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건 조작 의혹은 언제쯤 밝혀질까…
[플러스코리아타임즈-진실의길 공유기사 장유근] 2010년 3월 26일 오후 9시 00분, 백령도 앞 바다에서 우리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좌초 이후 수중에서 잠수함으로 여겨지는 괴물체와 추돌해 세동강 나 침몰했다. 일반에 널리 알려진 주장사실이다. 그러나 이 사건은 정부와 군 당국 혹은 유가족 등으로부터 침몰원인이 덮어지거나 입을 다문 채 현재까지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다. 정부가 서둘러 이 사건의 원인을 ‘북한 어뢰에 의한 폭침’으로 규정하고 덮어버렸지만, 일반의 의혹은 지우지 못한 채 4주기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천안함이 침몰된 후 4년이 지나는 동안 적지않은 일들이 역사 뒤안길로 사라졌다. 먼저 이 사건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새누리당(한나라당)이명박 정권이 박근혜와 정권을 수평으로 교체했다. 말들이 많았다. 국정원이 대선에 개입한 초유의 사건으로 정권은 교체했지만, 국토와 혈세를 망가뜨리거나 집어삼킨 4대강 사업 등 지난 정권의 멍에는 고스란히 계승한 것이다. 동시에 다 정리하지 못한 천안함의 침몰원인도 천안함 사건으로 여전히 법원에 계류중인 것. 참 묘한 인연의 끈 혹은 악연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해방 이후 친일파를 정리하지 못한 채 오늘에 이르러 국론분열 가운데 있는 것 처럼, 이명박 정권이 다 정리하지 못한 숙제가 여전히 박근혜 정권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
비록 정권은 교대됐지만 새누리당과 한나라당의 정체성은 계승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국정원이 서울시 간첩조작 의혹사건의 증거조작에 가담한 게 드러나면서 새누리당과 정부의 정체성이 ‘조작정권’으로 뚜렷이 각인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의 지난 과오와 만행을 참조하면 ‘천안함 침몰사건의 원인’까지 조작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생각이 단박에 드는 것. 따라서 본 포스트에서는 천안함 사건 공판에서 나타난 우리 해군과 북한 주민의 생각을 일면 비교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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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조단에 의해 350kg의 TNT가 장약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북한제1번 어뢰에 맞아도 멀쩡한 형광등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한 북한 주민의 생각
얼마 전 <오마이뉴스>에서 눈에 띄는 기사가 보도되고 있었다. 재미동포 아줌마(신은미 기자)가 기고한 “북한 주민에게 ‘천안함’ 따져 물었더니…”라는 제하의 기사에 천안함 사건이 언급돼 있는 것이다. 기사를 보는 즉시 스크랩 해 두었다가 천안함 4주기가 다가오면 여러분들과 공유하고 싶었다. 똑같은 사건을 두고 한 쪽에서는 매우 평범한 상식을 떳떳이 말하고 있는 데 비해, 또 다른 한 쪽에서는 자기검열 등을 통해 타인의 눈치만 살피고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라고나 할까. 특정 사건을 통해 ‘자유와 구속’의 서로 다른 점이 크게 눈에 띈 재미동포 아줌마가 쓴 여행기 속에서 천안함 사건의 모습은 이랬다.
“(상략)…남편의 질문이 갈수록 태산이다.
“형, 쏴 죽이다니요? 기곳은 들어갈 수가 없는 군사지역이야요. 대체 어케 관광객이 기곳에 들어갔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란 말입니다. 긴데 서라고 해도 서지 않고 도망을 가는데, 경계를 서는 병사가 어케해야갔시요? 관광객이라고 상상이나 했갔시요? 남조선 동포들은 군사복무 안 해봤시요? 기것도 어쨌던 사민 관광객이 희생이 됐으니 참 안됐시요. 생각해 보시라요. 제가 모시는 관광객인 형하고 누나가 희생됐다고 상상해 보시라요. 생각만 해도 끔찍하게시리. 기래 우리도 유감을 표명하고 다시는 기런 일이 없도록 서로 주의하자 하지 않았갔시요. 긴데 기걸 핑계로 관광을 중단시켜 버리고서리….”
남편은 급기야 천안함으로까지 화제를 돌려 직격탄을 날린다.
“천안함은 어떻게 할 거야?”
“아, 참, 형두. 아니 도대체 하지 않은 걸 어케 했다 기럽니까? 기리고 어뢰맞고 폭파된 배가 무 짤라지듯 두 동강이 납네까? 배가 어뢰를 맞아 폭파되면 어케되는지 아시나요? 우리 인민들이 얼마나 어이없어 하는지 말도 못합니다. 형, 자꾸 기런 말씀 하실라면 조국에 오지 마시라요.”
