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여자들은 서로의 적이 돼야 하나?

우효경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08/07/19 [01:05]

여자들은 서로의 적이 돼야 하나?

우효경 칼럼니스트 | 입력 : 2008/07/19 [01:05]
▲ 우효경/칼럼니스트
여성들 사이의 관계를 묘사하는 대표적인 표현 가운데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이 있다. 일상에서 흔히 쓰는 말이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참 이상한 말이다. 남성들도 서로 경쟁하고 싸우지만 "남자의 적은 남자"라는 말은 없다. 그런데 왜 유독 여성들은 서로의 적이 되어야 하는 걸까?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이 제일 실감 나는 것은 드라마 속 삼각관계이다. 두 여성이 한 남성을 좋아하면 꼭 순진하고 청순한 여 주인공과 그런 착한 미인에게서 남성을 빼앗으려 하는 악녀가 등장한다. 반면 두 남성이 한 여성을 좋아하는 삼각관계가 나면 그들은 여성을 향한 뜨거운 사랑에도 결국은 여성의 행복을 위해 자신의 사랑을 포기하는 '매너남'들이다. 악녀들이 온갖 술수와 음모로 여 주인공을 괴롭히는 동안 남성 라이벌들은 정정당당히 경쟁하는 것은 물론 제각기 매력까지 더해, 보는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녹인다. 정말로 여성들은 이성 문제에서는 무조건 적으로 돌변하는 것일까? 여성들의 우정은 불가능한 개념인가?

또다른 예로 남자 친구가 바람을 피웠을 경우 내 여자 친구들의 분노는 당사자인 남자 친구보다는 상대방 여성에게 집중된다. <
사랑과 전쟁 > 같이 결혼 생활의 어두운 면(?)을 생생하게 다루는 프로그램에서도 남편의 외도를 발견했을 때 아내들의 분노는 일차적으로 상대편 여성에게 향한다. 시청자들도 상대편 여성에게 '같은 여자로서 어떻게 저럴 수가 있어! 역시 여자의 적은 여자야'라며 분통을 터뜨린다.

이런 상황은 '여자들의 우정 따윈 불가능해!'라고 말하며 여성들을 끊임없이 경쟁하고 비교하게 만드는 가부장제의 탓이 크다. 그러나 동시에 나는 여성이 같은 여성을 적으로 여기는 것은, 역설적으로 공감이나 배려를 중요하게 여기는 여성들의 문화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여성들은 여성으로서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타자인 남성보다는 같은 여성에게 더욱 이해받기를 원하고 그렇기 때문에 그것이 존중받지 못했을 때 더욱 배신감과 분노를 느끼게 되는 것은 아닐까?

버지니아 울프는 '클로에는 올리비아를 좋아했다'는 문장을 통해 질투와 시기로 얼룩진 여성들의 관계의 역사를 새로 쓰고자 하였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우리에겐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이 거짓말임을 보여주는 소중한 여자 친구들이 많이 있지 않은가? 그런데 우리 여성들은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의 무게에 눌려 스스로의 관계를 비하하며 살아왔다. 여자의 적은 여자가 아니다. 이 말을 믿는 사람이 적이다. [출처]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포토뉴스
메인사진
완도 약산 해안 치유의 숲, 지난해 대비 방문객 3배 늘어
1/23
연재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