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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룡 감독 징크스도 있다

스포츠부 | 기사입력 2008/03/09 [18:22]

김응룡 감독 징크스도 있다

스포츠부 | 입력 : 2008/03/09 [18:22]
 
 
세상 모든 일에 징크스가 있다고 하는데, 스포츠의 승부세계에서는 정신적인 위안을 받고 싶어서인지 많은 징크스가 있다. 나와 김응룡 감독 사이에도 징크스가 있다.


김 감독은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꽤 징크스를 믿는 사람이다. 예를 들어 '야구경기가 있는 날 상여를 보면 이긴다'는 따위의 징크스는 꽤 믿는 편이다.

어느 해 대만에 전지훈련을 갔는데 아침에 운동장을 향해 버스로 가고 있는데 한쪽에서는 대만 특유의 자동차 상여 행렬을 보고 김 감독은 웃으면서 운전기사에게 그 앞을 지나도록 지시했다. " 금년에는 틀림없이 우리 팀 우승 " 이라면서 연신 싱글벙글하는 모습을 보고 참 승부의 세계는 하찮은 것에도 신경이 쓰이는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또 한 가지 생각나는 것은 모 지역에 원정경기를 갔다 와서 식사를 하면서 푸념 아닌 푸념을 들어야 했다.

김 감독은 " 경기 전에 호텔로 친구가 전화를 해서 잡담을 해 굉장히 기분이 언짢았다 " 면서 3연패를 하고 온 엉뚱한 핑계를 대는 것을 들었다. '경기 전에 친구들에게나 지인들에게 전화를 받으면 꼭 게임을 망친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 이후로는 어떤 일이 있어도 김 감독이 먼저 전화를 하기 전에는 경기 전에 전화를 할 수가 없었고 혹여 운동장에 나가서 감독을 만나고 싶어도 경기 전에는 감독실이나 선수 덕아웃을 들어가 본적이 없다.

어찌 숱한은 세월에 경기장에 나가 보면서 감독을 만나 볼 일이 없었겠는가. 어쩔 수 없이 감독을 만나고 나오면 경기내내 가슴을 조이며 행여 그 징크스 때문에 오늘의 승패가 결정되지나 않을까 안절부절 못할 때가 많았다.

심지어 김 감독이 500승을 달성 할 수 있는 게임이 군산에서 있었는데 마침 학회 일로 대전에 있다가 군산 구장으로 갔는데, 나는 감독을 만나지 않았다. 사람들이 '여기까지 왔는데 왜 감독을 만나지 않느냐'고 해도 그저 웃음으로 얼버무리고 말았다. 속으로는 행여 그 징크스 때문에 500승에 초를 치지 않을까 염려스러워 조용히 야구장 한쪽 구석에서 500승을 지켜보았다.

또 게임 전에는 되도록 만나서 식사도 하지 않았다. 이것도 내가 조심한 일이다. 경기 전에 조심하는 징크스에는 면도를 안하는 것도 있다. 그러나 TV중계가 있는 날에는 선수들이 징크스에도 불구하고 면도를 하고 나가는 것을 보면, 징크스가 꼭 지켜지는 것만은 아닌 듯싶다.

해태 타이거즈 야구단에 징크스라곤 할 순 없겠지만 이상스럽다면 이상스럽다 하리만치 선수단을 긴장하게 만드는 김 감독 특유의 '얼차려'가 있다. 게임을 지는 날에는 절대로 선수단 미팅이 없다.

경기 다음날이 휴식일이면 그동안 모아두었던 경기에 대한 불만을 여지없이 발로시켜 승리감에 도취해 있는 선수들에게 공설운동장에서 하남 비아까지(편도만 해서 약 5, 6 킬로미터 된다) 뜀박질을 시키기도 한다. 분위기를 다스려 잡는 특유의 기합방식인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 인해서 그간의 잘못을 다스려 잡고 승리감에 도취돼 행여 나가서 술을 먹거나 다른 잡기를 못하게 하려는 감독의 의도적인 행동이었다.

스포츠에서 징크스란 무엇일까. 나는 생각도 많이 해 보았지만 어떤 일에 도움이되는 징크스라면 게임을 하는데 상당히 정신적으로 도움을 받는 것은 아닌가. 또 어떤 나쁜 징크스를 만나면 그것 때문에 지지 않을까하는 불안한 심정이 오히려 경기를 망치치 않는가.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해봤다.

세상을 살면서 징크스란 누구에도 있겠지만 프로스포츠의 세계는 더더욱 자기 생업에 관계되는 일이기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한 과학적 증거는 없지만 조심함으로써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얻지 않는가 싶다.

임채준(전 해태 타이거즈 주치의. 현 서남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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