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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문, 소장에 ‘~바’의 띄어쓰기 실수 많아

‘한글 맞춤법’은 국어기본법상 어문규범

이성민 기자 | 기사입력 2014/09/30 [23:10]

판결문, 소장에 ‘~바’의 띄어쓰기 실수 많아

‘한글 맞춤법’은 국어기본법상 어문규범

이성민 기자 | 입력 : 2014/09/30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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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스코리아 타임즈 이성민 기자]  ‘~하는...바’에서 바를 띄어 써야 할까? 붙여 써야 할까? 변호사가 작성하는 소장, 판사가 작성하는 판결문을 보면 ‘바’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하는데, ‘바’의 띄어쓰기를 잘못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며칠 후면 한글날(10월 9일)이다. 다시 공휴일(정확하게는 관공서의 공휴일)로 지정되고 두 번째 맞이하는 한글날이 된다.

한글날은 3·1절(3월 1일), 제헌절(7월 17일), 광복절(8월 15일), 개천절(10월 3일)과 함께 ‘국경일에 관한 법률’이 정한 국경일이고, 국경일 중 3·1절, 광복절, 개천절 및 한글날만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의하여 공휴일이다.

‘국어기본법’은 ‘국어 사용을 촉진하고 국어의 발전과 보전의 기반을 마련하여 국민의 창조적 사고력의 증진을 도모함으로써 국민의 문화적 삶의 질을 향상하고 민족문화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2005. 1. 27. 제정되었고, 종전 ‘한글 전용(專用)에 관한 법률’을 대체하게 되었다.

국어기본법 제3조는 ‘국어’란 대한민국의 공용어로서 한국어(제1호), ‘한글’이란 국어를 표기하는 우리의 고유문자(제2호), ‘어문규범’이란 제13조에 따른 국어심의회의 심의를 거쳐 제정한 한글 맞춤법, 표준어 규정, 표준 발음법, 외래어 표기법,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 등 국어 사용에 필요한 규범(제3호)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한글 맞춤법’은 국어기본법 제3조에서 말하는 어문규범 가운데 하나이다.

글을 ‘한글 맞춤법’ 등 어문규범에 맞게 쓰는 것이 쉽지 않다. 변호사나 판사 등 법률가들도 소장, 준비서면, 의견서 또는 판결문 등 글을 많이 쓰게 되지만 한글 맞춤법을 지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엄경천 변호사(법무법인 가족)는 “변호사가 작성하는 소장, 준비서면이나 의견서 또는 법원 참여관이나 실문관이 작성하는 보정명령이나 판사가 작성하는 판결문을 보면 ‘바’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하는데, ‘바’의 띄어쓰기를 잘못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고 지적한다.

‘한글 맞춤법’에 의하면 ‘의존명사’는 앞말과 띄어 쓰고, ‘어미’는 어간과 붙여 쓴다. ‘바’를 잘못 쓰는 경우는 주로 어미라서 어간과 붙여 써야 하는데, 의존명사라고 생각하고 띄어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간혹 의존명사여서 띄어 써야 하는데 잘못 붙여 쓰는 경우도 종종 발견된다.

준비서면에서 자주 등장하는 띄어쓰기 잘못은 “…말씀드렸는 바, 위 녹취록…”, “…주장하는 바, 그 주장은…”, “…바뀌어 졌는 바, 피고는…”, “…사항 중 하나인 바, 이하에서는…”, “…파탄에 이르렀는 바, 이에 대하여…”, “분명히 했는 바, 피고는…” 등인데, 이런 “바”는 모두 어미로서 붙여 써야 한다.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한 것으로서 인터넷 포털의 국어사전에서 검색된 자료에 의하여 “바”의 용법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첫째, 의존명사 ‘바’는 ①앞에서 말한 내용 그 자체나 일 따위를 나타내는 말(예, 평소에 느낀 바를 말해라. 각자 맡은 바 책임을 다하라. 나라의 발전에 공헌하는 바가 크다. 내가 알던 바와는 다르다), ②(어미 ‘-을’ 뒤에 쓰여) 일의 방법이나 방도(예, 어찌할 바를 모르다. 나아갈 바를 밝히다. 눈 둘 바를 모르다), ③{주로 ‘-은/는/을 바에(는)’ 구성으로 쓰여} 앞말이 나타내는 일의 기회나 그리된 형편의 뜻을 나타내는 말(예, 이왕 산 중턱까지 온 바에 꼭대기까지 올라갑시다. 어차피 매를 맞을 바에는 먼저 맞겠다. 이렇게 억지 부릴 바에는 다 그만두자), ④(일인칭 대명사를 주어로 하고 ‘-는 바이다’ 구성으로 쓰여) 자기주장을 단언적으로 강조하여 나타내는 말(예, 우리는 우리의 굳건한 의지를 내외에 천명하는 바이다. 나는 작금의 이 사태에 통한의 눈물을 금치 못하는 바이다) 등의 의미로 사용된다.

둘째, ‘바’가 어미로 사용될 경우에는 ①(받침 없는 동사 어간, ‘ㄹ’ 받침인 동사 어간 또는 어미 ‘-으시-’ 뒤에 붙어) (문어체로) 뒤 절에서 어떤 사실을 말하기 위하여 그 사실이 있게 된 것과 관련된 과거의 어떤 상황을 미리 제시하는 데 쓰는 연결 어미. 앞 절의 상황이 이미 이루어졌음을 나타내고(예, 서류를 검토한바 몇 가지 미비한 사항이 발견되었다. 우리의 나아갈 바는 이미 정해진바 우리는 이제 그에 따를 뿐이다), ②(‘이다’의 어간, 받침 없는 형용사 어간, ‘ㄹ’ 받침인 형용사 어간 또는 어미 ‘-으시-’ 뒤에 붙어) (문어체로) 뒤 절에서 어떤 사실을 말하기 위하여 그 사실이 있게 된 것과 관련된 상황을 제시하는 데 쓰는 연결 어미. ‘-ㄴ데’, ‘-니’ 따위에 가까운 뜻을 나타낸다(예, 그는 나와 동창인바 그를 잘 알고 있다. 너의 죄가 큰바 응당 벌을 받아야 한다).

이와 같이 ‘바’가 의존명사일 때에는 띄어 쓰고, 어미일 때는 붙여 써야 하는데, ‘바’를 띄어 쓰는 것은 의존명사라고 잘못 생각한 탓으로 보인다. ‘바’는 구어체에서는 자주 사용되는 표현이 아니고 주로 문어체에서 사용된다. 띄어쓰기가 어려우면 그 표현은 피하는 것이 좋을 않을까. 잘못 쓰는 ‘바’가 법률서면에 너무 자주 사용된다는 것도 문제다.

맞춤법도 법이다.

한글 맞춤법이 국어기본법의 어문규범인 점을 고려하면, 맞춤법이 틀리 글은 국어기본법 위반이라 할 수 있다. 범죄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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