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문학 신인문학상 윤원형 詩] 산 달이 된 아내를 생각한다
이성민 기자 | 입력 : 2022/06/15 [10:12]
[대산문학 신인문학상 등단대표작/윤원형]
성명 : 윤원형
필명:처음처럼
대한석탄공사 도계광업소 근무
지식경제부 장관상 수상
강원도지사 표창장 수상
대흥기업 근무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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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달이 된 아내를 생각한다
/윤원형
아내는 근심 어린 눈빛으로
신발을 꺼내 놓고서
선잠에 밥상 물리며
내 눈치 보며 밖을 내다 본다
일하러 가기 싫어 할까봐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먼지 구덩이 속의 작업에
답답한 마스크 벗으며
벗은 양발 속 허옇에 뒤집힌 광부
우라질!
투덜거리는 그 순간
너는 누구지
안전등 그림자에 밥상 물리는
나는 나를 잃어버렸다
곤죽이 된 헛소리에
등짐은 오늘따라 더 후들거린다
금방 무너질 것 같고
하리 꺽인 갱속에서
광부는 희미한 안전등 불빛에
아른거리는 그림자를 보며
산달이 된 배부른 아내를 생각한다
죽을힘을 다해서라도
이 시간을 떠나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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