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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흔적 만들기 1,2,3,4

시와 우주

김기수 시인 | 기사입력 2013/01/08 [09:48]

시간, 흔적 만들기 1,2,3,4

시와 우주

김기수 시인 | 입력 : 2013/01/08 [09:48]
▲ 白山 김기수  시인    © 플러스코리아


시간, 흔적 만들기          
 
 
白山 김기수



<삶은 무제에서 시작한다>

삶은
시간의 길이를 재지 않아도 좋다
다만 주어진 시간 내에서
꽃의 모습을 지니거나, 구름이거나
적어도 인내 배인 자서전의 모습이면 된다
자유의 하늘 구름과
지상의 축제를 위한 꽃이
내 시간의 길이를 암시해주고 있을 때
서로가 기대고 있던 양심,
숨길 만큼 숨긴 양심,
이제는 들춰내어
투명하지만 깨지지 않는
시샘할 사랑, 무겁게 다짐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
우리가 서로를 의식하고 있는 동안에
시간을 낭비할 시간이 없는 것뿐
사랑할 시간이 없는 건 아니다
가슴이 나에게 일러준다
삶은 무제에서 시작하지만
결국은 흔적, 흔적들로 제목을 달고


2
<한 단어, ‘삶’을 발견하다>

네가 꽃이 아니어도 좋다
한 가지 뚜렷한 목적이 아니어도 좋다
비틀거리는 바람에
꽃잎 질 때, 아차 하며
밤새 이야기 듣는 너
우리는 <다만>이라는 조건을 달지 않아도
어쩌면 그런 비겁의 일 조차도
우리 사랑의 범위에 포함되면 좋겠다
옛날의 일들은
깨끗이 바람의 일이어도 되고
까마득히 멀리 보낼 줄도 알아야 한다
만장일치로 합의한 만남이라면
더욱 그러하리라
하나의 법칙처럼 가득 채워져 있는
이미 토착화된 관념 –쓸모 없는 짓이라며
업신여기던 조각의 언어들-도
흰 갈기 날리는 초원의 백마처럼
당당하면 좋겠다
이율배반으로 가득한 내가
스스로를 설명하려다가
그럴수록 더 미궁임을 알았을 때
드디어 <삶>이라는 단어를 발견하고는
이제는 서로를 인연에 묶어 두기로 한다
더 이상 설득하려 하지 않고
현재 그대로를
인정하고 덮어줘야 한다
 
3
<시간은 ‘길’이다
길은 각자에게 적절하게 처리되어야 한다>

우리는 지금
준비된 시신들이 각자의
유서를 쓰고 있다
누구의 가르침도 없이
태어나면서부터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
그 시간 내에서 적절한 결론을 내려다
마치 시험을 시간 내에 끝내야 하듯
한 송이 꽃도 피고 지는 시간을 정해야 한다
과외비도 없는 고차 방정식이라도
시행착오 하나 없이 잘도 풀어낸다
그런 시간을 아끼지 말자
어차피 정해져 있는 시간의 길이
마음껏 써야 한다
한껏 사랑하다가
바람처럼 자유로운
각자의 유서를 써내려 가야 한다
 
4
<내 시간에, 나는 너를 익명으로 들여놓았다>
 
검증의 시간은 불필요하다
너와 내가 함께 살아서 기대고 있는 것이
의심할 일이라면
걸어온 자국 자국에 이력서를 붙여
지울 건 지워내는
오류를 범해야 한다
지난 일은 지난 일일 뿐
다시 검증할 수 없는 일이기에
이름표에 추억1,2,…N이라고
붙여 둔다
그렇게 흔적은
죽는 날까지 만들어 지는 것
이러한 일들을 차곡차곡
자서전에 써 넣어야 한다
많지도 않을 흔적
또박또박 읽혀질 때
꺼지지 않는 호흡의 화석이 되고
애증과 역사와 행복이
돌이 되어 박히도록
오감 가득한 본능이 시키는 대로 살자
당당한 시간들
살았다는 증거의 시간들
내 자서전을 구성하는 시간들에
적어도 나는
익명으로 너를 들여놓았다
그것은 벌써 화석으로 굳어 있다고…
사랑을 갈망하는 것이라고

시와 우주가 있습니다

김기수 시인 프로필

- 충북 영동 출생
- 카페 '시와우주' 운영(http://cafe.daum.net/cln-g)
- 계간 가온문학회 회장
- 월간 [한국문단] 특선문인
- 일간 에너지타임즈 2017년 문예공모 시 부분 장원
- 시집: '별은 시가 되고, 시는 별이 되고''북극성 가는 길' '별바라기'
동인지: '서울 시인들' '바람이 분다' '꽃들의 붉은 말' '바보새'
'시간을 줍는 그림자' '흔들리지 않는 섬"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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