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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라", 세월호 선장 -정부 구조기회 앗아가며 하는 말

실종자와 구조자수가 8번 번복되고 “선체진입 성공”이 “실패”로 정정

오주르디 칼럼 | 기사입력 2014/04/27 [08:18]

"기다려라", 세월호 선장 -정부 구조기회 앗아가며 하는 말

실종자와 구조자수가 8번 번복되고 “선체진입 성공”이 “실패”로 정정

오주르디 칼럼 | 입력 : 2014/04/27 [08:18]
 

[플러스코리아타임즈 오주르디] 사고 당일인 지난 16일 오전 8시 52분. 안산 단원고 최덕하 군은 119버튼을 눌러 “살려달라”고 외쳤다. 구조요청을 받은 소방본부는 목포 해경으로 전화를 연결했고 3자 통화가 시작된다. 해경은 “경도와 위도를 말하라”라며 배의 위치를 물어 시간을 허비했다. 최 군은 23일 밤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선상(船上) 상식과 기본 무너뜨린 “기다려라” 

최 군 말고도 구조요청 전화를 한 세월호 승객은 모두 23명. 최군이 전화를 건 직후부터 시작해 9시 23분까지 승객들의 구조전화가 폭주한 것이다. 세월호 선장이 배가 침몰 중이라는 신고를 해경에게 한 시각은 8시 56분. 최 군보다 4분 늦게다. 

배가 급히 기울고 있었다. 더 기울어지기 전에 빨리 승객들을 갑판으로 대피시키고 구명 장비를 작동시켜야 했다. 승객들이 배를 떠날 수 있도록 선장은 사태를 지휘해야 한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대신 선박직 승무원과 함께 승객을 버리고 탈출할 궁리를 하고 있었다. 

상식이 무너졌다. ‘갑판으로 올라가라’는 방송이 나와야 할 판에 선장은 “움직이면 더 위험하니 현재 위치에서 기다려라”는 엉뚱한 지시를 내린 것이다. 배가 60도 이상 기울어 아수라장이 될 때까지 ‘탈출 방송’은 나오지 않았다.  

자신들은 기다리지 않았다 

단원고 학생들과 일반 승객들이 “기다려라”는 말을 믿고 그 자리를 떠나지 않은 채 “살려달라, 무섭다”고 외치는 동안 선장과 선박직 선원들은 배에서 빠져 나갔다. 9시 50경이었다. 세월호 최초 구조자들은 선원과 기관사들이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구조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이 말을 믿은 국민들은 엄청난 참사로 이어지지는 않을 거라며 안심했다. 오전 10시. 박 대통령은 자신만만한 멘트를 내놓는다. “단 한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세월호가 완전히 침몰할 무렵 언론들은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라는 보도를 연신 내보냈고 오후 2시 중대본도 경기도교육청이 확인한 사실이라며 “단원고 학생 전원구조, 현재 구조인원 368명”이라고 발표했다. 이미 탑승객 77%가 구출됐다는 소식을 접한 국민들은 안타까워하면서도 “다행이다”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대통령이 그린 그림과 현장은 ‘천양지차’

오후 4시 30분. 중대본은 “구조자가 368명이 아니라 164명”이라고 정정한다. 이럴 수가 있나 놀라서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는 국민들에게 “구조자를 이중으로 계산해서 생긴 착오”라고 해명했다. 착오로 자그마치 202명이나 잘못 셌다니. 이때부터 국민들은 실종자 가족들과 함께 오열하며 구조작업이 신속히 이뤄지기를 학수고대했다. 

이러자 박 대통령이 중대본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재난 대응시스템의 최종책임자인 대통령이 상황 파악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결정적 단서를 국민 앞에 스스로 공개한다.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었다고 하던데 왜 그렇게 발견하기 어렵습니까?”라며 중대본을 다그친 것이다. 

대통령이 승객들 모두 구명조끼 입고 바다 위에 둥둥 떠 있을 거라는 그림을 그리고 있을 그때, 실종자들은 컴컴하고 차가운 배안에 갇혀 있었다. 사고 발생 8시간, 세월호 침몰 6시간이 지나도록 승객 대부분이 배를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얘기다.  



위기대응 상식과 기본 침몰시킨 “기다려 달라”

어찌 그럴 수 있나. 기본 중의 기본, 상식 중의 상식조차 인지하지 못한 대한민국 정부 수반. 이 정부에게 사태를 수습할 능력이 전혀 없다는 충격적이고 엄혹한 현실 앞에서 국민들은 망연자실해야 했다. 시스템 붕괴를 지켜보는 것보다 상식이 완전히 무너져 내리는 장면을 보는 게 더 곤혹스러웠다. 

실종자와 구조자수가 8번 번복되고 “선체진입 성공”이 “실패”라고 정정되는 등 구조작업은 엉망진창이었다. 안전행정부와 해양수산부가 서로 역할을 결정짓기까지 걸린 시간은 사고가 발생한 지 14시간 만이었다. 실종자 가족들의 애타는 몸부림에 정부가 내놓은 답변은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기다려 달라”가 고작이었다. 

정부에게 위기관리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줬던 박 대통령은 ‘세월호 사태’에서 탈출을 시도한다. 진도체육관을 찾아 실종자 가족 앞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철저한 조사와 원인 규명해서 책임질 사람은 모두 엄벌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세월호 선장과 선박직 승무원들을 ‘살인마’에 비유했다. 

자신은 세월호 참사와 무관할 뿐더러 사태를 책임질 입장에 있지도 않다는 얘기다. 누가 잘못했는지를 가려내 엄벌해야 하는 심판자 역할이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는 얘기다. 최종책임자에서 최종심판자로 스스로 점프한 것이다. 



대통령은 기다리지 않았다

선장은 침몰하는 배에서 가장 먼저 탈출했고, 대통령은 무너진 위기관리시스템에서 제일 먼저 빠져나왔다. 선장을 ‘살인마’에 비유한 대통령이건만 정부 시스템이 침몰하자 신속하게 탈출을 시도한 것이다. 

바다를 향해 통곡하다 의식을 잃기를 반복하는 실종자 가족들에게 정부는 녹음기 틀어 놓은 듯 “기다려 달라”는 말만 계속하고 있다.  

무엇을 기다리라는 말인가. 선장은 “기다려 달라”는 말로 침몰하는 배에서 탈출할 기회를 앗아갔고, 정부는 “기다려 달라”는 말로 구조할 수 있는 마지막 순간을 놓쳤다. “기다려 달라” 이 말은 입 닥치고 벙어리가 돼 달라는 거나 마찬가지다. 

선장이 배에서 보여줬던 행태나 재난에 대응하는 정부 수반의 모습은 닮은꼴이다. 무대를 진도 앞바다에서 청와대로 옮겨 놓았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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