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신문/전용욱 기자] 송도 바이오 산업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과거 ‘공장 증설 경쟁’으로 상징되던 성장 국면이 지나고, 이제는 생산된 물량이 실제로 얼마나 수익으로 이어지는지를 따지는 냉정한 시험대 위에 올라섰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발주가 둔화되고, 바이오 투자 시장이 긴축 국면에 접어들면서 단순한 생산능력 확대만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
여기에 중국과 인도 기업들이 빠르게 추격하며 가격 경쟁까지 심화되면서,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는 ‘양적 성장의 성공 모델’에서 ‘질적 경쟁의 생존 모델’로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산업의 무게중심이 확장에서 효율로 이동하는 순간이다.
특히 글로벌 CDMO(위탁생산) 시장에서 나타나는 변화는 뚜렷하다. 팬데믹 시기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바이오 의약품 수요는 정상화 국면에 접어들었고, 제약사들은 비용 절감과 생산 효율을 동시에 요구하고 있다.
과거에는 대규모 생산시설을 보유한 기업이 유리했다면, 지금은 생산단가와 품질, 그리고 공급 안정성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하는 복합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 중국과 인도 기업들은 낮은 인건비와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고 있으며, 일부 분야에서는 기술 격차도 빠르게 좁히고 있다.
이는 송도의 기존 성장 방식이 더 이상 절대적 우위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신호다. 단순히 ‘얼마나 많이 만들 수 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잘 만들고, 얼마나 이익을 남길 수 있는가’가 핵심 질문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송도 바이오 산업은 구조적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CDMO 중심의 산업 구조에서 벗어나, 자체 플랫폼 기술과 신약 개발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다.
생산기지로서의 역할만으로는 글로벌 경쟁에서 지속적인 우위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고부가가치 영역인 바이오시밀러, 항체치료제, 세포·유전자 치료제 등으로의 확장이 필요하며, 연구개발과 생산이 결합된 ‘통합형 바이오 생태계’ 구축이 핵심 전략으로 제시된다.
동시에 금융과 자본시장과의 연결도 중요해지고 있다. 대규모 설비 투자 중심의 산업에서 벗어나, 기술 기반 가치 평가와 장기 투자 구조를 만들어야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송도 바이오는 이제 공장의 크기가 아니라, 기술과 수익 구조의 정교함으로 평가받는 새로운 게임에 들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