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의 커피 한 잔] 暻井. 창 밖으로 보이는 세상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비 내리는지 모른다. 사사건건 값 매기려 하고 거짓 위선 이기적인 합리화를 부자와 권력자들이 가장 많이 가진 풍경은 욕 나오는 페인트로 대충 칠한 매물로 나와야할 세상이었다. 비는 창 밖으로 지금 모든 것을 또박또박 지운다. 흐릿한 수정펜이나 테잎처럼 누구나 마음대로 쓸 여지가 생긴다. 커피로 쓰고 싶은 날이 이런 날일까 셀 수 없다. 혼자만의 공간이 열린다. 쓴 공간이다. 세상이 쓴 것처럼. 그러나 가끔 희락(喜樂)처럼 잊어버리는 것은 달다. 잊어버리는 것은 달다. 비는 세상을 지워 잊어버리게 하고 커피는 쓴 맛을 잊어버리게 하고 나를 잊어버리게 하고 있다. <저작권자 ⓒ pluskore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시인, 칼럼니스트, 공인중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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