“야, 이 사람아. 우린 동포야. 서로 오해를 풀자고 이런 저런 얘기하자는 건데 다짜고짜 오지 말라니 그런 말이 어디 있나? 사람하고는….”
“미안하요, 형. 천안함 소리가 나오니 열통이 터져서리….”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자니 천안함이 문제긴 문제다. 연평도와 금강산은 남과 북이 서로 유감을 표명하고 화해를 할 수 있겠다 싶은데, 천안함은 해결할 방법이 없을 것만 같다. 남에서는 북에서 했다고 하고, 북에서는 절대 하지 않았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솔로몬의 지혜로도 풀지 못할 것만 같다. 남과 북에 이런 제안을 하고 싶다. 북한은 ‘1번 어뢰’를 제공하고 남한은 폐선 한 척을 제공해 폭파 실험을 해보는 것을. 과연 ‘1번 어뢰’를 맞고 폭파된 배가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 확인해 보면 어떨까.
남편이 술에 흠뻑 취했다. 그만 올라가야겠다. 저 시한폭탄 같은 남편이 또 무슨 실수를 저지를지 모를 노릇이다. 내일의 일정을 마치면 우리는 서울로 간다. 그곳에서 열흘 정도를 지낸 뒤 수양조카 방현수의 가족을 만나기 위해 다시 평양으로 올 예정이다. 서울에 계신 친정어머니가 갑자기 그리워진다. 호텔 2층에 있는 전화센터에서는 국제전화가 가능하다. 전화라도 걸어볼까 망설이다가 이틀만 참자고 다짐하며 방으로 올라간다.(하략)” <출처: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960184&CMPT_CD=A0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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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2함대 사령부에 전시된 천안함의 함체를 둘러보고 있는 일반인들. 어뢰에 맞아 피격되었을 때 이런 모습일까. 북한 주민과 한국 해군의 생각의 차이가 너무 다르다. 자료사진= 한 블로거가 현장에서 촬영한 것. |
상식적인 답변과 ‘합리적 의심’의 큰 차이
참 재미있는(?) 대화가 재미동포와 북한 주민 사이에 오가고 있다. 술자리에서 연평도 포격사건과 찬안함 사건이 동시에 거론되면서 분위기 급랭되는 풍경이 벌어지고 있는 것. 대화 중에 눈에 띄는 대목은 어뢰맞고 폭파된 배가 무 짤라지듯 두 동강이 납네까? 배가 어뢰를 맞아 폭파되면 어케되는지 아시나요? 라고 반문하는 장면이다. 두 번째 방북으로 형과 아우 사이로 지내던 화자(話者)의 아우는 천안함 사건 등 상식 밖의 주장을 늘어놓는 형에게 아예 ‘조국(북한)에 오지마라’고 할 정도로 화가 나 있다. 어이없는 일에 대해 꼬치꼬치 따져묻는 게 싫었던 것.
북한주민의 생각은 남한 사람들의 ‘합리적 의심’으로 포장된 것과 달리 매우 상식적인 답변을 하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 주민들은 천안함 사건의 실체에 대해 광범위 하게 사실을 상식적으로 공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것. 그러나 재미동포 모 씨는 남한 정부와 군당국의 발표를 과학적이라 판단하고 곧이 곧대로 북한 주민에게 따지듯 책임을 묻는 듯한 모습이었다.
이상하지 않나?…해방 이후 아무리 체재와 이념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동일한 사건을 두고 생각의 차이가 너무도 큰 것이다. 두 체재가 서로 다른 주장으로 쇄뇌를 시켰다고 해도 ‘상식과 과학(?)의 차이’가 너무도 다른 것. 그 차이를 천안함 사건 공판에서 뼈저리게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신 기자는 두 사람의 차이에 대해 남과 북에 제안을 통해 ‘북한이1번 어뢰(?)를 제공하고 남한이 폐선박 한 척을 제공해 결과를 확인해 볼 것’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필자의 이 포스트를 본 관련 당사자들은 시쳇말로 ‘꼭지’가 돌아버리거나 기절초풍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1번어뢰의 실체도 모호하지만 만약 북한이 합조단의 주장처럼 TNT 350kg에 해당하는 어뢰를 폐선박을 향해 발사하는 장면은 상상만으로 혼백이 달아날 정도 아닌가. 신 기자의 제안은 폐쇄된 조직 내지 관련 당사자들에 의해 절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누굴 죽일 작정인가?…ㅋ) 이게 천안함 사건에 대한 합리적 의심 아닌가. 그대신 천안함 사건 공판에서 만큼은 여전히 허풍을 떠는 게 천안함 사건에 출석한 한국 해군의 증인들이라고나 할까.
