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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철거 대신 재생 '창신숭인' 5년의 변화

일제강점기 채석장 절개지에 11월 ‘채석장 전망대’… 서울 한 눈에 보는 신 명소 기대

윤진성 기자 | 기사입력 2019/10/30 [10:35]

서울시, 철거 대신 재생 '창신숭인' 5년의 변화

일제강점기 채석장 절개지에 11월 ‘채석장 전망대’… 서울 한 눈에 보는 신 명소 기대

윤진성 기자 | 입력 : 2019/10/30 [10:35]

 [플러스코리아타임즈=윤진성 기자]창신숭인은 조선 수도 한성의 내사산 중 하나인 낙산 자락에 위치한 성밖 마을로, 물이 맑고 골짜기마다 풍치가 아름다워 조선시대 문신들의 집이나 별장지로 사랑받는 곳이었다. 일제강점기에는 서울에 석조건물을 세우려던 일제에 의해 낙산이 채석장으로 탈바꿈했다. 낙산에서 채취한 석재는 그 질이 탁월해 조선총독부, 옛 서울역 등 당시 석조건물에 사용됐다.

# 광복 이후 채석장 사용은 중단됐고 한국전쟁 이후 서울로 상경한 이주민과 피난민이 채석장 일대로 모여들면서 마을을 이뤘다. 낙산을 품은 동대문 바로 옆 동네인 오늘날 ‘창신숭인’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것은 이때부터다. 2007년엔 뉴타운으로 지정돼 아파트 공화국이 될 뻔했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지정 해제됐고 2014년 ‘전국 1호’ 도시재생지역으로 지정됐다. 전면철거 후 새로 짓는 대대적인 변화 대신 차곡차곡 쌓아온 동네의 역사와 이야기, 친숙한 삶의 터전을 주민 스스로 보존하고 지속가능한 변화를 만들기로 결정한 것.

도시재생이라는 이름조차 낯설었던 지난 '14년, 전국 1호 도시재생선도지역으로 역사적 걸음을 시작한 창신숭인 지역에 변화가 한창이다. 대규모 재개발로 사라질 뻔했던 역사·문화자산과 봉제산업 터전을 지켜내고, 이를 지역의 소중한 자산으로 삼아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변화다.

우선, 일제강점기 아픔을 간직한 채석장 절개지 상부에 오는 11월 ‘채석장전망대’가 문을 연다. 당초 접근이 제한됐던 낙산배수지 인근에 시민휴식공간을 조성해 시민에게 돌려주고, 지역에는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 도심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깎아내리는 회색빛 절벽 위 전망대에 오르면 바로 아래 펼쳐진 한양도성부터 더 멀리 고층의 스카이라인까지 서울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우리나라 봉제산업 1번지로 1,100여 개 업체와 3,300여 봉제인들의 삶의 터전인 창신숭인의 봉제산업도 도시재생으로 새로운 활력을 찾고 있다. 창신동 봉제거리에 들어선 문화공간 ‘이음피움 봉제역사관’은 지금까지 총 2만5천여 명이 다녀갔다. 서울 패션산업의 든든한 조력자인 봉제산업의 역사와 가치를 다양한 체험·전시를 통해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봉제 장인과 함께 하는 한복 원데이 클래스 같은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창신숭인은 전국 1호 ‘지역재생기업’이 탄생한 곳이기도 하다. 지역주민들이 공동출자해 설립한 ‘창신숭인 도시재생협동조합’이다. 백남준 기념관의 마을카페 운영과 도시재생 전문가 교육 등을 통해 일자리와 수익을 창출하며 도시재생을 넘어 ‘도시자생’을 이끄는 주역이다. 최근에는 타 도시재생 지역의 주민역량강화 사업에 참여할 정도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도시기반시설의 대대적인 정비와 마을 유휴공간 등을 활용한 커뮤니티 시설 확충으로 주민들의 정주여건도 크게 개선됐다. 노후 골목길과 계단난간은 정비하고 어두운 골목길엔 CCTV와 비상벨, 안심이 장치, 태양광 조명등 등을 설치해 범죄예방 환경을 조성했다. 노후 하수도 정비는 '21년까지 완료된다.

