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에게, 다가오기를 /김기수
내가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건 내 마음입니다만 당신을 그리워하는 건 당신의 허락이 있어야만 합니다. 혼자서 다가섰다가 당신이 아니 된다 하시면 그땐 되돌아 올 길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틀 전- 벌이 꽃을 찾아 산을 넘습니다. 그 큰 산 중심에 꽃으로 된 얼굴이 내가 아는 미소로 있다가 벌이 다가서니 움찔 놀라 합니다. 모든 걸 용서하리라던 혼자만의 생각은 여지없이 빗나가고 벌은 닫힌 꽃 위에서 제 날개 떨며 시위 하다가 어찌해야 하나, 그 자리 위에서 맴만 돕니다. -어젯밤- 다가서지 못하고 망설이다가 그리 아끼던 세월만 보내다가 갈증은 기꺼이 두려움을 이기고 천년 묵은 서동의 용기로 산을 넘었습니다 다시, 꽃이 입술 닫을까 염려하면서도 조심스레 한 발짝 다가서니 꽃은 살짝 비켜나고 저기서 그 미소, 또 띄웁니다. 아련하기야 마찬가지여도, 지워지지 말라 하며 이번은 현실이기를 바랍니다만 -오늘, 현실에서는- 그리 귀한 꽃에게는 벌은 다가설 수 없다는 걸 알게 됩니다. 갈증 부르던 그 미소 하늘구름 밑 선잠 꿈같이 그렇게 얽매인 채 세월만 가버리면 그 세월, 어지간히 아까울 겝니다. 크기를 잴 수 없는 갈증 접근할 방법도 몰라서, 다만 꽃이 다가오길 바랄 뿐입니다. 현실이 꿈이라 하여도 꿈이 현실이라 하여도 그 갈증, 마냥 느끼며 살 겝니다! <저작권자 ⓒ pluskore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시와 우주가 있습니다
김기수 시인 프로필 - 충북 영동 출생 - 카페 '시와우주' 운영(http://cafe.daum.net/cln-g) - 계간 가온문학회 회장 - 월간 [한국문단] 특선문인 - 일간 에너지타임즈 2017년 문예공모 시 부분 장원 - 시집: '별은 시가 되고, 시는 별이 되고''북극성 가는 길' '별바라기' 동인지: '서울 시인들' '바람이 분다' '꽃들의 붉은 말' '바보새' '시간을 줍는 그림자' '흔들리지 않는 섬"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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