증인으로 출석한 한국 해군의 생각
조금 전까지 나직히 변호인측의 심문에 꼬박꼬박 조용하게 변호인을 타이르듯 답변에 응하던 증인이 갑자기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었다.천안함 사건 당시 합동조사단에서 선체분과위원을 지낸 이제혁 증인이 흥분을 가누지 못하고, 엉겁결에 내뱉은 증언 속에 ‘풍선’이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방청석에서는 나지막한 한숨이 섞인 키득거림이 들렸다. 변호인은 반대심문을 통해 이제혁 증인에게 어뢰폭발 장면을 담은 자료사진(PPT)을 보여주며 ‘천안함 폭침설’에 대한 허구를 증명하고자 했는 데 필요이상으로 흥분을 하고 있는 것. 마치 ‘방귀 뀐 놈이 성질 부리는’ 듯한 모습이었는 데 답변이 허무 개그로 비쳤다. 이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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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토렌스號’를 상대로 어뢰폭발 위력을 시험한 자료사진. 천안함 사건 제21차 공판에서 변호인(민변 이강훈 변호사)이 PPT를 통해 증인에게 보여준 사진이다. 특정 군함이 이런 폭발에도 ‘형광등이 무사할 수 있을까’ 하는 매우 상식적이자 과학적인 심문 방법이었다. (위 두 장의 사진을 폭발 시험장면과 비교해 보면 북한주민과 해군의 생각의 차이가 쉽게 느껴질 것.) |
변호인: (자료를 가리키며) 증인 이건 어뢰에 맞아 배가 만신창이가 된 (자료)사진이다. 그런데 (뜯겨져 나간)천안함의 가스터빈실은 멀쩡하다… 이제혁: 천안함의 경우 선체 외부는 10T(10mm)정도이지만 가스터빈실의 경우 튼튼하지 못하면 안 되기 때문에 20~30mm로 두껍게 설계돼 있어서 쉽게 찢기지 않는다. 나머지 부분은 폭발로 찢겨진 것이고…전체 손상이 어떻게 됐는지 시물레이션 해 보면 저렇게 안 부셔진다.(시물레이션의 한계 설명) 변호인: 선체손상 부분은 어느 분과에서 조사했나? 이제혁: 선체손상은 선체함정구조분과에서 절단면 시편을 채취해 폭발유형분과에서 했다. 변호인: (자리에서 일어나 자료사진(PPT)을 올려놓고) 그런데 이 형광등은 왜 이렇게 멀쩡한가요? 이제혁: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흥분된 어조로) 그건…우리가…자동차 속에서 풍선을 들고 있을 때 추돌을 하면 터집니까? 안 터지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풍선은 안 터집니다. 천안함의 형광등 지지(支持) 케이스는 일반 충격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형광등입니다.
이 장면은 천안함 사건 제21차 공판 방청기 제1편에서 소개해 드린 황당한 장면이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이제혁은 해군사관학교에서 함정설계 관련 학사 학위를 받았고, 다시 서울대학교에서 두번 째 학사 학위를 받았으며, 미국의 플로리다 대학과 MIT공대에서 관련 학과 보수교육을 받을 정도로 선체에 관한 공부는 할 만큼 한 해군장교였다. 먼 나라까지 가서 공부한 결과 한국 해군을 밥통으로 만들 수 있는 상식 밖의 증언이 나온 것이다. 이같은 증언을 재미동포가 방북한 경로 등을 따라 북한 주민들에게 설명하거나 주장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머리 위에 검지 손가락을 돌려가며)…이 동무 어케된 거 에이요?…”
상상을 해 보니 차마 웃을 수 없는 기막힌 설정이다. 자유민주주의 체재의 대한민국 시민이 폐쇄된 북한사회 보다 더 나은 점이 있다면, 마음대로 상상하거나 소설을 써도 누가 뭐라 할 사람이 없는 것인지. 상식 밖의 주장사실이 천안함 사건의 침몰원인을 조사했던 전 합조단 요원의 입에서 아무런 거리낌 없이 나오고 있는 것. 이날 증인으로 채택된 문병옥 전 합조단 조사단장은 사정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그는 현재 (준장에서)소장으로 진급해 해군교육사령부에 취임한 상태다. 의혹의 대상을 만든 사람들이 출세가도를 달리는 동안 국격은 만신창이가 돼 가고 있는 것. 아울러 천안함 사건 4주기를 맞이해 국정원이 가담한 증거조작 정국은 천안함 사건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사뭇 궁금하기도 하다. 아울러 거짓과 조작으로 흥한 자들이 진실 앞에서 무릎 꿇는 세상이 머지않은 것 같기도 하다. 이들이 돌아올 수 없는 외통수의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며, 새정치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그 어느때 보다 높기 때문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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