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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노고단에서 만나는 가을 야생화

김애진 여행작가 | 기사입력 2015/09/25 [09:10]

지리산 노고단에서 만나는 가을 야생화

김애진 여행작가 | 입력 : 2015/09/25 [09:10]

 

지리산 물봉선에 분홍빛이 짙어지면 반달곰이 짝을 찾아 사랑을 나누고, 보랏빛 투구꽃이 만개하면 철쭉나무 이파리에 단풍이 든다. 가을 단풍이 산야를 뒤덮기 전, 꽃들이 온 힘을 다해 얼굴을 내민다. 식물은 에너지를 허투로 쓰지 않는다. 최선을 다해 오늘을 살고 내일을 준비하는 순수한 자연 앞에 마음이 숙연해진다. 지리산의 영봉 노고단에 선선한 바람이 스민다. 가을날의 시작이다.

 

 

 

지속적인 복원 작업, 살아나는 생태계

 

성삼재주차장에서부터 노고단고개에 이르는 노고단 코스는 가장 완만한 길이면서 지리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한껏 느낄 수 있어 사시사철 많은 이들이 찾는다. 지금이야 탐방 가능 시간에는 누구나 노고단 정상까지 둘러볼 수 있지만, 이곳이 일반인에게 공개된 것은 오래지 않은 일이다. 자연 훼손이 심각했던 노고단 복원 작업을 위해 10여 년 동안 사람의 출입을 엄격히 제한했기 때문이다.

 

 

1967년 지리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 이전부터 노고단은 지리산에서 자연 훼손이 가장 심각한 지역이었다. 다른 코스에 비해 등산로가 완만한 데다 식물자원이 풍부했던 탓이다. 외국인 선교사들의 휴양촌으로 이용되고, 완만한 경사지에서 스키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1970년대까지는 벌목이 성행했다. 더욱이 성삼재 관광도로가 개통되면서 탐방객이 급증했다. 무분별한 방문과 훼손으로 노고단의 자연은 급속히 황폐화했다. 결국 1991년부터 2001년까지 일반인의 출입을 제한하고 자연을 복원하는 자연휴식년제를 적용했다.

 

 

노고단 주변에 다시 식물이 자랄 수 있도록 먼저 토질을 강화하는 작업부터 들어갔다. 비가 많이 오면 토양이 쓸려 유실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돌과 자갈, 모래를 깔고 개량한 흙을 그 위에 또 한 번 덮어주었다. 그다음 씨앗을 뿌리고 야생풀을 이식한 뒤 볏짚이나 황마그물을 씌웠다. 당시에는 썩지 않는 흙자루를 사용했기에 지금도 땅 곳곳에 푸른색 그물망이 눈에 띈다. 근래에는 설치 후 3년이 지나면 자연 분해되는 흙자루를 사용한다고.

 

 

자원봉사자를 비롯한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들은 해마다 외래식물 제거 작업을 펼친다. 9월에는 가을꽃을 피우는 외래식물인 헤어리베치 제거 작업이 한창이다. 이 식물은 농업에 활용되는 녹비식물이지만, 노고단에서는 야생화의 생장을 방해하기 때문에 제거 대상이다.

 

 

복원 작업을 시작한 지 20여 년이 지난 지금, 노고단은 생태계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 남은 숙제는 동물 종의 확대라고 관리공단 직원은 설명한다. 동식물이 조화롭게 생장하면 노고단의 자연은 태초의 모습을 되찾게 될 것이다. 한번 피폐해진 자연은 쉽사리 제 모습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노고단의 아름다운 풍경이 우리에게 주는 귀한 교훈이다.

 


노고단에 피어오르는 가을 야생화

 

노고단은 고산지대의 화원이라 불리는 야생화의 보고다. 전국의 산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종들이지만, 생태계 복원 작업이 없었더라면 만나지 못했을 꽃들이다. 개체수가 점차 늘고 있다 하니 꽃 하나하나가 귀할 수밖에 없다.

 

 

산골짜기 물가나 습지에서 무리 지어 자라는 물봉선은 봉선화과의 한해살이풀로 9월이면 자줏빛 꽃을 피운다. 관리공단 직원들은 물봉선 꽃이 피는 시기가 반달곰들이 짝짓기를 하는 때라고 말한다.

