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제 당당한 대한국민이다”… 인천서 혼인귀화자 50명 국적증서 수여식“선서! 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헌법과 법률을 준수하고….”
[내외신문/유향연 기자] 지난 8일 오후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인천도시역사관 대강당. 태극기를 손에 든 이들의 힘찬 목소리가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이날 대한민국 국적을 새롭게 취득한 혼인귀화자 50명은 국민선서를 통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다고 다짐하며 새로운 삶의 출발선에 섰다.
인천출입국·외국인청이 마련한 ‘대한민국 국적증서 수여식’은 단순한 행정 절차를 넘어, 한국 사회의 새로운 구성원으로 살아가게 된 이들의 삶과 가족의 역사가 함께 어우러진 자리였다. 국적증서를 받아 든 귀화자들은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가족들과 포옹했고, 자녀들은 꽃다발을 건네며 부모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했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웃음과 눈물이 교차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응우옌티람완(27·베트남)씨는 인천대학교 한국어학과 유학생으로 처음 한국 땅을 밟았다. 그는 유학생 시절부터 한국의 자연환경과 사회 분위기에 매력을 느껴 한국 정착의 꿈을 키웠다고 말했다. 이후 2020년 결혼식을 올리며 한국에서의 삶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응우옌씨는 “유학생으로 인천에 왔을 때부터 꼭 한국에 정착해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국적을 취득하기 위해 밤낮으로 공부했던 시간들이 떠오르면서 가슴이 벅차다”고 말했다. 그는 생후 7개월 된 아들에게 태극기를 쥐여주며 “이제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아이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혼인귀화자는 대한민국 국민과 결혼한 뒤 일정 기간 국내에 체류하고, 법무부 산하 출입국·외국인청의 심사를 거쳐 국적을 취득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한국인 배우자와 결혼한 상태로 2년 이상 국내에 거주했거나, 혼인 후 3년이 지나고 1년 이상 국내에 체류한 경우 귀화 신청 자격이 주어진다.
귀화 과정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신청자들은 한국어 능력은 물론 한국의 정치·경제·역사·문화 등에 대한 이해도를 평가받는 귀화면접을 통과해야 한다. 낯선 언어와 문화 속에서 가정을 꾸리고 생계를 이어가면서도 시험 준비를 병행해야 하는 만큼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요구된다.
중국 재외동포 출신인 윤영범(40)씨 역시 치열한 시간을 거쳐 이날 국적증서를 받았다. 그는 대학 졸업 후 한국에서 일하던 중 지금의 아내를 만나 가정을 꾸렸고, 한국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겠다는 결심 끝에 귀화를 선택했다.
윤씨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만 해도 이곳에 정착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생활을 하면서 한국 사회의 매력을 느끼게 됐고, 자연스럽게 대한민국 구성원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귀화면접을 준비하며 한국어와 역사, 정치, 경제를 공부했던 시간이 떠오른다”며 감회를 전했다.
그의 아내 김선자(39)씨는 “남편이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게 돼 너무 자랑스럽다”며 환한 미소를 보였다.
인천출입국·외국인청은 매년 약 500명의 혼인귀화자들에게 국적증서를 수여하고 있다. 이날 행사 이후 귀화자들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지켜야 할 법질서와 사회 규범, 국적 취득 이후 유의사항 등에 대한 교육도 함께 받았다.
박재완 인천출입국·외국인청장은 축사를 통해 “낯선 나라에서 가정을 이루고 새로운 삶을 개척하며 국적 취득이라는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 이 자리에 선 여러분께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 대한민국의 당당한 구성원으로서 각자의 꿈을 펼쳐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태극기를 함께 흔들며 기념촬영에 나선 귀화자들과 가족들의 얼굴에는 설렘과 자부심이 가득했다. 국적증서 한 장에는 단순한 신분의 변화만이 아니라, 낯선 땅에서 뿌리내리기 위해 흘린 시간과 노력, 그리고 새로운 공동체 속에서 살아가겠다는 다짐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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