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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가고 싶은 그곳, "열려라 금강산"

최희덕 전 금강산관광 안내원 | 기사입력 2015/11/18 [11:10]

다시 가고 싶은 그곳, "열려라 금강산"

최희덕 전 금강산관광 안내원 | 입력 : 2015/11/18 [11:10]

 

※ 11월 18일은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날이다.

금강산 관광 개시일을 맞아 지금 중단되어 있는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최희덕 님께서 본지에 기고글을 보내주셨다.

글쓴이는 2004년부터 2007년까지 금강산에서 근무했고 지난 10월에 있었던 20차 이산가족상봉 행사에 인솔자로 참여했다. 

최희덕(현  NHN Search Marketing 과장)

 

금강산육로관광개시축하 ⓒ한국관광공사

금강산육로관광개시축하 모습 ⓒ한국관광공사

 

금강산 첫 출근 날.
북측 입국 거부를 당했다.

처음으로 맡은 팀은 골프장 캐디 단체였고
관광증 주소지 전체가 동일해 문제가 되었다.

 

북측 통행검사소 선생은 "골프장 캐디 직원 전체가
합숙을 한다 해도 실제 본래 거주지로 기재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개인당 위반금은 10불씩, 거주지 오류로 몰아세웠다.

"직업 특성상 전체 합숙을 하니 실 거주지가 결국엔 직장이다."
난 차분히 설명했으나 통행검사소 선생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신입이었던 나는 화를 간신히 참고 있는데
급기야 21살의 어린 여직원이 고압적인 분위기에 겁을 먹고
울음을 터트렸다.

결국 화를 참다못한 나는
통행검사소 선생에게 "지금 분단 반세기 만에 금강산을 찾아온 동포에게 뭐 하시는 거예요?"라며
따지듯 물었고.

순간 모든 사람들의 시선은 나를 향했으며
엄숙하고 조용한 입출국 수속을 담당하는 통행검사소에서
언성을 높인 행동에 모두가 놀라 나를 쳐다보았다.

눈치 없이 용감하기만 했던 나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무슨 일인가 다가온 통행검사소장에게

제삼자는 개입 말고 빠지라며 오히려 큰소리쳤다.


그랬다. 나는 신입이었고 그분이 통행검사소장인지 몰랐다.

곧 선배들이 쫓아와 나를 만류했으나
끝까지 "주소지 오류는 부당해 위반금을 낼 수 없고"

"무서운 분위기에 겁이 나 울어버린
관광객에게도 사과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다 마치기도 전에
난 선배들의 손에 질질 끌려 나왔다.

그 결과 첫 금강산 출근에서 북측 입국 거부를 당한 것이었다.

사유는 입출국 심사장 소란과 업무방해였던 걸로 기억한다.


아 2박 3일 첫 일정을 마치면 난 이제 다시는 금강산을 못 오는 건가?

이런 걱정도 잠시, 사소한 오해로 극단적 결과가 초래되고
북측 선생들에 대한 실망감으로 마음이 불편했다. 

 

 

 

외금강의 모습 ⓒ우리투어스 https://www.flickr.com/photos/northkoreatravel

외금강의 모습 ⓒ우리투어스  https://www.flickr.com/photos/northkoreatravel

 

결국 2주 뒤에 입국 거부는 다행히 풀렸고
2주 만에 다시 만난 금강산은 반가웠다

그러나 논쟁이 있었던 북측 통행검사소 선생은 본체만체했고
나도 모르게 내 표정은 굳어졌다.

"희덕선생" 나를 부르는 소리는 들었으나 못 들은 체 지나갔다.
2박 3일 일정을 마치고 출경하는 날.

눈이 마주쳐버렸는데, "오라" 이야기한다.
마지못해 다시 마주한 북측 선생.

넌지시 던지는 말
"이 일을 계기로 앞으로 더 잘 알아 가자" "마음에 담지 마라"

대충 "네"하고 돌아서는데
그래도 불편한 마음이 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나고
우리 조 관광객 어르신이 관광증을 분실했다.

관광증은 여권과 동일한 서류이기에
분실 시 위반금이 100불이었고

어르신께 미리 말씀을 드리고 출경 수속을 밟는데
"로인이니 봐주겠다."라며 관광증 분실 사유를 묻지 않았다.

고마움에 나도 모르게 활짝 웃고는
그렇게 우리는 화해를 했다.

지금도 내 입국 거부 사연은 널리 회자된다.
입사이래 첫 출근과 동시에 입국 거부는 내가 처음이었단다.

 

그렇게 우리는
반세기 넘는 문화와 사상적 차이를 뛰어넘고

서로 자주 다투고 사소한 오해를 통해
서로를 이해해고 가까워질 수 있었다.

서로 다른 의의와 요구에서 민족 공통의 이익을 생각하면
함께 못할 것이 없다.

8년 만에 진행된 20차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그 예이다.
민족의 이익보다 중요한 건 없다.

 

20차 이산가족상봉 행사에서 북측 안내원과 찍은 사진 ⓒ최희덕

20차 이산가족상봉 행사에서 북측 안내원과 찍은 사진 ⓒ최희덕

 

5.24 조치를 고수하는 박근혜 정부는
과거 남북 관계 발전과 통일기반 구축의 시계를 거꾸로 돌려놓았다.

광폭한 종북몰이와 색깔론으로 국론을 분열하고
통일 정책은 온데간데없다.

 

금강산 관광 중단 8년.
남북의 화해와 협력은 힘의 논리가 아닌 존중과 신뢰가 기반이다.

남과 북의 자유로운 왕래를 이곳 금강산에서부터
진정한 남북통일의 오작교로 만들어보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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