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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국주의 부활"일제수상 신사참배 강행

8.15 ‘종전기념일’ 일본 총리 자격 방문...韓 · 中 강력 반발

이장훈 국제문제애널리스트 | 기사입력 2006/08/15 [15:29]

“군국주의 부활"일제수상 신사참배 강행

8.15 ‘종전기념일’ 일본 총리 자격 방문...韓 · 中 강력 반발

이장훈 국제문제애널리스트 | 입력 : 2006/08/15 [15:29]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한국과 중국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 일본의 종전기념일인 15일 오전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를 강행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오전 7시45분께 도쿄 도심 규단기타(九段北)에 위치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고이즈미 총리가 야스쿠니 참배를 위해 걸어가고 있다

연미복 차림의 고이즈미 총리는 신사 관계자들의 안내로 본전에 올라 참배의식을 올렸다. 방명록에는 '내각총리 대신 고이즈미 준이치로'라고 적었다.
 
고이즈미 총리는 지난 해 10월 5번째 참배 때 양복 차림으로 일반인들이 이용하는 배전에서 참배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본전에서 연미복 차림으로 참배함으로써 개인 자격이 아닌 총리 자격의 참배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논란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일반 참배객과 수많은 보도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야스쿠니 신사에 도착한 고이즈미 총리는 참배를 마칠 때까지 약 15분간 신사에 머무는 동안 시종 굳은 표정을 보였다.
 
8.15는 한국과 중국 등에는 광복일이자 일본의 패전일이다. 하지만 일본은 종전기념일이라고 부르고 있다. 지난 2001년 취임 이후 매년 한차례씩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온 고이즈미 총리의 종전기념일 참배는 현직 총리로서는 두 번 째이며, 지난 1985년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당시 총리 이후 21년만이다.

고이즈미 총리는 그동안 아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면서 “A급 전범은 전쟁범죄인이라고 생각하지만 A급 전범을 위해 참배하는 게 아니라 많은 전몰자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참배하는 것”면서 “ 침략 전쟁을 반성하고 다시는 전쟁을 일으키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기 위해 참배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번 8.15에 참배를 강행한 이유를  지난 2001년 자민당 총재선거 때 종전기념일에 야스쿠니 신사를 반드시 참배하겠다고 공약한 만큼, 다음달 퇴임 앞두고 공약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공약은 지켜져야 한다”면서 “언제 참배하더라도 비난받는다”고 참배 강행 의사를 수 차례 피력해 왔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번에 참배를 강행하더라고 자신이 밀고 있는 아베 신조(安倍晉三)관방장관이 차기 총리로  분명한 상황에서 정치적 부담도 크게 없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또 총리에서 물러난 후에도 자민당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계산도 한 듯하다.

하지만 이는 겉으로 드러난 이유일 뿐 속셈은 따로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재임중 일본을 2차대전 이전의 강력한 국가로 건설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일본을 경제대국의 지위에 걸맞게 정치대국으로 지위를 격상시키려면 군사력을 강화해야 하고 현재의 평화헌법을 고쳐야한다. 이를 위해 군국주의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함으로써 국민들에게 결연한 의지를 보이려는 의도라고 말할 수 있다.  
        
일본 사회는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강행, 후소샤판 왜곡 역사교과서 파문, 평화 헌법 개정 움직임, 자위대의 해외파병 합법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지위 요구 등 점점 우경화하고 있다. 특히 고이즈미 총리 등 일본 정치권이 이를 선동하고 있다. 일본 중의원은 지난해 통과시킨 '종전 60주년 결의안'은 10년 전의 결의안과 달리 '침략'과 '식민지배'란 표현을 삭제했다. .일본 정치 지도자들은 일본을 세계대전 원인 제공자가 아닌 전쟁 희생자로 생각하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에게는 또 개인적인 이유도 있다. 고이즈미 총리의 부친 고이즈미 준야(小泉純也)는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총리 밑에서 방위청 장관을 역임했다. 기시는 2차 대전을 주도한 A급 전범인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총리 내각에서 상공부 장관을 지냈다. 기시도 A급 전범 혐의로 3년 간 옥살이를 했다. 고이즈미 준야의 사촌은 2차 대전 중 가미카제 대원으로 출전, 전사했으며 1954년 야스쿠니 신사에 위패가 안치됐다. 고이즈미 총리는 2001년 5월 21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어려울 때는 가미카제 특공대원들을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야스쿠니신사에는 현재 2차 대전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중-일, 러-일 전쟁, 2차 대전 전몰자 등 총 2백46만여 명의 위패가 안치돼 있다.
   
