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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은 후천개벽(문명전환)의 시작

지금은 후천개벽의 기운이 다방면으로 무르익은 문명전체의 대전환

김지하 시인 | 기사입력 2008/07/07 [11:46]

'촛불'은 후천개벽(문명전환)의 시작

지금은 후천개벽의 기운이 다방면으로 무르익은 문명전체의 대전환

김지하 시인 | 입력 : 2008/07/07 [11:46]
지금은 후천개벽의 기운이 다방면으로 무르익은 때다. 즉 문명권 전체의 대전환의 때다. 인류와 지구 또는 우주의 지화점(至化点) 즉 '오메가 포인트'다. 이 대전환의 주체가 나타날 때다. 인류사와 자연사, 생명사가 이 전환의 주체를 손 모아 기다리고 있다.
 
19세기 한반도의 남조선 사상사, 남쪽조선에서 세계와 인류를 구할 새 민중사상사가 창조될 것이라는 전설에 따라 출현한 동학, 정역, 남학, 증산, 원불교 등이 바로 그 대전환과 새 세상의 도래를 예언한 후천개벽의 변혁사상이다. 이 변혁의 길에 대한 가르침은 기독교와 불교 등의 비폭력과 평화의 상상에도 이미 있다.
 
그리고 후천개벽의 남조선 사상사에는 그것이 거의 핵심내용을 이룬다. 그 한복판의 '혼돈적 질서'의 세상이 동학에서는 '지극한 기운-혼원지일기'로, 정역에서는 '여율(율려의 전복된 개념)'로, 증산에서는 '천지공사와 천지굿'으로 원불교의 소태산 사상에서는 '일원상법신불과 정신개벽운동'으로 제시되었다.
   
서양과학문명의 발전에 따른 소통양식의 대변혁과 문화의 혁신과정에서 디지털 네트워크라는 사이버소통방식이 하나의 새로운 후천적 문화양식으로 등장했고, 우리나라에서는 미국, 유럽, 일본, 중국과는 또 다르게 우리나라, 그것도 일반 청소년, 여성, 서민 일반에게서 개방적인 쌍방향 소통과 논쟁으로 가득찬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의 독특한 정신문화를 형성하여 이미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었다.
  
바로 최근 '촛불'의 등장배경이다. 촛불은 2002년 월드컵 응원문화의 발전과정에서 축제 형식으로 등장해서 올해 쇠고기 문제와 대운하 문제의 정치 아젠다에 대한 직접민주주의 운동으로 그 차원을 높였다. 축제와 정치의 결합, 숭고한 새 '문화혁명'의 한 형태는 '정치적 상상력'의 한 양식이다.

  
그러나 그 근저에는 후천개벽운동으로서의 거대한 네오르네상스의 역동이 뜀뛰고 있다. 한민족은 고대 축제 때에 사흘밤 사흘낮을 춤추고 노래 부른 민족으로 이름나 있다. (중국 기록) 영고, 무천, 동맹의 축제 때와 고려 시에도 팔관이나 국중대회에서 계승된다.
  
이 천의무봉의 신기, 신명, 신바람이 이후 976회의 외국침략에 억압되어 <한(恨)>이라는 이름의 그늘진 내상으로 침전되어서 오늘에 이르렀다. 2002년에 바로 이 억압된 신기가 한의 일방적 지배를 뚫고 폭발한 것이다. 이 역사적 굴곡을 이해하지 않는다면 촛불은 해명되지 않으며 제대로 접수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신기, 신바람이 <풍류>라는 이름의 문화적 축적의 기본이요 <신시>라는 이름의 시장과 경제, 호혜와 교환의 자연생명존중과 인간친교통합의 성스러운 시장의 추동력이요, <화백>이란 이름의 직접민주주의와 대의적 단상 단하의 합좌기구를 통한 장기간에 걸친 토론을 거쳐 전원일치에 도달하는 "직접-대의"의 결합구조의 기원이라는 점이다. 이것이 지금 살아난 것이다.  
 
▲ 1863년 동학 1세 교조인 수운 최제우로부터 도통을 전수받은 해월 신사는 1년 뒤 스승이 관에 체포돼 순교하자 쫓겨다니면서도 경전과 교단을 정비하고, 교조신원운동과 동학농민혁명을 지휘하다 1898년 체포돼 역시 처형당했다.  
 
해월 최시형은 개벽이 후천을 중심으로 하되 (달걀은 그 속에 들어 있는 병아리가 주인공이다) 선천의 어미(기존 지식인, 종교인, 정치인)가 새롭게 권리를 정립함으로써 선후천이 협동하는 가운데 이루어지는 거대한 고대회복. 새로운 땟길(문예부흥)로서의 혁명(문화혁명)이요 우주와 역사변동이다.
  
수운 최제우의 동학은 '등불이 물 위에 밝으니 의심할 여지가 없고 기둥은 낡았으나 아직도 힘이 남았다' 또는 "인의예지는 공자 성인의 가르침이니 버리지 말고 수심정기(마음을 지키고 기운을 바르게 하는 한국 고대 이래의 선도사상)는 내가 다시 정하는 바이니 따르라"고 했다.
  
