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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성 풍부한 배우 정원영

"배우이기 이전에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황진하 기자 | 기사입력 2008/12/26 [11:36]

가능성 풍부한 배우 정원영

"배우이기 이전에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황진하 기자 | 입력 : 2008/12/26 [11:36]
 
 
뮤지컬 [즐거운 인생](연출 오만석)에는 슬픈 운명을 타고난 고등학생 세기가 등장한다. 어머니는 다른 남자가 생겨 집을 나갔고, 돈을 벌러 떠났던 아버지는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졸지에 고아가 되어버린 불행하고도 불행한 인생이지만, 세기는 차오르는 슬픔을 누르고 그저 늘 웃는다.

세기는 어렵다. 어려운 인물이다. 까불거린다고 마냥 웃으면 되는 것도, 슬프다고 마음대로 목 놓아 울 수도 없다. 이런 세기역을 맡아 무대에 오르고 있는 배우 정원영은 참으로 신선하다. 그가 연기하는 세기도, 정원영이라는 낯선 인물 자체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뮤지컬 대장금, 내 마음의 풍금등의 앙상블로 무대에 섰던 배우 정원영. 그는 앳되고 잘생긴 외모에 뛰어난 가창력, 가벼운 몸까지 겸비한 말랑말랑한 배우다. 배우이기 이전에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스물네 살의 배우 정원영을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무대 의상인 교복을 입고 나타난 배우 정원영은 영락없는 세기다.     © 황진하 기자
 
 
 
학생 이세기와 배우 정원영

앳된 얼굴에 교복을 입고 까불거리는 정원영의 연기는 어쩐지 어색하지가 않다. 학생답고 세기답다. 교복이 너무 잘 어울린다는 말에 그는 세기역에 함께 캐스팅 된 배우 김무열, 라이언에 비해 나이가 어리기 때문이 아니겠냐고 답했다. 키가 가장 작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그의 말에 얼굴이 동안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답하자 쑥스러운 듯 웃으며 "네. 그래서 그런 것 같아요."라고 대답한다.

그는 자리에 앉아 조용하고 차분하게 이야기를 이어나갔지만, 어쩐지 활발하고 명랑한 사람일 것이란 느낌이 전해졌다. 성격을 물으니 개그맨이 되겠다는 세기의 까불거리는 성격은 그에게는 어렵지 않은 실생활이란다. 그는 "전 초등학교 때부터 반에서 제일 웃겼어요. 개그맨 지망생들보다 더 웃겼죠. 주변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엔도르핀 같은 사람이에요"라고 말하고는 쑥스러운 듯 멋쩍게 웃었다.

곧 그는 자신은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사람이라며 이야기를 이었다. 때문에 세기가 가진 내면의 슬픔을 아직 잘 못 찾겠다는 것. "핑계이지만, 경험하지 못한 부모님의 죽음을 겪은 것처럼 느끼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세기의 내면에 있는 깊은 그 감성을 표현하는 게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노력을 계속 해서 세기의 한을 끝까지 찾아야죠."라고 말하는 웃는 눈에는 열정이 가득하다.
 
세기는 무대에서 아버지의 죽음을 전해 듣고 찰리 채플린의 수염을 붙이고, 지팡이를 들고 무대에 서서 애써 웃는다. 웃으며 돌아오겠다던 아버지의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며 노래하는, 울음과 웃음이 섞인 연기는 인상적이다. 이 장면은 슬픔을 참아내는 세기의 상황과 태도가 가장 잘 표현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울려 하지 않고, 눈물을 참으려고 웃죠. 그래서(턱을 만지며) 여기가 아파요. 눈물이 나는데도 계속 이를 꽉 깨물고 웃으려고 해요. 웃는 모습과 눈물이 같이 합쳐지는 것, 그게 세기의 마음속이죠"라며 어떻게든 이기려 했지만 혼자만 남은 순간 참을 수 없는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 웃고자 하기에 그런 표정이 나온다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는 작품에 들어간 초반에는 눈물 때문에 노래를 못하고 운 경험이 있다고 고백했다. 세기는 분명히 울음을 참을 수 있는 강한 아이임에도 자신은 참을 수가 없었다며 세기라는 인물에 배우 정원영은 아직 좀 부족했다고 말이다. 노래를 하며 슬픔을 참는 것이 힘들어 동작이 크다는 그의 솔직한 고백으로, 오히려 이미 그가 세기의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노래를 하면서 목이 너무 메어요. 슬프면 말할 수 없 듯이요. 하지만 슬픈 감정에 제 자신이 슬퍼버리면, 객석에서는 세기를 그냥 슬픈 아이로 볼 수밖에 없죠. 제가 슬픈 걸 참고서 계속 그걸 이겨낼 때 객석이 그 슬픔을 대신 받는 것 같아요. 무대에 서면서 가장 힘든 건 슬픔을 참으면서도 지켜내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분명 이세기와 배우 정원영 사이에는 장난기와 활발한 성격 외에는 공통분모를 찾을 수 없다. 그럼에도 정원영이 연기하는 세기가 다수의 관객으로부터 세기답다는 평가로 인정받는 데에는 배우 정원영의 오랜 고민과 생각이 담겨있기 때문일 것이다.


