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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산지석] “정신적 일본인”과 “정신적 미국인”

중국시민 | 기사입력 2018/04/26 [13:58]

[타산지석] “정신적 일본인”과 “정신적 미국인”

중국시민 | 입력 : 2018/04/26 [13:58]

 

한국 시위에 등장한 일본어 팻말 

 

한국에서 일어나는 현상들 가운데서 필자가 한족친구들에게 제일 해석하기 어려워하는 게 태극기와 성조기를 함께 흔드는 시위다. 그런데 4월 6일 박근헤 지지자들이 벌인 시위는 해석의 어려움을 한층 보탰다. 일본어 팻말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아래 사진 중간쯤에 “北朝鮮の下手人”이라는 일본어가 쓰인 팻말이 보인다. “북조선의 하수인”이라는 뜻이니 한국 법정이 조선(북한)의 지령을 받아서 박근혜 유죄결론을 내렸다고 단정한 모양이다.  

 

▲ 4월 6일 박근혜 지지자들이 재판에 불복하여 벌인 시위장면     © 자주시보,중국시민

 

 

일부 사람들이 박근혜 무죄를 주장하는 건 그나마 이해가 된다. 박정희를 숭배하고 따라서 박근헤를 믿고 동정하는 게 나름 논리적으로 말이 되니까. 구호판에 영어가 나온 것도 그나마 이해가 된다. 동네 아줌마들 싸움에서 목청 높은 편이 이긴다는 식으로 국제공용어인 영어로 국제여론을 조성하면 박근혜가 풀려나오리라고 기대하는 게 나름 말이 되니까. 

 

헌데 일본어를 끼워 넣은 건 아무리 그쪽 입장을 고려하더라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박정희가 다카키 마사오로 창씨개명하고 혈서를 써서 천황에서 충성을 맹세했다는 건 진보진영에서 꾸준히 지적하는 문제이고, 보수진영에서는 박정희와 일본의 관계를 약화시키거나 없애려고 애써왔는데, 박근혜 무죄를 주장하는 시위에서 일본어를 내들면 반대편의 공격을 불러오기 십상이 아닌가? 그 팻말이 필자가 주목하고 이렇게 글을 쓰는 외에 특별한 반향을 끌어내지는 않았다만, 전략적으로도 전술적으로도 도무지 말이 되지 않는다. 일본 관광객이 보라는 건지 일본 수상 아베가 보라는 건지 아니면 박근령 씨가 정답게 언급했던 “천황 폐하”가 보라는 건지? 

 

영어팻말이던 일본어 팻말이던 결국에는 외국에 한국사법 간섭을 호소하는 셈인데, 박근혜 관련시위가 이후에도 일어나고 또 일본어 팻말이 등장하고 비난과 공격을 부르는 경우, 박사모들은 혹시 좌익진영사람이 일부러 끼어들어 그런 팻말을 썼노라고 우기지 않을까 미리 상상해본다. 아무튼 일부 한국 사람들의 머리는 이성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중국에서 벌어진 일본군복 코스프레 

 

물론 중국에도 이성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꽤나 된다. 일본군복에 미친 사람들이 그중의 한 부류이다. 2017년 8월에 상하이(상해)의 한 항일격전 유적지 앞에서 2차 대전시기의 일본군복을 입고 사진 찍은 사람들이 알려져 공분을 자아냈다. 

 

▲ 상하이에서 일본군인 코스프레     © 자주시보,중국시민

 

2018년 2월에는 대학살발생지로 이름난 난징(남경)의 한 토치카 유적지에서 일본군복을 입고 일본군 무기 모조품을 들고 사진을 찍어서 자랑한 사람들이 알려져 더욱 큰 공분을 자아냈다. 

 

▲ 난징의 낡은 토치카 앞에서 일본군 흉내를 낸 자들     © 자주시보, 중국시민

 

일본군 코스프레를 했던 자들 중의 하나는 한술 더 떠서 신고한 사람을 위협하였다가 경찰에 잡혀 행정구류 7일 처벌을 받았다. 행정구류란 한국의 구치와 비슷한 개념이다. 

