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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 [사랑도둑] 남편의 선물 4

임서인 | 기사입력 2015/07/21 [08:20]

연재소설 - [사랑도둑] 남편의 선물 4

임서인 | 입력 : 2015/07/21 [08:20]

 

 
 

결혼하던 첫날밤, 그녀와 합궁을 하고서 그녀의 아랫도리를 예찬했던 남편이었다. 조금만 건드려도 촉촉이 젖는 샘 속에서 한동안 헤어 나오지 못하기도 했다. 이때가 선영에게는 최고의 사랑을 받았던 유일한 날이었다.

가끔 선영이 남편과 이혼을 꿈꾸다가도 이 때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동안 남편이 자신에게 행했던 모든 잘못을 다 용서해 줄 마음이 있었다. 아니, 사랑하는 여자가 생겼다고 해도 그 때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또 다른 장막을 걷어내 가면서까지 살고 싶지는 않았다.

선영은 자신의 주위에 있는 가족을 들러보았다.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없자 외로움이 극도로 밀려왔다. 이런 자신의 모습이 초라하다 못해 비참하여 그었던 손목을 들여다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떨어뜨렸다.

남편이 사랑하는 여자가 생겼다고 통보를 한 것은 처음이 아니었다. 그때는 남자 40대가 되면 바람 한번 안 피워본 남자가 어디 있느냐고 했을 뿐, 짐을 싸들고 나가거나 이혼을 하겠다고는 하지 않았다.

선영의 모습이 처참하게 변했다면 남편의 모습은 중후한 멋을 풍기는 중년 남자였다. 사시사철 챙겨먹는 보약과, 헬스로 다져진 몸은 단단했다. 온갖 풍문을 다 듣고 남편의 귀에까지 들려온 정력제는 사먹어 보지 않은 것이 없었다. 이렇게 다져진 몸매로 최고급 옷으로 치장을 하면 다시 한 번 그를 바라볼 정도였다.

선영은 욕망과 충동, 걱정과 이기심과 정욕을 마음 깊이 품고 살았다. 보통 이런 것을 억제하거나 은밀히 충족시키는 것에 비해, 남편은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 줄 알았다. 특히 선영에게만은 이런 어두운 면을 억제하지 않고 충족시켰다. 어떤 때는 진실이 아닌 것이 남편이 우기면 진실이 되어버리기도 했다.

남편은 독자라 다른 가족과 비교해 볼 수가 없어, 그의 어머니는 그가 다른 아이들과 똑같다고 생각을 했다는 것을 그녀에게 말했었다.

선영이 남편에게 이혼 통보서를 받고도 그리 놀라지 않은 것도 시어머니가 미리 말해주었던 것도 있다.

얼마 전에 거실을 닦다가 우두커니 앉아있는데 시어머니가 불쑥 현관문을 열고 들어왔다.

주춤거리며 그녀의 옆에 앉아 무슨 말인가 하고 싶어 했다.

그녀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준형 에미야, 오해하지 말고 듣거라. 아비가 어려서부터 나한테는 숨기는 말이 없다는 걸 너도 알고 있지? 며칠 전에 나에게 찾아와서 다른 여자가 생겼다고 하더구나. 내가 에비를 잘못 키운 벌을 이제사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에비는 절대로 고집을 꺾지 않을 것이다. 난 한 번도 에비 고집을 꺾어본 적이 없구나. 너를 좋은 며느리로 생각한다. 이러고 사는 네가 불쌍하고 미안해 너에게 올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너에게 꼭 이 말을 하고 싶었다. 너도 예쁘게 꾸미고 다른 사람도 만나고 살렴. 지금 시대가 가정 있는 여자들도 즐기면서 산다더라. 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 이혼만은 하지 말았으면 한다. 내가 양육비는 받을 수 있게 하마.”

선영은 멍하니 시어머니의 말을 듣다가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어머니, 전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어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제가 이 손목에 칼을 댔을 때 그냥 죽게 내버려 두시지 왜 살리셨어요? 흑흑흑.”

시어머니는 남편을 일찍 여의고 홀로 되어 시집도 가지 않고 선영의 남편을 키웠다. 아버지 없는 아들이 불쌍하여 모든 욕망을 표출해도 가만히 두었다. 식당을 하면서 대학까지 뒷바라지 하면서도 아들에게는 노동의 즐거움이라든가 돈을 스스로 벌어보는 즐거움을 맛보게 하지 않았다.

이기적이기는 하지만 어머니에게 별다른 고통을 주지 않은 아들인지라 잘 크고 있는 줄만 알았다. 그러다 결혼을 하면서 아들이 다른 사람들과 달리 몹시 이기적이고 냉정하며 보편적인 사람이 아니란 걸 알았다. 선영이 죽겠다고 손목을 그은 이유를 알고는 경악을 했으며 그때부터 며느리를 불쌍히 여겼다. 그러나 아들의 행위가 자신에게까지 미치자 아들 집에 오는 것도 뜸해졌다. 남편은 며느리를 두둔한다는 걸 알고는 두 번 다시 이 집에 오지 말라고 했던 것이다.

두툼하고 투박한 팔로 시어머니가 그녀를 껴안았다.

“내가 내 업보를 너에게 떠안겼구나. 준형이는 내가 당분간 데리고 있을 테니 네 모습을 추스르렴. 그 곱던 얼굴이 몹시 사나워졌구나.”

팔을 풀고 선영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시어머니가 꺼억꺼억 울었다.

“어머니, 준형이는 마음에 차지 않으면 어머니에게도 욕할 텐데 괜찮겠어요.”

“내 아들한테도 욕 얻어먹었는데 손자한테 욕 얻어먹은들 네가 그동안 고생한 것만 하겠니? 내 팔자에 무슨 부귀영화 누리겠느냐? 내 천형인걸. 널 조금만 도울 수만 있다면 괜찮단다. 그동안 네 고생을 외면하고 살아서 미안하구나. 에비가 이 집에 얼씬도 하지 못하게 하니 어쩔 도리가 없었단다. 오늘 내가 여기 온 것도 에비가 알면 안 된단다.”

아무도 자신의 주위에 없다고 생각을 하다가 시어머니를 생각하니 조금은 위로가 되었다. 시어머니의 품은 인자하고 따뜻했다. 얼마 전에 식당을 처분하고 고향으로 내려가 빈집을 사들여 고쳐서 살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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