방치됐던 동네 산꼭대기에 창의적인 놀이공간 겸 복합문화공간 ‘산마루 놀이터’가 문을 열었고, ‘주민공동이용시설’도 각 동별로 총 4개가 새롭게 생겼다. 청소년 문화시설 겸 공공도서관도 '21년 완공을 목표로 현재 조성 중이다.

이 모든 과정은 주민들이 주도했다. 2013년 뉴타운 해제를 위한 동의서 징구, 2014년 도시재생 선도사업 선정에서부터 사업 전반에 걸쳐 각종 사업에 주민이 주인공이었다.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주민들이 함께 활동하고 도시재생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데 초점이 맞춰진 101개 주민 주제공모사업과 마을배움터에는 1,840명의 주민이 참여했다.

서울시는 올 연말 마중물사업 마무리를 앞두고 있는 ‘창신숭인 도시재생선도사업’을 통해 지난 5년 간 공공과 주민들이 함께 만들어낸 마을의 변화를 소개하는 시간을 30일 창신숭인 현장에서 가졌다.

‘창신숭인 도시재생선도사업’은 종로구 창신1·2·3동, 숭인1동 약 83만㎡ 지역을 대상으로 공공의 마중물사업과 이를 보완·확장하기 위한 연계사업으로 추진해 왔다.

마중물사업은 내년 3월 창신3동 공동이용시설인 ‘원각사’ 개관만을 남겨 놓고 있다. 서울시는 마중물사업 종료 후에도 내년 말까지 노후 도로, 계단, 골목 등을 정비하는 ‘노후 주거지역 거리경관 개선사업’을 계속해나갈 예정이다.

서울시는 창신숭인의 변화를 크게 5가지로 소개했다. 봉재산업 보존·활성화, 역사·문화 자산의 지역 자원화, 정주여건 개선, 지역 맞춤형 특화 프로그램, 지역재생기업을 통한 지속가능한 주민주도 도시자생 기반 마련이다.

첫째, 서울시는 마을 주민이자 지역경제의 주체인 봉제인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봉제산업의 재생을 이끌기 위해 마중물사업의 하나로 ‘이음피움 봉제역사관’을 건립했다. 이와 함께 창신동의 봉제장인과 패션 디자이너와 모델을 꿈꾸는 전국의 대학생들이 함께 참여하는 ‘상상패션런웨이’, 봉제장인과 젊은 봉제인이 함께 하는 교육프로그램 ‘소잉마스터 아카데미’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둘째, 한양도성 성 밖 마을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쳐 오늘날까지 오며 풍부하게 쌓인 역사·문화자산과 이야기를 지역 자원화하는 ‘문화재생’을 추진하고 있다. 재개발로 사라질뻔한 일제강점기 채석장,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생가, 원각사 등이 도시재생을 통해 지역의 새로운 랜드마크이자 주민들을 위한 시설로 변신하고 있다.

채석장 전망대 : 창신숭인의 가장 높은 최상부에 위치해 서울시내를 두루 조망할 수 있다. 남산과 더불어 서울에 몇 안 되는 전망장소로 창신숭인의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백남준 기념관 : 백남준 옛 집터에 위치한 한옥 건축물을 시가 매입 후 리모델링해 백남준 기념관과 주민들을 위한 공동이용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백남준 작가는 5살 때부터 창신동에 살았는데 당시 그의 집은 전차가 다니는 동대문 밖 대로에 면하고 3,000평 넘어 ‘동대문 밖 큰대문집’으로 불렸다.

창신3동 공동이용시설 ‘원각사’ : 여성사 관련 도서와 자료가 있는 도서관과 주민공동이용시설로 조성된다. 이 일대는 국내에서 찾기 드문 조선시대 여성의 삶과 경제적 활동의 역사가 서려있는 곳이다. 단종비 정순왕후가 생계를 위해 일했다는 자주동샘, 조정의 감시를 피해 정순왕후를 돕기 위해 열었던 여인시장 터, 정순왕후를 비롯해 조선시대 출가 여성이 머물렀던 정업원 터와 청룡사 등이 자리하고 있다.

