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유튜브, 언론인가 공론장인가법의 사각지대에서 커진 영향력, 책임의 주체는 누구인가
[대한뉴스통신/전영태 선임기자] 디지털 플랫폼이 공론장을 재편하는 시대, 유튜브는 정보 유통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그 영향력에 비해 법적·제도적 책임은 충분히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 본 칼럼은 유튜브의 ‘사실상 언론화’ 현상을 진단하고, 정치적·행정적·사회적 책무를 중심으로 그 과제를 짚는다. [편집자 주]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종이신문을 펼치거나 TV 뉴스를 기다리는 풍경은 이제 과거의 기록이 되어가고 있다.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은 스마트폰 속 유튜브다.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영상과 실시간 시사 방송은 현대인의 여론 형성 과정에서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과연 우리가 매일 소비하는 그 콘텐츠들이 '언론'으로서의 윤리와 자격을 갖추고 있는가.
■ 영향력과 책임의 위험한 불일치
현행법상 유튜브는 언론기관이 아니다. 신문법이나 방송법의 적용 범위 밖에 있으며, 콘텐츠 제작자들 또한 취재원 보호나 언론중재법의 엄격한 규율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그러나 현실의 무게추는 이미 기울었다. 최근 사법부조차 특정 시사 유튜버들의 활동에 대해 "실질적인 언론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판단하며, 명예훼손 책임을 언론사와 유사한 수준으로 묻기 시작했다. 법적 지위는 일반인이되 사회적 파급력은 기성 언론을 상회하는 이 기묘한 불일치가 오늘날 공론장의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지점은 조회수가 곧 수익으로 직결되는 플랫폼의 경제 구조다. 수익 극대화에 매몰된 일부 채널들은 사실관계 확인이라는 언론의 최소한의 준칙마저 소홀히 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른바 ‘사이버 렉카’로 지칭되는 이들의 확인되지 않은 의혹 제기와 사생활 침해는 공론장을 오염시키는 주요 원인이 된다. 기성 언론의 ‘데스킹(검증 및 편집)’ 시스템이 부재한 상황에서, 한번 확산된 허위 정보는 교정되지 못한 채 시청자들을 확증 편향의 늪으로 끌어들인다.
■ 입법적 지체와 행정적 한계가 부른 부작용
이러한 혼란이 지속되는 데에는 정치권과 행정당국의 책임도 간과할 수 없다. 그간 정치권은 유튜브를 지지층 결집의 도구로 활용하는 데 치중했을 뿐, 허위 정보 확산을 방지하고 미디어로서의 책무를 부여하는 입법적 노력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오히려 일부 정치권이 유튜브발 미확인 주장에 편승하며 사회적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양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행정적 조치 역시 미비하다. 글로벌 플랫폼 기업은 ‘표현의 자유’와 ‘자율 규제’를 강조하며 수익 구조의 투명성이나 콘텐츠 관리 책임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관계 기관들 또한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변화의 속도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지 못한 채, 사후적인 대응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 사회적 신뢰 자본을 위한 제도적 정비
유튜브가 건강한 미디어 생태계의 구성원이 되기 위해서는 그 위상에 걸맞은 사회적 책무를 명확히 해야 한다. 우선 실질적인 언론 기능을 수행하는 대형 채널들에 대해서는 언론중재법에 준하는 피해 구제 절차가 적용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악의적인 허위 사실 유포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거두는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피해 규모에 상응하는 실효성 있는 배상 체계가 작동해야 한다.
또한, 플랫폼 기업의 책임 경영을 이끌어낼 행정적 동력이 필요하다. 알고리즘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허위 정보로 판명된 영상이 수익 창출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강제성 있는 시스템 구축을 요구해야 한다. 이는 규제를 넘어 우리 사회의 신뢰 자본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유튜브는 양날의 검이다. 권력이 감추려 하는 사각지대를 조명하는 긍정적 순기능도 존재한다. 그러나 지금처럼 ‘수익 지상주의’와 ‘무책임한 선동’이 방치된다면 공론장은 회복 불가능한 ‘공유지의 비극’에 직면할 것이다.
플랫폼의 책임감 있는 운영, 제작자의 윤리 의식, 그리고 정치권의 입법적 결단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나아가 정보를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시민들의 미디어 리터러시 함양 또한 병행되어야 할 과제다. 민주주의는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위에서만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 조회수와 맞바꾼 거짓 정보가 사회의 근간을 흔드는 일을 더 이상 묵과해서는 안 된다. 국회와 정부는 유튜브를 제도권 안으로 연착륙시켜 사회적 책임을 명확히 규정하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원본 기사 보기:대한뉴스통신 <저작권자 ⓒ pluskore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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