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옥태레 진의 시] 시인의 업보
박옥테레진 | 입력 : 2016/05/18 [13:23]
시인의 업보
-박옥태래진-
가장 고고한 족속으로 태어나
머리에 봉황의 관을 하늘향해 쓰고
칠색조의 깃털에 극락조의 꼬리를 한
숲을 노래하는 꾀꼬리인줄로 알았습니다
밀림의 이끼에서 햇살 익는 이슬을 따 먹고
밤이면 달빛이 언덕을 이룬 숲의 머리 위에서
영혼을 쉬게 하는 생명의 정령으로만 알았습니다
어느날 오후 태양이 떨어져 바다가 들끓었습니다
하늘자락이 불타오르고 심장에서 폭풍이 일 때
귀가 심장에 생겨나고 눈이 머리로 솟아서
발바닥에 뭉개지는 입술을 보았습니다
그 때부터 시인은 기형이 되었으며
빛을 노래하는 미치광이가 되어
숲의 고뇌를 끌어 안았습니다
누구도 못느끼는 것을 느끼고
고통과 환희가 뒤엉킨 혼돈을 쓴
마귀의 발과 아름다운 천사 영혼을 한
세상에서 가장 괴이한 동물로 변했습니다
시인은 죄를 많이 지은 업보가 있었나 봅니다
이토록 깊은 눈물을 긴 세월 동안 쏟아내야 하고
세상의 모든 생명의 고뇌찬 노래를 불러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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