이밖에도 창신숭인 지역에는 실학자 이수광이 ‘비를 피하면서 청렴하게 살고자’한 비우당과 화가 박수근의 화실 겸 집터, 가수 김광석이 1975년부터 1990년까지 살았던 집 등 다양한 학자와 예술가들의 생전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셋째, 오래된 동네 창신숭인의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안전안심 골목길 누리공간 조성 주민공동이용시설 조성 등을 통해 기반시설을 정비·확충했다.

안전안심 골목길 조성 : 안전하고 깨끗한 마을을 만들기 위해 주변 환경을 정비하고 범죄예방 환경을 조성하는 내용이다. 불량도로 포장, 계단난간 및 조경시설 설치, 벽면도색, CCTV 및 비상벨, 안심이 장치, 안심거울 및 사인물, 태양광 조명등, 고보라이트, 여성안심귀갓길 등이 추진됐다.

산마루놀이터 : 별다른 쓰임 없이 방치됐던 공간을 활용해 지역에 부족했던 아이들을 위한 창의적인 놀이공간을 탄생시킨 사례다. 도서관, 다목적홀 등 아이들은 물론 지역주민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이라는 점을 인정받아 ‘2019년 대한민국 국토대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역의 상징인 봉제산업을 대표하는 ‘골무’ 모양의 창의적인 외관이 눈길을 끈다.

창신소통공작소 : 창삼공영주차장 내 콘테이너 건물로 조성된 생활문화공간이다. 봉제공작, 유리공작, 목공작 같은 공작 프로그램과 창작마켓, 전시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주민들에게 문화·예술 체험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주민공동이용시설 : 노후 건축물을 시가 매입해 리모델링하는 방식 등을 통해 조성한 지역주민을 위한 공동체공간이다. 그동안 부족했던 커뮤니티 공간을 제공하고, 다양한 주민활동과 문화프로그램이 열리면서 공동체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현재 3개소는 운영 중이며 나머지 1개소는 내년 3월 개관한다.

넷째, 다문화·1인가구 지원, 공동육아, 부모교육 같이 창신숭인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맞춤형 특화 프로그램으로 19,000명의 주민들이 참여해 주민의 문화·복지 삶의 질 향상에도 나서고 있다. 특화 프로그램은 각 동별로 조성된 4개 공동이용시설에서 기획·운영한다. 시, 종로구, 지역재생기업이 함께해 내실을 다지고 있다.

창신숭인 지역은 전체 13,831세대가 거주 중이며 이중 1인가구는 28%, 다문화가정은 3.7%를 차지하고 있다. 외국인 거주비율은 7.9%로 서울지역 전체 평균의 3배에 달한다.

다섯째, 창신숭인은 전국 1호 지역재생기업 ‘창신숭인 도시재생협동조합’을 통해 행정의 마중물사업이 주도하는 도시재생에서 주민이 주도하는 지속가능한 ‘도시자생’의 단계로 진화 중이다.

지역재생기업은 일종의 도시재생 마을기업으로 주민 스스로 지역자산을 발굴, 운영·관리하는 지역자생의 필수요소다. 공공이 마중물사업 등을 통해 선지원하는 초기 도시재생사업 이후에도 주민 스스로 이끌어갈 수 있도록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같은 자립 형태로 지역사회의 공유자산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고, 이것을 다시 지역사회에 재투자해 도시재생을 진화, 발전시키는 역할을 한다.

‘창신숭인 도시재생협동조합’은 '17년 5월 설립 이후 백남준 기념관 내 마을카페와 주민공동이용시설을 운영하고, 다양한 주민참여 프로그램 추진 등을 통해 일자리와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지난 '15년 지역주민들의 아이디어로 되살려낸 이후 창신숭인의 대표축제로 자리매김한 '꼭대기장터'를 비롯한 지역문화행사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꼭대기장터는 1990년대 창신동 시민아파트가 철거되기 전까지 낙산꼭대기 일대에서 시장이 열렸다는 마을주민들의 기억을 바탕으로 이를 되살려 2015년 5월부터 매월 개최하고 있는 지역축제다.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2013년 뉴타운 해제부터 지금까지 창신숭인 도시재생 사업에 힘써 주신 주민들께 감사한다”며 “국내 1호 창신숭인 지역의 도시재생 사례가 서울을 넘어 국내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메일:tkpress8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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