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자 시] 순유巡遊
고현자 시인 | 입력 : 2016/02/28 [10:30]
순유巡遊
고현자
애틋한 사람 없으면 어떠하리
유용한 정보 전무하면 어떠하리
찬란한 볼거리 공허하면 어떠하리
배낭에 석수 한 병 챙기고
낯선 곳을 걸을 때면
쫓기는 항상의 활기가 된다
훈풍은 험란한 생을 견뎌준다
둘이라면 상서롭지만 혼자
어지간한 곳이라도 걸을 때가 있다
굳이 밤을 지새우는 연인과 아니어도
기처의 경치 서먹한 세인과
가붓한 인사라도 주고받으며
잠시 숨돌리기도 하면서
새로운 곳의 바람을 동무하여
현실에서 벗어나 걸어 볼 수 있다면
그곳의 냄새만으로도
나를 회고하는 보강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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