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6자회담타결로 최고의생일선물받아北, 에너지난 타개 등 상황 호전의 기회..북한이 13일 6자 회담에서 상당한 이득을 얻으면서 에너지 위기 등 절박한 경제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맞게 됐다.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오는 16일 65회 생일을 맞아 최고의 선물을 챙기는 데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은 이번 6자 회담에서 핵 시설 폐기에 동의한 만큼 무엇보다 먼저 한국 정부의 지원과 경제협력 등을 얻어낼 수 있게 됐다.
노무현 정부는 기회 있을 때마다 북한에 대한 지원을 재개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온 만큼, 그동안 유보해온 쌀과 비료 지원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6자 회담에서 어느 정도 진전과 성과가 있으면, 적당한 시기에 남ㆍ북관계의 축을 살리고 그런 과정 속에서 인도적인 차원의 쌀이나 그동안 중단된 비료 문제도 논의될 수 있는 사항이라고 밝힌 바 있다. 때문에 대북 지원 재개는 남ㆍ북관계 복원을 위한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장관급 회담을 비롯한 남ㆍ북 당국 간 대화를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이미 최근 적십자 채널을 통해 비료 지원을 요청해왔는데, 이를 계기로 남ㆍ북한 고위급 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남ㆍ북 대화가 재개되고, 핵 시설 폐쇄에 따른 에너지 지원이 시작되면 최악의 경제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제재와 지원 중단으로 어느 해보다 혹독한 겨울을 지내고 있다. 에너지와 식량 및 외화 부족으로 고통을 감수해야만 했다. 특히 에너지 부족은 북한 경제를 빈사 상태에 빠뜨렸다. 북한의 발전 설비 능력은 800만㎾인데 현재 20-30%밖에 가동되지 않고 있다. 대형 화력발전소 8개소 중 한 곳만 제대로 가동 중이다. 이처럼 전력 부족으로 북한의 공장 가동률은 20%대를 기록하고 있다. 식량도 상당히 부족한 실정이다. 한국 정부는 2000년 이후 매년 40만-50만t의 쌀을 지원했으나 지난 해에는 50만t 지원을 유보했다. 때문에 북한의 식량 부족 규모는 90만-155만t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은 이번 6자 회담에서 합의에 따라 우선 중유 5만t을 챙길 수 있다. 북한은 또 핵 시설에 대한 불능화 조치를 취할 경우 나머지 중유 95만 톤에 해당하는 에너지와 쌀 등을 지원 받게 된다. 북한이 이번 회담의 타결로 얻는 이득 중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이다. 북한은 이번 초기 조치에 대한 상응조치 차원에서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의 포기 의지를 가시적으로 분명히 보여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북한이 영변의 5메가 와트 원자로 폐쇄 조치를 이행하는 동안 북한을 테러 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하고, 적성국 교역법도 적용하지 않는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 같은 조치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미국과 북한 간 수교를 위한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북한은 앞으로 실무그룹을 통해 상호 불신을 해소하는 조치를 논의할 것으로 보여, 이를 통한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북한이 이번에 챙긴 소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방코 델타 아시아(BDA)에 동결됐던 통치자금의 일부가 해제된다는 것이다. BDA 문제는 북한의 정상적인 국제 금융거래를 차단해 전반적인 대외무역의 장애를 초래해왔다. 때문에 BDA 문제를 사실상 해결하기로 합의한 것은 북한이 얻어낸 최대의 성과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미국 수석 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13일 “우리는 BDA와 관련된 금융제재 문제를 30일 내에 해결할 것이며, 이를 중국 등 6자 회담 참가국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또 북ㆍ미 관계정상화 워킹그룹 구성을 위한 첫 단계 조치로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을 뉴욕으로 초청,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북한은 핵실험을 실시함으로써 몸값을 최대한 올려놓고 상당부분 실리를 챙긴 셈이다. 진린보(晉林波) 중국국제문제연구소 교수가 “이번 합의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좋은 생일 선물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 것도 이런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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