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하의 시] 슬픔의 모가지를 비틀다
김정하 시인 | 입력 : 2016/07/07 [11:12]
슬픔의 모가지를 비틀다
김정하
빗소리가 밤 내 이어지고 있었다.
자다 말고 꿈을 꾸다 말고 벌떡
일어나 나는
슬픔의 모가지를 비틀었다.
숨이 턱에 찰 때까지, 꽉
쥐고… 빨래를 쥐어짜듯…
온몸을 비틀었다
손아귀에서… 푸른 물
이 뚝뚝 떨어진다.
모가지에서, 폭삭 늙어버린 옷이
온방 구석구석 누렇게 바랜 바닥에서
푸르게 물들어 간다.
나는 그 속에 누워 있다.
나의 검은 머리칼과 부드러운 눈빛이
푸른 물속에 점점 잠겨간다.
단정한 입매의 기억을 모두 지워 버린다.
벼랑 끝에 날아갈 듯
위태롭게 서서
다시는 돌아가지 못할 곳의 머-언
빗소리가 나를,
새벽이 오기까지 기다리는 동안
오직 푸른 물빛만이 내 속에서
투명하게 비춰지고 있을 뿐,
[김정하 시인 약력]
전북 출생. |
'95년 문단등단. 제주문인협회 회원. |
'99 계간문예 <다층> 가을호에 '산꼬대 외 4편'을 발표하면서 작품활동 시작('98). |
'계간문예 <다층> 편집동인으로 활동. |
'현 건국대학교 통합논술아카데미 프로그램 매니저. |
'전 한국문학도서관 근무. '전 '청소년' 지 편집부장 역임. |
'2003 문예진흥기금 수혜.시집'슬픔에 못을 박다'상재.(도서출판 다층)발행. |
'2012 .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 한국어학부 재학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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