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대산문학 수필부문 신인문학상 이희탁 수필] 해동 육룡이 나르샤의 길을 내가 가보니

이성민 기자 | 기사입력 2022/06/15 [09:57]

[대산문학 수필부문 신인문학상 이희탁 수필] 해동 육룡이 나르샤의 길을 내가 가보니

이성민 기자 | 입력 : 2022/06/15 [09:57]

 

대산문학 제7호 당단작 /이희탁

 

 

                             성명 : 이희탁

필명: 향기 호: 林錦 (림금)

강원대학교 삼척캠퍼스 자원공학과 졸업

( ) 주식회사 경동상덕광업소 근무

동력자원부 장관상 수상, 고용노동부 장관상 수상

강원도 도지사상 수상

( ) 삼척문화원 실직 문화 연구회원 활동

( ) 삼척, 동해신문 칼럼니스트

고용노동부 ( 중앙진 폐 재활협회 ) 사회적 기업 인증

( ) 삼척시청 장학회 이사

( ) ) 중앙진폐 재활협회장 현재 재임

Email : lht 4722 @ hanmail.net

 



 

 

 

[수필부문]

해동 육룡이 나르샤의 길을 내가 가보니

 

                                                                             /이희탁

 

나는 늘 물 따라가는 길을 좋아하고 냇가에서 조약돌을 들고 물장구치며 어린 물고기 잡으며 깔깔 웃어대던 어린 시절을 평생 잊지 않아 지금도 그 하천을 따라 드라이브를 하곤 한다.

내가 사는 이곳 오십천 물결은 상류 지역이라 조용히 흐르고 물이 맑다 못해 옥류 빛이다. 그리고 하천 폭이 좁아서 눈에 보이는 자연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장점들이 많다 보니 풍경들을 두 눈에 담으면서 동해까지 내려가 본다.

 

오십천의 이름은 도계읍 미인폭포에서 시작한 물길이 오십 굽이를 돌고 돌아가서 송강 정철이가 지은 관동별곡 3집에서 소개한 죽서루 밑을 휘돌아 못이 되었다고 할 만큼 전형적인 감입곡류하천으로 하안단구가 발달된 하천으로 어류가 많고 흙내음이 나지 않는 어린 고기들이라 주민들이 족대를 들고 고기 잡는 놀이를 즐기는 하천이다.

 

오십천 중간지점 미로면 활기리 마을 입구에 준경묘란 이정표가 서 있다. 이곳 활기리는 전주 이씨 이양무(이성계 5대 조부) 대감이 전주에서 이주해 살던 마을이다.

준경묘까지는 주차장에서부터 1.8, 도보로 약 50분 거리다. 왕복으로는 1시간 3040분쯤 걸린다. 중학교 때 봄 소풍을 하러 가서 선생님으로부터 역사 이야기를 들었을 땐 그렇고 그런 이야기로만 듣고 잊어버렸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가을 아내와 함께 이곳을 찾아가 카메라에 풍광을 담기 위해 발길을 두었는데 주변의 아름드리 소나무들은 모두 능묘를 향해 줄기와 가지가 기울어진 것을 보니 영월의 단종 묘역 소나무와 같이 영락없이 왕을 배알하는 신하들의 모습처럼 기울어 있었다.

 

조용하던 산골짝에 웅성웅성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가깝게 들려오기에 시선을 돌려보았더니 어르신들이 약 60여 명이 준경묘를 향해 발걸음

을 옮기고 있어, 노인들이 왜 이쪽으로 오시지 하며 길을 비켜 드릴 겸 아내와 우물가에서 샘물을 바가지로 마시고 있었다.

 

이 숲길을 걸어오시는 노인들께서 한결같이 우~ 와 우리가 이런 나무를 볼 수 있다니 하시며 극찬을 내리신다. 준 경 묘역을 다 들어서면 나지막한 언덕 숲속에 자리 잡은 미인송이 있다. 이 소나무는 지난 20015월 전통 혼례 의식에 따라 충북 보은의 정이품송(천연기념물 제103)과 혼례를 올렸다. 충북 보은에 있는 정이품송이 수명이 다해 볼품이 없어지자 산림청 임업연구원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소나무의 종자 보존을 위해 엄격한 심사와 연구를 거쳐 국내에서 형질이 가장 우수하고, 아름다운 소나무를 찾았는데, 그 결과 이곳 준경묘역의 미인송이 신부로 선택을 받아 혼례를 올리게 된 것이다.

