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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유치원 할머니 선생님 너무 좋아요”

유정자 학부모 | 기사입력 2007/11/07 [12:10]

“우리 유치원 할머니 선생님 너무 좋아요”

유정자 학부모 | 입력 : 2007/11/07 [12:10]
▲ 유정자 학부모     © 플러스코리아
거리에 노랗게 물든 은행잎과 붉게 빛나는 단풍잎들이 진한 가을 향을 느끼게 해 주는 계절입니다.

 모든 것을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는 아이의 손을 잡고 유치원 문을 열었던 것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벌써 졸업 사진을 찍는다고 하니 세월의 빠르기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시간의 길이만큼 우리 연주도 마음의 키 몸의 키가 쑥쑥 자라났겠지요.

 우리 아이는 처음 원서접수차 유치원을 방문했을 때 새로운 환경에 많은 관심과 흥미를 보이며 입학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입학을 하고 며칠간 선생님들의 따뜻한 사랑과 보살핌에도 불구하고 하루 종일 규칙에 따라 움직이는 것을 힘겨워했습니다

유치원에 가기 싫어 매일처럼 칭얼거리던 아이

 아침이면 유치원에 가기 싫다고 칭얼거리기 일쑤여서 아이를 하루 종일 유치원에 맡겨야 하는 엄마로서 굉장히 안스러웠습니다. 어느날인가 아침에 시어머님이 계시기에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 주시길 부탁드리고 출근했습니다.

 그런데 일찍 돌아와 보니 아이가 컴퓨터 앞에 앉아 인형놀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깜짝 놀라 여쭤 보니, 아이를 달래서 보내 보려고 했지만 안가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통에 어쩔 수 없었노라고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무척 당황스럽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한 그 날 아이를 좋은 말로 구슬러 보기도 하고 화난 마음에 상처를 주기도 하면서 엄마의 허락없이 유치원에 결석하지 않기로 단단히 약속을 받는 것으로 마무리 했습니다. 참으로 막막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힘들어하던 아이가 하루 이틀 지나면서 친구를 사귀며 좋은 추억이 하나씩 만들어 가는 등 아무 문제없이 유치원에 적응을 하게 됐습니다. 심지어는 스스럼없이 유치원을 집보다 더 재미있는 곳으로 꼽아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어쩌다 일이 일찍 끝나 조금이라도 일찍 유치원에 데리러 가면 왜 이렇게 일찍 왔느냐며 오히려 저를 밖에서 기다리게 할 정도였습니다.

할머니 선생님이 들려주는 푸근한 옛날 이야기

 그렇게 되기까지 선생님들의 보이지 않는 소중한 사랑과 노력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 연주는 많은 선생님들 중에서도 유독 할머니 선생님을 좋아하며 할머니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연주가 입학할 당시 할머니 선생님이 계시지 않았는데, 어느 날부터 아이가 “할머니 선생님이 동화책도 많이 읽어주시고 옛날이야기도 잘 해주셔서 재미있었다”고 새로운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자주 듣게 됐습니다. 저에게도 할머니 선생님처럼 옛날이야기를 해달라고 조르곤 한답니다.
 
▲ 연주는 할머니 선생님으로부터 큰 사랑을 받으며 자라고 있다.     ©사진= 학부모 유정자


옛날이야기를 구수하게 할 줄 모르는 저는 동화책을 읽는 것으로 옛날이야기를 대신 해 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우리 아이가 할머니가 들려주시는 구수한 옛날이야기를 듣고 자란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푸근해지고 행복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아이로부터 할머니 선생님 이야기를 듣고 할머니 선생님이 계시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픈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놓고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아이를 데리러 갔더니 약 먹고 잠을 자고 있노라며 아이 머리맡을 지키고 계신 할머니 선생님을 뵐 수 있었습니다. 마음이 어찌나 편안하고 감사했는지 모른답니다.

 햇살이 쨍쨍 내리쬐던 가을 운동회 날은 곱디고운 모자를 눌러 쓰신 할머니 선생님이 달리기를 마친 상기된 아이들에게 “너무 더우니까 어서 교실로 가자”며 당신의 손자, 손녀를 대하듯이 살뜰하게 보살펴 주시는 모습에서 또다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답니다.

‘푸른 하늘 은하수’ 배우는 아이

 “엄마! 푸-른 하-늘 은-하수 이거 알아요?”라며 제 손을 잡는 아이를 보고 옛 기억이 나면서 가슴이 뭉클 했던 기억도 있지요. “이런 것을 어떻게 알았어?” 하니 아이는 “할머니 선생님이 가르쳐 주셨어요. 할머니 선생님 너무 너무 착하시죠! 나는 할머니 선생님이 진짜 우리 할머니였으면 좋겠어요.” 라고 거침없이 이야기 하는 아이를 보면서 정말로 아이들은 그 어떤 보약보다도 끊임없는 사랑을 먹고 자란다는 이야기를 실감했습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요즘 세태 속에서 아이들은 할머니, 할아버지와 교감이 그다지 많지 않고 각 개인의 삶만을 중시하고 사느라 바쁜 것이 현실인 것 같습니다.

 예전에 큰 아이가 다니던 어린이집은 어느 노인대학과 자매결연을 맺어 아이들이 재롱을 보여드리고 어르신들은 민속놀이를 아이들에게 가르쳐주시며 세대간의 차이를 좁히고 사랑을 베푸는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그곳에 다녀오는 날이면 아이는 비석치기, 제기차기 등을 했다고 자랑하기 바빴지요.

 그때도 할머니 할아버지와 정서적인 교감을 하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참 좋다고 생각했는데 둘째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에선 아예 할머니 선생님이 매일매일 아이들을 돌봐주셔서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할머니 선생님의 큰 사랑

 저는 무엇보다도 우리 아이들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충분히 받으며 자라고 있다는 믿음을 갖고 매사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갖는 아이로 키우고 싶습니다.

 그래서 일하는 부모를 대신해 아이에게 참 즐거움이 무엇인지 알게 해 주시고 또한 어르신께 받는 사랑이 무엇인지 알도록 사랑을 듬뿍 듬뿍 주면서 도와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점에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그 속에서 행복해하는 아이들의 밝은 웃음소리가 아이들이 진정한 사랑을 베풀며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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