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명숙의 시]도편수都片手
김명숙 | 입력 : 2018/03/13 [09:06]
도편수都片手
김명숙
그에게 삶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삶의 무게가 그를 억눌려 와도
비굴하게 거역하거나 나뒹굴지 않았다
준비되지 못한 삶이라 해도 버릴수는 없는 것
역발상을 즐기는 그를 위해
나무들은 기꺼이 제 몸을 먹칼에 내어주며
여의주를 문 용이 되어 주기도 하고
한옥, 대웅전이 되어주기도 하고
둥글게 말아 올린 대팻밥이 되어 주기도 했다
나무 냄새를 좋아한 그는
개미핥기처럼 킁킁 냄새를맡아가며
뒤틀린 삶의 처마마다 단단하게 서까래를 올려
지나가는 바람 한 점에도 틈을 내어주지 않았다
그리하여 살아남기 위해 시작한 먹칼이
뚱땅거리며 기둥을 세우고 집을 세울 때 마다
그에게 밥을 공양해 주었으며
저축한 불행의 만기를 도래시켜 주었다
프로필
*시인, 아동문학가
*시집 <그 여자의 바다> 문학의 전당
*초등학교 5학년 음악교과서 "새싹" 저자
*가곡 33곡/ 동요 65곡 발표
*제54회, 57회 4.19혁명 기념식 행사곡 "그 날" 작시
*제60회 현충일 추념식 추모곡 "영웅의 노래" 작시
*수상:부천예술상, 한국동요음악대상, 창세평화예술대상,
문예마을 문학상, 도전한국인상, 제5회오늘의 작가상 수상 외 다수
*이메일:sunha38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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