 

강아지풀을 닮은 자줏빛 산오이풀은 고산지대의 중턱에서 정상에 고루 분포하는 다년생 식물이다. 이파리를 따서 손으로 문지르면 오이 향이 난다. 10월에 열매를 맺기 전까지 홍자색 꽃을 피운다. 저지대에 사는 오이풀은 꽃대를 꼿꼿이 세우는 반면, 산오이풀은 가을 들판의 익은 벼처럼 고개를 숙이고 있다. 노고단 정상 부근에서 산오이풀 군락을 볼 수 있다.

 

꽃봉오리가 망울망울 모여 부케처럼 풍성한 모양을 뽐내는 꿩의비름은 이파리에 물기를 잔뜩 머금고 있는 돌나물과 식물이다. 예부터 이질이나 배탈이 났을 때 약용으로 먹던 둥근이질풀도 9월 말까지 분홍빛 꽃을 피운다. 곤드레나물로 먹는 고려엉겅퀴와 다른 정영엉겅퀴는 잎이 억세고 질겨서 식용으로 사용하지 않았다고.

 

 

옛날 사람들이 산길을 걸을 때 짚신에 자꾸 붙어서 이름 지어진 짚신나물은 노란 꽃, 여성에게 좋은 약재라고 하는 층층잔대는 분홍 꽃, 나물로만 알고 있는 쑥부쟁이와 미역취는 국화 비슷한 모양의 꽃을 피운다. 봄에 피는 매화를 닮은 물매화는 노고단 정상 부근에서만 볼 수 있다. 정상 바로 아래 산책데크 옆 풀숲에는 투구꽃이 피어난다. 투구꽃의 보랏빛이 짙어질 때쯤 주변 철쭉나무 이파리에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다.

 

 

노고단 정상은 탐방예약제로 운영된다. 여름 성수기(7/18~8/9)와 가을 성수기(10/17~11/8)에는 30분 간격으로 70명까지 입장을 제한하고, 나머지 기간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 사이에 자유롭게 입장할 수 있다. 해설사와 동행하는 탐방도 가능하다. 노고단대피소나 지리산남부사무소에 문의 후 예약하면 된다. 지정된 탐방로 외에는 자연보호를 위해 발걸음을 삼가자.

 


예술 작품이 된 꽃들, 압화전시관


노고단에서 내려와 구례 읍내에 자리한 구례군농업기술센터 압화전시관을 방문하면 지리산과 구례에서 자생하는 다양한 야생화를 만날 수 있다.

 

 

압화는 식물의 꽃과 잎, 줄기 등을 눌러 건조시킨 것이다. 이 압화 식물을 이용해 미술 작업을 하거나 장신구 등에 접목시키기도 한다. 구례군은 2002년부터 매년 대한민국압화대전을 개최하며 압화예술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압화대전은 처음 장관상을 시작으로 현재는 대통령상을 시상하며 국내외 압화예술인과 구례군민이 함께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전시관은 압화대전 수상작들을 상설 전시하며 액자, 시계, 거울 등 압화 제품도 판매한다.

 

작품들은 직원의 설명을 들으면서 감상하는 것이 좋다. 어떤 식물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작가의 의도와 작업 과정, 역사 등 뒷이야기가 무척 흥미롭다. 벚꽃이나 할미꽃 등 익숙한 꽃들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다.

 

 

전시관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입장료는 일반인 2,000원, 어린이와 청소년은 1,000원이다. 단체 10인 이상이면 전화 예약 후 압화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비용은 내용에 따라 다르다.

 

 

여행정보

지리산 노고단대피소

  • 주소 : 전남 구례군 산동면 노고단로 1068-321    문의 : 061-783-1507

지리산국립공원 남부사업소

  • 주소 : 전남 구례군 마산면 화엄사로 356    문의 : 061-780-7700

구례군농업기술센터

  • 주소 : 전남 구례군 구례읍 동산1길 32    문의 : 061-780-2073

 

 

주변 음식점

  • - 전원가든 : 참게매운탕 / 구례군 구례읍 섬진강로 76 / 061-782-4733
  • - 노고단 : 송이버섯전골 / 구례군 마산면 화엄사로 464 / 061-782-2171
  • - 백화회관 : 산채한정식 / 구례군 마산면 화엄사로 334 / 061-782-0600

 

 

(자료제공: 한국관광공사)

 


원본 기사 보기:모르니까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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