정원영의 도약, 뮤지컬 [즐거운 인생]

▲ 배우 정원영     © 황진하 기자
배우 정원영이 맡고 있는 세기역에는 뮤지컬계의 인기 스타 김무열과 그룹 파란으로 잘 알려진 라이언이 캐스팅 되었다. 
 
"부담이 어떻게 없겠어요. 시작하면서부터 부담이었죠."라고 대답하는 그는 아직 학생이다. 지금은 서울예술대학 연극과 3학년으로 곧 졸업을 앞두고 있다. 

이미 모든 배우들이 대본을 손에서 놓은 상태에서 작품에 뒤늦게 참여하게 된데다 학교와 연습을 병행해야 했다.
 
이런 그에게 힘이 되어준 것은 다름아닌 다른 배우들의 격려였다. 자신이 감히 먼저 묻지 못했던 고민들을 먼저 다가와 알려주었던 선배 배우들 덕분에 부담을 덜 수 있었다며 "우리 작품의 모든 선배님들이 존경스러워요"라고 말하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극 중 세기는 찰리 채플린의 수염을 붙이고 그의 흉내를 낸다. 세기와 함께 극의 핵심 인물인 범진역에 캐스팅 된 배우 임춘길은 그에게 찰리 채플린에 대한 공부의 필요성을 일깨워 준 사람이다. 찰리 채플린의 동작과 모습 뿐만 아니라 공부에 대한 조언과 독려까지 있었던 덕분에 덕분에 배우 정원영은 찰리 채플린에 대해 많은 공부를 했고, 그 공부는 곧 세기에 대한 이해로 이어질 수 있었다.
 
"찰리 채플린의 실제 삶이 세기와 너무 같더라고요. 항상 작품 속에서 그는 혼자였고, 그 자신은 힘든 상황인데 보는 사람들은 모두가 웃죠."라며 "찰리 채플린이라는 사람과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불행했어요. 실제로 열두 번의 결혼을 했고, 결혼한 사람들은 모두가 불행했죠. 제가(세기가) 관계를 맺고 있는  모두가 불행해지는 것처럼요"라고 이야기했다.
 
범진 역에 임춘길과 함께 더블캐스팅 된 배우 유준상 또한 그의 좋은 선생님이다. 배우 정원영은 연기를 할 때, 함께 한다는 것에 대해 느끼게 해 준 분이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연기는 혼자서 뭔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주고 받는 것이라고 알려주셨어요. 대사를 하지 않아도 눈으로 교감이 된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셨고요. 이 작품이 함께 해서 행복하고 즐거운 작품이라고 느끼게 해주신 분이죠"라고 말했다.

곧 그는 이번 작품으로 연출가로 데뷔한 오만석 연출가의 이야기를 이어갔다.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에서 자신이 앙상블로, 오만석 배우가 동수역으로 무대에 설 때, 몸이 좋지 않으면서도 무대에서는 전혀 티를 내지 않는 모습을 보며 배우가 무엇인지를 느꼈다고 말했다. 더불어 배우가 갖는 눈에서 연출이 갖는 눈으로까지 시야를 넓힌 똑똑한 배우로서의 모습을 존경한다고 이야기했다.

배우 김무열, 라이언과는 경쟁이 아닌 함께 공유하는 관계라며 이야기를 꺼냈다. "두 분은 너무 멋있어요. 너무 멋있는 세기에요"라며 배우 김무열은 세기의 진짜 생각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고, 배우 라이언은 한이 가득한 목소리로써 세기의 감정을 잘 표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정원영의 세기는 어떠냐는 질문에는 "저는 제일 키도 작고, 제일 막내이니까 모성애를 느낄 수 있는, 안아주고 싶은 세기를 연기하고 싶어요."라고 대답했다. 
 
"대본을 보며 얼마나 힘들텐데 울지 않고 자신을 가면으로 덮어씌우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진심을 보이면 정말 안아주고 싶은 세기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저는 가장 여린 마음을 가졌으면서도 강한 척하는, 약하고도 약한 세기인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작품 초반 배우 정원영에 대해 가졌던 관객들의 걱정이 공연이 시작하고 난 뒤에는 격려로 바뀌었다며 안도하는 웃음을 보였다. 그저 관객들이 세기뿐만 아니라 작품의 무대에 서는 모든 인물들 하나하나의 슬픔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그에게서는 진실함과 성의가 느껴진다.


