문화사) 그림.사진자료/윤복현
[편집자 주]기하학적 문양으로 장식된 채색토기가 특징인 앙소문화는 감숙, 섬서, 하남성 서북지역을 포함하는 위수-황하 유역을 따라, 대략 기원전 5000년경에 출현하여 2,000여 년간 지속되었다. 이 앙소문화는, 서부 아시아로부터 중앙아시아의 초원과 산맥을 가로질러, 하서주랑을 통과 해 중국대륙에 도달 하는 지역이다. 앙소문화 지역에서 사용되던 원시 한장어(漢藏語) 계통 언어가 마침내는 전 중국대륙의 모든 언어를 대체하게 끔 되었다. 만다린(普通話)은 비록 구조적으로 상당히 알타이어화가 되기는 했지만, 근본적으로는 한장어 계통 언어인 것이다. 이 앙소문화는 동남 아시아에서 북상하여 중원에 정착한 지금의 중국 한족(하)들의 조상들의 문명과 직접적으로 관련된다. 기원전 4000년, 하서주랑과 황토고원북부에 하족이 살고 있었고 진남관 중 일대에는 화족이 살고 있었다. 당시 회하이남과 한강(漢水-호북성에 있는 장강의 지류)류역에 치우라는 선인(先人)이 살고 있었다. 하족의 황제(중국의 조상.동이족 황제헌원이 하족의 우두머리가 되다)가 동쪽으로 진군하며, 화족의 염제신농(동이족으로 중국의 시조로 추앙되고 있다)를 전승한후 연맹을 달성하게 된다. '화'와 '하' 이 두족이 점차 융합하여 '화하족'을 이룬다. 그리고 이후 화하족과 기타민족이 동화, 융합되여 한나라때에 이르면서 "한족"이라 불렀다. 따라서 화.하족 중 동이족에 속하는 염제신농의 화족이 북방 알타이어 민족이라고 볼 때 현재 중국어가 된 남방계 언어를 사용한 하족이 고대 동이족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한족]이라고 할 수 있다. 인종학상 [몽골로이드]라는 동일 민족이나, 언어.문화적으로는 고대 동이족들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민족이 바로 [하족]이다. 이 '화'족은 중국의 조상으로 삼는 동이족인 '황제'를 우두머리로 삼아 중국의 시조로 삼는 동이족인 '염제신농씨족'와 결합하여 '화하족'을 이룬다. 숫적으로는 '하족'이 많았기에 언어가 동이족과는 전혀 다른 남방계 '하족언어'를 사용하게 되었으나, 문화적으로는 동이족의 절대적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고 추정된다. <저작권자 ⓒ pluskore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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