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아픔, 대지의 어머니가 울고 있다 -정인이의 죽음에 부쳐-
이하천
우리의 사랑은 늘 그렇게 불안했었네. 나는 그대의 주변을 큰 원을 그리며 맴돌았었지 현실에 그렇게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그 가여운 사랑은 우리를 그렇게 깊고 깊은 함정에 빠뜨렸었네 그것이 함정이었다는 것을 안 것은 너무도 많은 시간을 보낸 후였었네 사랑은 그렇게 우리의 내면을 휘저었고 사랑은 그렇게 우리를 혼란시켰고 사랑은 그렇게 처참한 모습으로 갈기갈기 찢어졌었네 16개월 밖에 안 되는 정인이처럼 얻어맞으며 살얼음 강추위에 밖에 나와서 어머니를 부르며 울고 있는 3살 여자아이처럼 가방 속에 갇혀 속수무책으로 얻어맞으며 죽어나가는 어린 남자아이처럼 그렇게 우리는 피멍든 췌장이 끊기도록 짓밟히고 사경을 헤매고 했었지 한국인의 사랑은, 진정성은 그렇게 죽고 그렇게 얻어터지고 그렇게 몰매를 맞으며 천만 번도 더 죽었다 살아나며 겨우 숨만 붙어 있었네 보수라 칭하지 말라 진보라 칭하지 말라 아이들을 저렇게 처참하게 죽도록 방치한 우리는 모두 죄인이다 정상적인 어른이라면 고개를 들 수 없어야 한다 죄란 무엇인가 어른들이 아이들의 학대를 방치하고 큰 거 큰 거만 찾아 있는 공항도 쓰지 않고 더 큰 공항을 만들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필요 없는 길을 헤집어서 다시 하면서 어린이 학대는 법만 제정하면 되는 줄 알고 아이들을 돌보는 데는 돈을 예산을 깍는 그 무지가 바로 죄다 어른들이 진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것 그게 바로 죄다 그 죄는 우리의 사랑을 깔아뭉개고 우리의 사랑을 처참하게 두들겨 팼고 우리의 사랑을 허공으로 날아가 뿌리가 없도록 만드는 천벌로 우리의 가슴 속으로 비수처럼 와서 꽂혔다 그게 하늘의 이법이라는 것을 모르는 그 무지 그러면서 교회에 나가 기도나 하는 그 무지 그래 놓고 입만 열면 하느님만 찾는 그 무지 그게 바로 죄다
가짜 인간의 탈을 쓰고 신나게 춤을 추는 너는 누구냐 오~~~ 너는 누구냐 어린아이들을 저렇게 방치해 놓고 정의를 공정을 부르짖는 너는 누구냐 SUPER I를 붙들고 아직도 해메고 있는 너는 누구냐 이불 속에 딱 감추고 보지 않으려는 REAL I를 찾아라 그 모습을 찾아야 정신적 사기꾼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아직도 그 죄를 친일청산에 과거의 망령에 묻고 있다 그것은 우리의 죄를 친일에 과거의 망령에 전가시키려는 음흉한 정신적 귀신들의 장난이다. 지금은 숨기고 있는 REAL I를 찾아야 할 때이다. 그래야 앞으로 나아 갈 수 있다 언제적 친일이냐 언제적 과거 망령이냐 그런 건 10%만 해라 나머지 90%는 너와 나의 죄가 뭔지를 독립운동가의 심정으로 뛰면서 찾아야할 때이다 왜 자신들의 죄를 남에게 전가시키나? 어린이를 학대하는 대한민국의 밭을 갈아엎어야 앞으로 나아갈 수가 있다 그것은 우리의 사랑, 우리의 진정성을 살리는 길로 우리를 안내할 것이다 진정성이 죽어 있는데 진정성이 겨우 숨만 붙어 헐떡이고 있는데 진정성이 매일 얻어터지고 있는데 돈을 벌면 뭐 하고 정치를 해서 뭐 하며 벌벌거리며 여행을 다녀서 뭐 하나 정의를 부르짖으면 뭐 하고 공정을 부르짖으면 뭐 하나 인간을 도구로 보는 사회는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미래로 가기 위한 길을 뚫어야 한다 내로남불, 진영논리에 갇혀서 맴맴놀이를 하면서는 미래로 가는 길은 열리지 않는다 가녀린 새싹 하나도 허용하지 않는 가짜 토양에 깔려 우리의 어머니가 울고 있는 게 보이지 않나? 어머니, 어머니 대지의 어머니가 엉엉 서럽게 가슴을 치며 울고 있다 마른 갈비처럼 메마른 가슴에 비수처럼 내려꽂히는 잔인한 찬서리를 안고서 깊은 주름으로 뒤엉킨 외로움과 두려움과 공포를 처참하게 껴안고서 어머니, 어머니 대지의 어머니가 울고 있다 우리의 어머니가 울고 있다 아이들을 살려내라고 피눈물을 쏟으며 서럽게 울고 있다
2021년 1월 이하천(소설가) 씀 <저작권자 ⓒ pluskore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소설가이며 문화비평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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