인터넷 상점이나 오프라인 상점에서 구일본군 복장, 장비 모조품 등을 사서 일본군 흉내를 내는 행위에 대한 처벌기준이 법적으로 정해지지 않다나니 그런 행위가 제법 널리 퍼졌고 발견돼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게 중국의 현실이다. 

 

그처럼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소수지만, 이러저러한 이유로 일본을 극도로 숭배하고 일본인이 되지 못한 걸 한스러워하는 중국인들은 의외로 많다. 그런 자들을 가리켜 근년에 나온 신조어가 “징르(精日정일)”이니 “징선르번런(精神日本人정신적 일본인)”의 준말이다. 유감스럽게도 조선족 중에도 정신적 일본인들이 적지 않고 명사까지 있다. 

 

“우수한 중국공산당원”이 “정신적 일본인”이라 

 

일본과 일본인들은 물론 장점이 많고, 중국과 중국인들의 단점 또한 많다. 허나 일본과 일본인을 최선으로 치켜세우고 중국과 중국인을 최악으로 몰면서 양극단화하면 옳지 않다. 

정신적 일본인들의 언행이 드러날 때마다 쟁론을 불러오기는 했으나, 영향력이 상당히 제한되었는데, 최근에 알려진 정신적 일본인은 큰 파문을 일으켰다. 중공당원이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만화영화회사 마블(Marvel Comics)이 요즘 중국에서 영화선전 및 회사기념 활동들을 벌였는데 4월 19일 상하이 활동에서 말썽들이 좀 생겨 팬들의 불만을 자아냈고 활동 뒤에 현장에 쓰레기들이 널린 사진이 퍼졌다. 특별할 것 없는 현상인데 “제제량(@洁洁良결결량, 뜻풀이를 하면 ‘깨끗하고 좋다’)”라는 아이디를 쓰는 웨이보(중국판 페이스북) 사용자가 국민자질을 비난하면서 “어처우니즈(恶臭你支)“라는 표현을 썼다. ”악취나는 너네 지나“라고 옮길 수 있는 이 말에서 ”지나“는 근, 현대에 일본이 중국을 폄하하여 쓰던 단어로서 2차 대전 후 일본 언론들에서 사용금지 되었고 항미원조전쟁(6. 25전쟁의 일부분) 후에는 일본인들의 입말에서도 거의 사라졌다 한다. 그러다가 근년에 일본군국주의 부활조짐과 더불어 다시 쓰이는데, 중국에서 ”한간(漢奸)“이라고 부르는 친일파, ”정신적 일본인“들은 ”지나“를 선호한다. 

 

다른 웨이보 사용자가 문제점을 지적하니 제제량은 오히려 비난의 강도를 높이고 폭을 넓히면서 자기의 모교까지 싸잡아 욕했다. 결국 뭇사람의 분노를 자아냈고 신상이 털렸다. 중국어에서 “신상털기”는 “런러우서우숴(人肉搜索인육수색)” 혹은 줄여서 “런러우(人肉)”라고 하는데 “제제량” 신상털기는 그야말로 식은 죽 먹기였다. 전에 자신의 정보들을 많이 공개하면서 경쟁 투표를 호소했기 때문에 게시물들만 찾아봐도 진짜 성명과 신분을 알아냈던 것이다. 분노한 네티즌들은 제제량의 상황을 알아낸 다음 경악했다. 

 

▲ “중국공산당원”이자 “정신적 일본인”인 제제량     © 자주시보,중국시민

 

본명이 톈쟈량(田佳良전가량)인 그녀는 랴오닝성(요녕성) 출신으로서 랴오닝 사범대학 졸업 후 성적이 우수하다는 이유로 푸젠성(복건성) 샤먼대학(厦门大学하문대학)의 환경과 생태학원 연구생(박사원생)으로 추천받아 공부하는데 일찍이 중국공산당에 가입했고 “우수공산당원”으로까지 선발되었으며 길지 않은 인생에 숱한 상들을 받은데다가 중국을 사랑하고 중국공산당에 충성한다는 따위 글들을 숱해 썼다. 헌데 가명으로는 중국과 중국인들을 모욕하는 글들을 숱해 쓴 게 이번에 낱낱이 드러났다.  