배우 정원영으로 무대에 서기까지
 
▲ 배우 정원영     ©황진하 기자

초등학교 6학년 때, 매일 노래방을 찾아 노래를 연습했다는 그는 그 시절에는 가수가 되고 싶었다며 옛 이야기를 들려줬다. 유명 기획사의 오디션을 4, 5차까지 통과하면서 가수가 될 수 있는 길에 가까워졌지만 그는 부모님과 대화를 나누고 꿈을 접었다. 뮤지션이 되겠다는 것이 아니라면 허락할 수 없다는 부모님의 뜻 때문이었다.
 
뮤지션이 되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그저 춤추고 노래하는 것이 좋았을 뿐이었다는 그는 대학에 진학하기 전 또 한 번 선택의 기로 앞에 섰다. 평생 후회하지 않으며 할 수 있는, 가장 잘하고 가장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가를 선택해야 했던 것이었다. 
 
사람들 앞에 서는 일을 좋아하는 것과 같은 자신의 성격이 배우에 가깝다고 생각해, 배우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그는 예고생도 연극반도 아니었음에도 당당히 연극영화과에 진학했다.

군대 제대를 얼마 앞두지 않은 때에는 국방일보에 실린 대장금 오디션에 지원했다. 그리고 곧 그 무대에 섰다. 이후 몇 차례 앙상블로 무대에 올라 기본기를 쌓고, 그는 지금 이 뮤지컬 [즐거운 인생]의 세기로 무대에 오르게 된 것이다.
 
이렇듯 그가 가수가 아닌 배우가 되기까지 그의 결정에 큰 영향을 준 사람은 바로 부모님이다. 가족들 또한 공연을 보았다며 그는 "가족들 앞에서 하는 게 뭐든 제일 어려워요. 가족들이 정말 많이 칭찬을 해주셨어요. (아버지와 관련된 뮤지컬 넘버)새빨간 거짓말을 부를 때는 그 암전 속에서도 아버지 얼굴이 보여서 많이 울었죠"라고 말했다. 또 다시 머쓱하게 웃는 그는 마음 따뜻한 청년이다.

 
"수식어 없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 배우 정원영.     ©황진하 기자
정원영이라는 사람의 매력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쑥스러운 듯 웃으며 답했다. "저는 사랑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웃음이 많고 행복한 사람이에요. 평소 늘 웃는 얼굴이지요.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웃게 만드는 것. 그게 제 매력인 것 같아요."라고 말하고는 또 미소를 지었다.
 
이렇게 행복한 배우 정원영에게는 모든 것이 시작이다. 이제 막 도약을 시작한 배우 정원영에게는 어떤 수식어가 붙을 수 있을까. 배우 정원영은 우문에 현답을 내놓았다.
 
"저는 수식어 없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냥 정원영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관객 스스로가 알아서 느낄 수 있는 배우요." 어떤 수식어나 틀에 얽매이지 않고, 배우 정원영을 바라보는 관객 하나하나가 생각하고 느끼기를 바란다는 이야기다. 이름 하나로, 수식어 없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의 모습은 야무지고 당차다.

"관객들이 사랑을 받기 전에 제가 먼저 저를 사랑하는 건강한 배우가 되어서, 신구 선생님이나 이순재 선생님처럼 오래도록 배우로 남는 게 가장 큰 꿈입니다. 내면이 찌들거나 썩지 않고, 순수하고 깨끗한 백지장 같아서 모든 역할을 다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관객으로 하여금 본받을 수 있을 만한, 배우이기 이전에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그는 내내 표정도 마음도 맑아 보인다.

인터뷰를 마치며 마지막으로 그는 각오를 전했다. "지금과 똑같은 사람으로, 변하지 않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이제 막 날개를 펴기 시작한 배우 정원영에게는 많은 기회와 길이 주어질 것이다. 오래도록 몸도 마음도 건강하고 깨끗한 배우로 남겠다는 그의 각오는 믿음직스럽게 느껴진다.

무대 위이건 그 바깥이건, 장소가 어디든 배우 정원영에게서 느껴졌던 이 열정과 패기, 진실함이 언제나 그와 함께 하기를 소망한다. 더불어 이 활기차고 맑은 배우 정원영이 온전한 자신의 색과 빛으로써 관객들에게 오래도록 사랑받기를 기대해본다.


▲ 불행한 운명의 고등학생 세기로 무대에 선 배우 정원영    ©김보경 기자

[프로필]
정원영
생년월일 : 1985년 1월 25일
학력 : 서울예술대학 연극과 재학
특기 : 인라인 스케이트
취미 : 춤, 노래, 영화감상
데뷔작 : 뮤지컬 대장금
출연작 :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 소나기, 뷰티풀 게임, 대장금

(문화전문 인터넷 신문방송 뉴스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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