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학 詩]서서히 사라지는
백학 시인 | 입력 : 2017/10/16 [16:03]
서서히 사라지는
백 학
한곳에 머물지 못하고
떠돌았으면
20년을 변변찮게
박박기며 허덕였으면
이제 그만 손놓고
눈붙일만도 한 데 코끼리여
어슬렁거리며 고원을
세렌게티의 대륙으로 방황하는
걸음 걸이여
오늘 하루도 피곤했다고
사람에게는 들리지 않아
멀리로 보내는 저주파의 떨림
안개끼었던 날이면
여지 없이
광명에서 신천리로
넘어가는 시속100키로의
제2경인고속도로 언덕 너머는
붉은 노을로 장관이다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코끼리의
노래처럼
노을속으로 질주하는 차량의
슬픈 뒷모습
사라질 것이다
희망
불안을 감추고 있던 미래와 함께
질기게 붙잡고있던 추억의 잎사귀와 함께
무심히 응시하던 옛사람
욕망의 서투른 시야속에서
코끼리처럼 천천히
나 없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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