   야스쿠니 신사 입구 전경


도쿄의 중심인 왕궁의 북쪽에 있는 야스쿠니는 일본 전체 8만여 개의 신사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웅장해 신사 중의 신사로 불린다. 메이지유신 직후인 1869년 도쿄 쇼콘샤(招魂社)라는 이름으로 건립됐고 이후 일본의 대외침략과 발맞추어 1879년 ‘평화로운 나라’란 뜻의 야스쿠니로 개명했다.
 
야스쿠니 신사에는 또 전함 야마토의 특대형 포탄 등 각종 무기, 가미카제 대원의 동상, 제로 전투기 등 2차 대전 당시의 유물이 전시되어 있는 등 전쟁 박물관 같다.  2차 대전 때까지 일본 왕실이 경비를 부담하는 일종의 호국신사였던 야스쿠니는 특히 2차 대전 당시에는 전몰자를 호국의 영령으로 제사하고, 여기에 일왕의 참배라는 특별한 대우를 해줌으로써 국민에게 일왕과 군국주의를 고무시키는데 절대적인 역할을 해왔다.  전쟁 후 지금은 민간 종교법인의 성격을 띠고 있으며, 1978년도조 히데키를 비롯한 A급 전범 14명의 위패를 합사했다.

이번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참배 강행은 일본의 우경화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최근 일본 에서는 A급 전범을 단죄한 극동국제군사재판, 이른바 ‘도쿄 재판’을 재평가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도쿄 재판은 일본의 A급 전범 28명의 범죄를 단죄한 군사재판인데...도조 히데키 등 7명에 대해 사형을 언도했다. 일본은 당시 도쿄 재판을 받아들이는 것을 전제로 1951년 미국과의 샌프란시스코 조약을 통해 독립국의 지위를 회복했다.
 
문제는 A급 전범이 범죄자가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도쿄 재판이 점령군에 의해 진행된 일방적인 재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이 1953년 제정한 유족원호법에는 'A급 전범은 일본 국내에서는 범죄자가 아니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이에 따라 A급 전범 유족들도 연금을 받고 있다. 도쿄 재판은 일본의 전후 질서 규정의 첫 단추이자 재 출발점인데 이를 부정하는 것은 일본이 다른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으며, 전범을 감싸는 것은 일본이 과거 잘못을 저지른 행위 자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일본은 최근 중국의 급부상에 따라 아시아에서 '맹주'의 자리를 유지하고 중국을 견제하려면 정치대국으로 지위를 격상할 필요가 있다고 느끼고 있다. 그런데 정치대국의 지위를 차지하려면 이에 걸맞은 군사력을 보유하고 이를 투사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일본은 2차 대전 패전으로 평화헌법을 채택할 수밖에 없었다. 평화헌법에 따르면 군사력의 사용은 오로지 방어용으로 제한되어있다. 때문에 평화헌법을 개정, 군사력의 자유로운 재량권을 보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된 것이다. 결국 평화헌법을 개정하려면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종전 기념일에 참배함으로써 돌파구를 마련겠다는 것이 고이즈미의 계산이다. 
   
  야스쿠니 신사 앞에서 2차대전 참전 일본병사들이 행사를 하고 있다

물론 한국과 중국은 고이즈미 총리의 이런 속내를 간파하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고이즈미 총리의 참배 직후 공식적으로 항의 성명을 발표했다. 또 아울러 주일 대사 소환도 고려하고 있다. 정부는 차제에 일본 차기  총리가 전임자와 같이 참배하면 한일 관계 악화를 감수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중국 정부도 주일대사 소환 등 강경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4월 담화에서 고이즈미 총리가 8. 15 참배를 강행할 경우 대사 소환 등 강경한 외교적 항의 수단을 사용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0일 최후 경고의 의미로 왕이(王毅) 주일 중국대사를 일시 귀국시켰다. 중국 정부는 앞으로 왕이 주일대사를 귀임 시키지 않고 계속 중국에 머물게 하는 강경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
 
이번 고이즈미 총리의 참배 감행으로 한일, 한중 관계 더욱 냉각 될 것은 분명하다. 고이즈미 총리가 평화를 강조해도 이를 믿지 못하는 것은 이웃국가들이 역사의 교훈을 잊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일본이 역사 교사서 왜곡을 서슴지 않는 등 믿을 만한 행동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차기 총리가 확실되는 아베 장관의 태도가 중요하다. 아베 장관이 가장 먼저 할 일은 야스쿠니 신사의 상징인 흰 비둘기가 평화를 의미한다는 사실부터 인식하는 것이다. 역사 인식의 전환이 국가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하는 지름길이자 정도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아베 장관이 과연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어떻게 해결할지 주목된다.           
이장훈(국제문제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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