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
高玄子 간혹 참을 수 없는 그리움에 만 리 밖을 떠돌던 바람 불혹의 알몸으로 찾아드는 날에는 살점 하나씩 떼어 날려 보내기도 한다 친절하게도 말이다 계절에 지친 강변에 수북하게 자라 천리향이라도 뿜어낼 기세다 날을 세운 톱니처럼 좁고 기다란 잎은 갱년기의 슬픈 사내 심장을 베을 듯 시퍼렇다 성난 바람의 이빨로 말이다 수년을 같은 자리에서 세력을 과시나 하듯 온몸으로 가을밤을 수태하고 습지천 뚝방길에 황갈색의 작은 꽃을 많이도 생산했다 우주공간을 메울 듯 말이다 너른 강물인 듯 하얗게 부서진다 <저작권자 ⓒ pluskore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프로필
시인, 작사가 한국 저작권협회 회원 현) 한국문인협회 청소년문학진흥위원회 위원장 현)플러스코리아타임즈 기자 일간경기 문화체육부장 역임 현)인천일보 연재 현)대산문학 대표 현)대산문예출판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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