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학폭 논란으로 국가수사본부장 임명 하루 만에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 정씨가 재학 중인 서울대학교에 정 변호사와 정씨, 나아가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28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게시판에 붙은 대자보.
여기에 서울대 현직 교수마저 이번 사태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정 변호사 낙마가 정군의 입학 논란은 물론, 인사권자인 윤 대통령에 대한 비난으로 증폭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부끄러운 대학 동문"…올해 첫 시국 서울대 대자보♠
28일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서울대 중앙도서관 게시판에는 동아리 모집과 각종 세미나, 학회 등을 알리는 반듯한 포스터들 가운데 하얀 종이에 손글씨로 삐뚤빼뚤 적힌 대자보가 붙어 있었다.
28일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게시판 앞에서 한 학생이 대자보를 바라보고 있다.
투박한 대자보를 바라보는 학생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걸음을 멈춘 한 학생은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도 몰랐다"면서 한동안 대자보를 빤히 바라봤다.
또 다른 학생은 "대학 커뮤니티를 보고 알기는 했다. 이런 대자보를 본 게 오랜만인 것 같다"며 "표현의 자유니까 존중한다"고 말했다. 몇몇 학생은 말없이 대자보를 읽어보고는 씁쓸한 표정으로 발걸음을 옮기기도 했다.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모인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채널에서도 정씨와 정 변호사에 대한 비판의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한 게시글에는 "(가해자는)어차피 2년도 안돼 잊혀져 학부 간판 잘 얻고, 유학을 가던 로스쿨을 가던 아빠 빽으로 좋은 자리를 얻을 거다. 집안 재산 가지고 떵떵거리고 살지 않겠냐"고 적혀 있었고, 다른 게시글에는 "누구는 아빠 빽으로 버티다 서울대 오고, 누구는 내신 추락으로 아직까지 고통 받고 있다"는 비판이 담겨 있었다.
나아가 현직 서울대 교수도 공개 비판에 직접 나섰다.
서울대 우종학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지난 27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우리 아빠가 검사이기 때문에 내가 무슨 죄를 지어도 아빠가 힘을 쓰면 다 해결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면 곤란하다"며 "잘못된 특권 의식이 싹트도록 자녀를 교육했다면 그 아빠는 결코 훌륭한 아버지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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