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자 詩] 갱도에 묻은 세월

갱도에 묻은 세월 / 고현자

고현자 시인 | 기사입력 2025/07/09 [18:11]

[고현자 詩] 갱도에 묻은 세월

갱도에 묻은 세월 / 고현자
고현자 시인 | 입력 : 2025/07/09 [18:11]

갱도에 묻은 세월 / 고현자

 

 



 

팔십구 년

검은 땀으로 이어온 생의 갱도

 

곡괭이보다 단단한

아비의 등골이

깊은 어둠 속에서 희망을 캐내던 날들

 

지하 백 미터

거기에도 봄은 있었을 테고

작은 도시락 속에

가장의 꿈이 곱게 접혀 있었을것이다

 

문이 닫혔다

쇠문 하나가 내려앉자

세월도 마을도 심장도 멈춘 듯

 

사북 장성 도계

이름만 남고

깊은 터널 끝

울먹이던 발자국이 사라졌다

 

광부를 기다리던 식당의 불빛

조그만 구멍가게의 웃음소리도

하나둘 꺼져버리겠지

 

문명이 흐른다지만

그 흐름에 놓고 온 건

한 세대의 생존이었고

그보다 깊은

 

사람의 이야기였을 것이다

프로필
시인, 작사가
한국 저작권협회 회원
현) 한국문인협회 청소년문학진흥위원회 위원장
현)플러스코리아타임즈 기자
일간경기 문화체육부장 역임
현)인천일보 연재
현)대산문학 대표
현)대산문예출판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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