 

미인송은 수령이 100, 둘레가 2.1m, 높이가 32m에 달한다.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소나무가 있을 수 있나, 라는 탄성이 절로 나올 정도로 하늘로 뻗은 자태가 압권이다. 고개를 한껏 젖히고, 쳐다봐야 소나무 꼭대기를 겨우 볼 수 있으나 아무 산에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소나무는 절대로 아니다. 그렇게 아름답고, 웅장한 자태를 뽐내는 소나무들이 지천으로 널려 있는 한국관광공사에서는 이 숲길을 2005년 아름다운 천년의 숲 대상으로 선정할 만큼 천하제일의 산책길이다.

 

노인들의 손에는 작은 도구들을 들고 있다. 이리저리 방향을 돌려가면서 그들만이 아는 용어를 써가며 세상에 천하의 명당을 여기서 만나보는구나. 참으로 놀라운 명당이야, 이 준경묘가 세상에서 가장 귀한 명당자리라고 어느 누가 알려 주었을까.

 

신명 나는 말씀과 학술론을 펼치시며 풍수 지라 학적 용어와 패찰을 놓고 방향을 보시며 그래 이 땅이 한국 최고의 명당이 맞네 하시며 감탄사에 웃음꽃까지 피우셨다.

 

나는 이 묘역에서 솔방울로 시 한 수를 옮겨보았다.

 

조선을 탄생시킨 준경묘는 천혜의 비경에 가려

그 누구도 명당이라고 알아낼 수 없는 자리였다는데

도승은 갑자기 나타나서 혼잣말로 왜 중얼거렸을까

 

이 자리에 묘를 개토하면서 소 백 마리로 제를 지내고

금으로 관을 짜서 묻어주면 앞으로 5대 후에 새로운

나라의 창업주가 탄생한다고 예언해 준 건 또 무엇일까

 

도사가 알려 준 천하의 명당 저 자리에 백 폭의

비단보다 더 값진 백우금관의 예를 갖추라고 하였으나

가난한 살림에 소 백 마리와 금은 어디에서 구했을까

 

목조는 소 백()마리는 흰백()자에 한일()자를 더했고

금관은 황금색의 귀리 짚으로 대신해 장사를 치른 150년 후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개국시킨 창업주 해동 육룡이 계셨구나

 

길을 걷는 나그네는 너무 감탄하다 못해 첩첩산중에 역사의 숨결을 숙제로 묻어두고 함경도 동북면으로 이주한 목조의 수수께끼를 훗날 궁중의 노래집에서 찾아냈다.

용비어천가 첫 장 첫머리에 그 답이 있었다, 룡이 ᄂᆞᄅᆞ샤 일마다 복이시니성이부ᄒᆞ시니, 해동옥룡이 나르샤를 가르킨 선대조의 숨결 목조(이성계4대 조부), 익조(이성계 증조부), 도조(목조의 아들), 환조(도조의 아들), 태조(이성계, 태종(이성계 아들, 세종대왕 아버지))6용들이라고 역사는 이런 내용으로 기록해놓았다.

 

14년 전인 200812, 초겨울 추위가 매섭던 날, 삼척시 미로면 활기리 준경묘에서 세간의 시선을 끄는 소나무 벌채 행사가 있었다. 그날 모두 20그루의 아름드리 소나무가 잘렸는데 헬리콥터가 나무 상부를 잡아놓고 톱으로 잘랐다. 벌채 당일 준경묘에서는 옛 격식을 본받아 어명에 의해 소나무를 벤다는 고유제를 지냈다, 벌채 대상목 옆 나무에 북어와 창호지를 실타래로 묶는 소매지기, 벌채목 밑동의 껍질을 벗기는 근부박피, 검인 도장 낙인 등의 까다로운 절차를 거친 뒤 신응수 대목수께서 도끼질하면서 본격적인 벌채작업이 진행되었다.

 

이 금강송을 벌채한 이유는 20082월에 전 국민의 한숨과 비탄 속에 불에 타 소실된 국보 1호 숭례문 복원에 사용될 소나무였다. 당시 문화재청은 전국의 산을 뒤져 우량 목재를 구하면서 이곳 준경묘역의 소나무를 낙점했다. 이후 5년 복원 과정에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상징, 숭례문은 동해안 금강송 덕분에 다시 살아날 수 있었던 것처럼 이번 2022년 울진 삼척 산불 현장에서도 금강송 보호 때문에 다른 산림을 화마에 잃었다는 보도를 접할 만큼 소중한 우리의 금강송 황장목들이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포토뉴스
메인사진
미식 여행지 고흥, ‘녹동항 포차’에서 추억을 쌓아요
1/23
연재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