동학의 조직이 포(包)와 접(接)의 이중구조로 돼 있는 것은 바로 이와 같은 이치다. 접은 후천 동학꾼의 기초 조직이고 포는 유불선 명망가들(유학자,스님,산에서 수련하는 도사)의 전선조직인 것이다.
  
경전도 한문과 한글 두 종류가 있고 주문도 두 종류다. 모두 다 식자층과 민중, 어른들과 아이들, 나성 가부장과 여성 주부들 대상으로 이중화되어 있고 둘 사이의 공동해석을 겨냥하는 해월 최서형 선생 등의 수많은 현실적 통합해석과 가르침들이 있다.
  
원불교에서도 소태산 선생의 진리(계시)와 실천적 삶의 직결된 관계(백지혈인의 기적 직후 며칠 만에 가장 현실적 문제인 저축조합으로 운동을 시작하는 역사) 또는 일원상 법신불의 대혼돈 원리가 모은 운동을 통해서 또한 개간사업, 교육사업을 통해서 질서화하는 것. 또는 일원상 법신불의 수양원리에 입각해서 처처불상 사사불공(處處佛像 事事佛供)의 개별적, 다층적인 정신 개벽운동을 전개하는 복합관계 등이 그것이다.
 
강증산의 주장도 이와 비슷하니 동서양 모든 종교 신들의 원탁회의인 통일신단을 기초로 해서 최초의 세계 정치기구인 UN의 이상적 모델이 세계 조화 정부라는 '혼돈적 질서'를 추구했다. 그리고 중요하게는 동학과 같은 동세개벽(폭력용인)이 아닌 정세개벽(비폭력 평화변혁)으로 나아가되 개벽은 개벽인 점 등이다.
  
나는 이제 결론 부분에 왔다. 유모차 타고 나온 아기, 젊은 어머니들, 초등학교 중학교 여학생들. 그 어여쁘고 아름다운 촛불의 춤과 노래. 이 문화와 유희를 통한 생활 정치ㆍ생명 정치의 현실 변혁에의 요구와 지식인, 종교인 등의 도움이 연결된 이 몇 달 간의 촛불 -촛불에 대한 폭력의 훼손 과정- 뒤를 이은 종교에의 비폭력 평화 촛불시위의 과정은 전혀 우연이 아니다.
 
남조선 사상사의 두 번째 큰 흐름인 '정역(正易)'은 1879년에서 1885년 사이에 충청도 연산땅 김일부(金日夫) 선생에 의해 공표된 후천개벽기 한국과 민중과 아이들과 백성들과 세계 인류 전체와 지구 우주 중생 모두의 신비과학, 즉 역(易) 철학이다.
 
정역에는 후천 개벽기인 '기위친정(己位親政)', '십일일언(十一一言)', '십오일언(十五一言)'이라는 세 마디가 나온다. 기위친정은 개벽이 시작되면 이 세상에서 가장 천대받던 것들이 임금처럼 정치를 담당하게 되는 큰 전환이 일어난다는 뜻이다.
 
그럼 십일일언은 무엇일까? 이는 이제껏 매만 맞고 구박만 받던 나이 스물 미만의 청소년 어린이들과 젊은 여성들이 정치를 담당한다는 뜻이다. 바로 고대정치다.
 
십오일언은 무엇일까? 바로 이러한 때에는 기존의 지식인과 종교인, 정치인은 뒤로 물러나 교육, 문화, 종교에 몰두하면서 청소년과 여성의 정치를 음으로 돕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때 십일일언과 십오일언 둘 다 뒷부분에 일언(一言), 즉 한 마디가 똑같이 붙어있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그것은 '십일'의 청소년ㆍ여성 정치와 '십오'의 중년ㆍ남성ㆍ전문 지식인의 지혜와 경험, 영성적 능력이 이심전심으로 언어, 즉 '진리'를 통해 소통한다는 것이다.
  
미국 예일대 사회학자인 제프리 알렉산더 교수가 "종교적 상징인 촛불과 순수의 상징인 10대 소녀가 만나 이 운동을 만들었다는 것은 대단히 환상적인 일이다"라고 극찬한다. 이것은 개벽의 시작이다. 시작이다.

 
김지하 (김영일)
출생
1941년 2월 4일
출신지
전라남도 목포
직업
시인,대학교수
학력
서울대학교
데뷔
1969년 시 '황톳길' 발표
경력
2008년 3월 원광대학교 원불교학과 석좌교수
2007년 9월 동국대학교 생태환경연구센터 석좌교수
수상
2006년 제10회 만해대상
2005년 제10회 시와 시학상 작품상
대표작
옹치격, 황통, 밥, 율려란 무엇인가, 사이버 시대와 시의 운명, 탈춤의 민족미학
흰 그늘의 미학을 찾아서, 생명과 평화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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