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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수 시] 염

아버지의 영면에

김기수 시인 | 기사입력 2017/06/15 [14:12]

[김기수 시] 염

아버지의 영면에

김기수 시인 | 입력 : 2017/06/15 [14:12]

 

 

 

   /김기수

 

목욕재계 후 저승 행 옷으로 새 단장이다

링거줄처럼 마른 당신의 육신은

그간 최소한으로 유지해주던 포도당이

그 마지막 한 방울을 혈관에 떨구고

삼배적삼 봉황무늬 수의의 옷고름을 맨다

엄숙함과 근엄함은 철저한 사치다

그의 미망인이 견딜 수 없이 몸부림치자

염꾼은 얼굴을 감싸기 전 주검께 마지막 인사하라 한다

득도한 평화의 얼굴은 차디찬 냉기와 뒤섞여

수 만 톤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극도의 오열로 바뀐다

남자가 울어야 할 세 번 중에 최고조의 클라이맥스라

심중의 억누름에 무한중력으로 떨어져

감히 발산조차 못하더라

 

죽음이란 시간을 무한대로 확장하는 것

역방향이 없는 시간은

아버지의 승차권을 편도로 발권한다

 

장남, 머슴, 황소, 제사, 쇠스랑, 논밭뙈기, 결혼

3남2, 자식교육, 담배총대, 보증, 노인회장, 틀니

어지럼증, 영동요양병원 등 수많은 역을 지나

평인들이 누렸을 언어들을 모조리 버리는 날

어느 성좌의 별이 되어 편도로 가는 날

닫힌 눈꺼풀 사이로 청춘의 눈빛이 반짝 보인다

관중에게 生命을 유전하고 시공을 옮기는 중

말끔히 면도된 양 볼을 쓰다듬으며

무성의 哭과 유성의 哭으로, 차마 배웅을 하는데

아이고~ 아버지외마디 비명은

암흑성의 질량으로 침몰하고……

 

지금 밖은 사월

봄의 향연이 난무하는데

아버지, 평온의 세상에서 영생하소서

 

*(2017.4.18. 7:45 ~ )

시와 우주가 있습니다

김기수 시인 프로필

- 충북 영동 출생
- 카페 '시와우주' 운영(http://cafe.daum.net/cln-g)
- 계간 가온문학회 회장
- 월간 [한국문단] 특선문인
- 일간 에너지타임즈 2017년 문예공모 시 부분 장원
- 시집: '별은 시가 되고, 시는 별이 되고''북극성 가는 길' '별바라기'
동인지: '서울 시인들' '바람이 분다' '꽃들의 붉은 말' '바보새'
'시간을 줍는 그림자' '흔들리지 않는 섬"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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