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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정통사(67), 만국평화회의에 건 기대

안재세 역사전문위원 | 기사입력 2017/10/17 [09:40]

대한정통사(67), 만국평화회의에 건 기대

안재세 역사전문위원 | 입력 : 2017/10/17 [09:40]

 

만국평화회의에 건 기대

광무황제와 밀사들이 그토록 기대해 마지 않았던 만국평화회의는 과연 어떤 것이었던가? 만국평화회의의 시작은 이렇다. 즉, 4231년(서1898) 8월 24일에 러시아황제 니콜라이 2세가 외무대신인 ‘뮤라비요프’백작을 불러서

“세계 만국이 전쟁의 참화에서 벗어나려면 군비확장을 제한하고 만국평화회의를 개최하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라고 의견을 내어 놓자, ‘뮤’백작은 그날부터 각국 대사들에게 그 뜻을 전하고 본국의 의견들을 보내오도록 하였다. 그리하여 여러 나라들이 그 취지에 동의를 표함에 따라서 다음 해(4232년,서1899) 4월에는 네델란드의 헤이그에서 평화회의를 개최하기로 하였고, 마침내 26개국 대표들이 모여서 성공적으로 회의를 열게 되었다.

이 때 대한국은 내외사정이 몹시 착잡해서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는데, 1차 회의에서는 처음 러시아황제가 제안했던 군비축소문제 등이 이루어지지 못했으나 노일전쟁이 끝나자 다시 평화회의를 재개하자는 논의가 일어나게 되었다. 그러나 겉으로는 어디까지나 ‘평화회의’를 표방하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열강들이 속으로 치열한 세력다툼을 벌이는 ‘평화적인 전쟁’으로서의 국제외교의 현장이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우여곡절 끝에 4240년(서1907) 6월 5일에 니콜라이 2세의 제의로 다시 헤이그에서 제2회 만국평화회의가 열리게 되었는데, 한반도에서의 영향력 증대를 꾀하고 있던 니콜라이 2세는 비밀리에 광무황제에게도 초청장을 보내왔던 것이다. 광무황제는 그 회의야말로 열강의 도움을 받아 일제의 사슬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하고, 밀사들에게 내탕금 3만원을 비밀공작비로 지급하여, 러시아황제에게 광무황제의 친서를 전달하고 후원을 요청토록 했으며, 또한 헤이그에서 열국의 응원을 얻을 수 있도록 유능하고 애국심이 강한 인재들을 엄선하여 밀파하게 된 것이었다.

광무황제와 애국지사들이 만국평화회의에 건 기대는 절대적인 것이었다. 그러한 기대가 합리적이었는가 아닌가의 여부를 따지는 것은 사치스러운 언어상의 유희에 불과했다. 한 국가의 운명이 풍전등화같은 처지에 놓여 있는 상태에서, 얼마 남지 않은 병력은 왜적들의 엄중한 통제 하에 있고, 나라를 구하기 위하여 궐기한 의병들이 여기저기서 우후죽순처럼 국권회복투쟁에 나서고 있건만, 선교사들이나 신문기자들의 활동에 의하여 대한국의 사정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을 ‘우호조약국가’들이 하나같이 모른 체하고 있는 냉혹한 국제정치의 현실에서, 황제나 애국지사들은 뭔가 해결책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만국평화회의는 그 본질상 당대의 제국주의 열강들이 평화의 간판 아래서 은근히 저들끼리의 세력다툼을 위장하는 술책에 불과한 것이기도 했지만, 어쨌든 그나마 겉으로라도 만국평화를 내 걸고 있는 이상 인류사회의 대의를 애써 주창하면 아무리 표리부동한 열강들이라도 대한국의 실정을 마냥 외면하고 있을 수만은 없을 것이었다. 설령 회의에서의 성공여부가 확실치는 않다고 하더라도, 어차피 더 이상 막연하게 미국이나 영국 또는 러시아 등으로부터의 전격적인 협조만을 기대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즉, 전국적인 의병봉기를 통한 일제와의 전면적 전쟁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제외하고는, 그나마 명색이라도 세계평화를 내건 만국평화회의에 호소하여 세계의 양심적 세력들이 호응해 주기만이라도 기대해 보는 것만이 유일하게 남아 있던 마지막 승부수였던 것이다.

배달민족 역사와 문화 창달에 관심이 있는 평범한 시골의사 입니다.
서울중고-연대 의대 졸
단기 4315년(서1982)부터 세계 역사,문화 관심
단기 4324년(서1991) 십년 자료수집 바탕으로 영광과 통한의 세계사 저술
이후 우리찾기모임, 배달문화연구원 등에서 동료들과 정기 강좌 및 추가연구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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