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수 詩] 바람개비의 기억
김기수 시인 | 입력 : 2021/09/09 [15:33]
바람개비의 기억
땅거미 내리고 허수아비는 참새를 쫓고
장날 아비는 찬거리로 고등어 한 손 흥정이다
할매는 사랑채 쇠죽 솥에 장작불 짚이고
부지깽이는 멀리 발자국 소릴 더듬는다
아이들 툇마루에 바람개비 나뒹군다
바람개비는 바람을 돌린다
노을빛이 회전날개 사이로 산란한다
마지막 참새는 숲으로 찾아 들고
슬레이트지붕 처마에는 삼십 촉 불빛이 누렇게 켜진다
화롯불 된장은 졸아 가고
구들장 아랫목에 허기졌을 하루가 녹는다
따각따각 자명종 초침은 시간을 잘라 낸다 그럴수록
할매의 봉황무늬 은비녀는 남은 깃털마저 잃어간다
고등어의 푸른빛은 사라지고
바람개비 혼자서 시간을 돌리는 밤
돌아오지 않는,
어린 빈자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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