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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전 선발,박지성의 몫

스포츠 | 기사입력 2008/05/01 [13:20]

결승전 선발,박지성의 몫

스포츠 | 입력 : 2008/05/01 [13:20]
헨리 윈터는 영국에서 가장 명망이 높은 축구 전문기자다. '올해의 영국 스포츠 기자상'을 여러 차례 수상했던 그의 이력은 영국 축구계에서 가진 그의 발언권과 축구를 읽는 눈이 탁월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증표다. 바르셀로나 전에서 박지성이 보여준 활약에 매료된 헨리 윈터가 박지성에 관한 글을 보내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은 화요일 저녁 왼쪽 측면에서 이뤄진 이 대결을 보면서 결승 진출을 예감했을다. 메시는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위협적인 존재였고 측면을 쉽게 헤집었다. 만일 박지성이 자기 생애 최고의 경기였을 이 시합에 뛰지 않았다면, 5월 21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결승전에서 통산 3번째 대회 우승에 도전하려던 맨유의 꿈은 뿌옇게 흐려졌을 것이다.

'빅 매치'의 남자, 박지성

박지성은 전에도 챔피언스리그 4강을 빛낸 적이 있다. 2005년 PSV 아인트호번 소속으로 AC밀란을 상대했는데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끌던 PSV는 아쉽게 패배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었다. 하지만 맨유는 만만찮은 상대를 이겨내고 결승에 올랐다. 한국에서 날아온 미드필더의 환상적인 플레이가 한 몫 단단히 했다는 건 불문가지일 것이다. 이날 박지성은 맨유 입단 이래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막강한 팀을 상대하는 매우 중요한 경기에서, 박지성은 메시를 맞닥뜨렸다. 엄청난 스태미너와 짧은 거리를 반복해서 달리는 바지런함으로 에브라와 함께 메시의 공격력을 억눌렀다. 공격 의지를 감추지 않았던 에브라가 수시로 오버래핑을 구사했기 때문에 박지성은 에브라가 올라간 뒷 자리도 많이 메워야 했는데 팀을 위해 자신의 공격 성향을 희생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플레이였다.

박지성은 맨유 팬들이 최고로 꼽는 선수들이 갖춰야 할 덕목으로 꼽는 여러 가지 능력을 보여줬다. 조지 베스트나 데이비드 베컴 같은 선수들에게서 볼 수 있었던 부지런한 플레이와 창의적인 면의 조화, 끈기있는 플레이를 고루 갖춘 선수로 인식된다. 박지성이 프리메라 리가에서 뛰는 선수는 아니지만, 바르셀로나 전에서 그가 보여준 플레이는 바르셀로나의 전통인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와 '창조성'의 결합을 웅변하는 것이었다.

 
바르셀로나 전에서 펼쳐진 박지성의 맹활약


메시가 공을 잡을 때마다 박지성은 메시를 밀착 마크했고 메시가 가는 길을 따라다녔다. 메시는 그 와중에도 종종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는데 그 때마다 박지성은 에브라를 도와 메시의 발끝이 골을 터뜨리는 것을 막아냈다.

경기 내내, 박지성은 수비에 가담해 슬라이딩 태클 같은 과감한 플레이로 팀에 매우 중요한 가로채기와 걷어내기를 따냈다. 후반 들어 에브라가 중앙으로 움직일 때에도 박지성과 캐릭은 시의 적절한 태클로 메시를 무력화시켰다. 메시는 이들의 견제에 막혀 바닥으로 넘어지거나 공을 놓치고 말았다.

그러면서도 박지성은 자기 포지션에 주어진 공격 임무도 잊지 않았다. 호날두가 기막히게 넘겨준 패스를 직접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과는 연결되지 않았다. 지난 일요일 '올 시즌의 MVP'로 선정된 호날두로부터 이어받은 패스를 박지성은 몸을 피해 흘러가게 내버려둔 뒤 멋지게 소화해냈다.

올드 트라포드에 모인 모든 사람들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박지성의 발을 떠난 공이 굴러가는 것을 지켜봤다. 바르셀로나 팬들의 얼굴에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맨유 팬들은 환호성을 울릴 준비를 한 채로 공을 바라봤다. 박지성의 슛은 빅토르 발데스 골키퍼가 처리하기 어려운 낮은 코스로 굴러갔지만, 마지막 순간 공은 더 이상 바르셀로나를 괴롭히고 싶지 않다고 결심하기라도 한 듯 옆으로 살짝 골문을 빗겨갔다. 맨유 서포터들은 아쉬움에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아까운 슛이었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박지성은 동료들과 함께 매우 뜨겁게 환호했다. 박지성의 활약은 모스크바에서 열릴 결승전을 앞두고 퍼거슨 감독에게 딜레마를 안겨줄 것 같다. 퍼거슨 감독이 올 시즌 챔피언스 리그에서 박지성을 선발로 내보낼 때마다 박지성은 매번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결승전에서 그를 선발에서 제외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노장' 긱스, '기복 심한' 나니‥박지성이 선발로 나설 듯

박지성은 맨유의 선발 리스트에서 점점 나이를 먹는 노장 라이언 긱스를 다시 한번 앞지른 것 같다. 박지성은 또 젊고 전도유망한 후배 나니보다 기복이 없는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이기도 하다. (나니는 이날 오른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박지성과 위치를 바꾸어가며 뛰었다.)

부상만 없다면 박지성이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나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될 것이다. 만일 웨인 루니가 부상에서 회복해 돌아온다면 루니는 테베즈와 공격에서 투톱을 이룰 것이고 이 경우 호날두는 자신이 좋아하는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퍼거슨 감독이 경험을 중시하겠다며 긱스를 왼쪽에 두는 일만 없다면 박지성이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이것이 바로 모스크바로 향하는 퍼거슨 감독의 결정이 될 것이다.

부상과 기복있는 플레이는 퍼거슨의 계획을 바꿔놓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법 같은 분위기로 가득했던 화요일 저녁 바르셀로나 전의 올드 트라포드를 떠올리면 박지성 스스로도 5월 21일 모스크바 루즈니키 경기장에서 열릴 결승전에 자신이 선발로 나설 것이라 믿고 있을 것 같다. 박지성은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릴 자격이 충분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글 : 헨리 윈터 (영국 < 데일리 텔레그래프 > 축구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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