 

▲ 톈쟈량이 조국사랑, 중공사랑을 강조한 글     © 자주시보,중국시민

 

현실과 가상현실의 차이가 너무나도 심하기에 네티즌들이 “량‘x런(两面人, 얼굴이 둘인 인간)”이라고 ”한결같이 질책했고 랴오닝 사범대학과 샤먼대학은 주말인 21일에 조사, 처리하겠다고 표시했다. 23일 23시 경에 샤먼대학이 발표한 처분은 “당적 보류 고찰(留党察看)”과 “학적 보류 고찰(留校察看)”이었다. 

 

▲ 샤먼대학의 사건처리정황 통보     © 자주시보,중국시민

 

네티즌들은 처벌이 너무 가볍다고, 당적을 아예 취소해야지 왜 보류하느냐고 볼 멘 소리를 냈다. 샤먼대학은 일단 톈쟈량이 “제제량”이라는 아이리도 웨이보에서 “착오적인 언론을 발표해 아주 악렬한 영향을 끼쳤다”는데 대하여 학원과 대학의 당 조직, 행정조직의 토의를 거쳐 위의 2가지 처분을 결정했다고 설명하면서, “그 학생의 다른 문제들은 진일보 조사, 확인한 후 법과 규정에 따라 엄숙히 처리하겠다(该生的其他问题,待进一步调查核实后依纪依规严肃处理)”고 밝혔으니 이후에 새로운 처분이 나올지도 모른다. 어떤 네티즌들은 저처럼 문제가 심각한 여자가 상들을 많이 받고 연구생 추천까지 받은 게 의심스럽다고, 처벌도 가벼운 게 이상하다고 든든한 빽이 있는 게 아니냐고 질의했다. 새로운 처벌결정이 나올지는 두고 봐야겠다만, 톈쟈량 덕분에 공산당 내의 “정신적 일본인”들이 뭇사람의 경계심을 불러일으킨 건 좋은 일이라 해야겠다. 

 

혹시 이 사건이 근년의 중국 교육과 중공 입당의 문제점들을 파헤치고 개선조치를 취하는 계기로 될지도 모른다. 

 

“정신적 일본인”보다 더 위험한 건 “정신적 미국인” 

 

“정신적 일본인”들은 중국에서 비난을 받기 마련이다. 근 현대에 중국을 가장 괴롭힌 게 일본이기 때문에 대다수 중국인들은 일본을 좋아하지 않는다. 일본제품을 선호하고 일본인들의 장점을 인정하더라도 경계대상 제1호로 일본을 꼽는 것이다. 때문에 “정신적 일본인”들은 지금까지 대개 소규모 모임이나 인터넷 카페에서 활동하면서 현실적으로는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필자가 보기에는 “정신적 일본인”들은 어릿광대나 미친 놈 정도 취급을 받기에 썩 위험하지 않은 반면, “정신적 미국인”들은 수량이 많고 현실적으로 상당한 권력을 잡았기에 영향력이 상당히 크고 따라서 아주 위험하다. 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이 벌어지고 미국이 중국 회사를 제재하는 상황에서 미국을 찬미하면서 중국이 절대로 미국과 싸워서는 안되고 국산 칩도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전문가, 학자들이 바로 “정신적 미국인”이다. 다행스러운 건 최상위층에는 “정신적 미국인”이 소수라는 점이다.

 

인구비례로 따지면 한국에는 “정신적 미국인”이 중국보다 훨씬 많다. 특히 정계에는 미국의 바지가랑이만 꽉 잡으면 모든 일이 풀린다고 철석같이 믿는 정객들이 수두룩하다. 그런 한국인, 그런 한국정객들을 바라보면서 은근히 웃는 사람들 가운데 일본인들도 있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피가 거꾸로 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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